연극 ‘조선간장'..“장맛”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맥

 

연극 ‘조선간장’
연극 ‘조선간장’ 포스터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시대에 따라 사는 방식은 달라져도 변치 않는 맛중에 하나가 ‘조선간장’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시골집 어머니가 싸주시던 장맛을 잊지 못 할 것이다.꾸러미 속에 혹여, 냄새라도 새어 나올세라 입구를 꽁꽁 동여맨 간장병을 쌓주시던 그 기억들..

특히나 간장에 조물조물 무친 산나물과 김 한 장에 얹은 간장은 옛 추억을 더듬기에 충분하다.

먹고사는 것이 빠뻐서 잃어버린 기억,  잠시 잊고 있었던 그리운 엄마의 사랑이 담긴 소박한 밥상이 대학로 무대위에 펼쳐진다.

75년 토끼띠 모임을 주축으로 모인 젊은 예술가 그룹 ‘예술쟁이 토끼들’이 공연 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고자 연극 ‘조선간장’을 2018년 정기 공연 작품으로 대학로 무대에 올린다.

연극 ‘조선간장’은 '장맛'으로 끈끈히 이어지는 우리의 맥을 짚었다. 맛의 근원을 지키려는 지난 세대와 사업적 가치만 보고 '씨 간장'을 돈으로 보는 현대 세대의 모습과 편하게 사 먹는 것이 익숙한 미래세대 간의 갈등들을 다채롭고 입체적인 인물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또 전통의 맛 '장”' 담그는 과정과 숙성되는 긴 시간을 빗대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내리사랑을 통해 가족애를 풀어냈다. 그뿐만이 아니다.토속적인 전라도 사투리를 맛갈나게 버무린 연극 ‘조선간장’은 상상력 가득한 매력도 선물한다.
 
▲ 씨간장을 둘러싼 자식들과 노부모의 갈등..그리고 대립

정월보름날, 고즈넉한 시골에 살고있는 노부모는 조선간장을 담글 준비로 분주하다.겨울 찬 기운에 장을 담겠다고 분주한 할매가 못마땅한 듯 할배는 연신 군소리를 놓는다. 새끼를 꼬던 할배는 올해 자신의 생일을 맞아 자식들이 찾아올지 은근 기대하는 눈치다.

자식 넷을 여윈 노부모에게 몇 년 만에 막내 대철이가 시골집에 나타난다. 막내 대철이는 오자마자 노모에게 돈을 요구하고, 방에서 이 소리를 듣던 할배가 호통을 친다.

막내 대철에 이어 하나둘 자식들이 시골집으로 찾아들고 집안은 시끌벅적해 진다.가족들을 피해 마을 어귀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대철은 동네건달 봉달이에게 시골집 어머니의 씨간장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350년 된 씨간장을 사기 위해 간장공장 사장이 찾아와 거액의 액수를 불렀다는 사실을 알게된 대철은 노모에게 당장 씨간장을 팔자고 설득에 나서지만 어머니는 절대 씨간장을 팔지 않겠다며 화를낸다. 하지만 씨간장이 거액의 금액으로 거래될 수 있음을 알게 된 자식들은 서서히 씨간장을 팔자고 설득에 나선다.

형제들 중 혹여 누가 씨간장을 빼돌릴까 노심초사하는 자녀들..감시와 의심으로 서로를 견제하고, 씨간장을 둘러싼 자식들의 끈질긴 설득과 팔지 못한다는 노모의 고집.. 연극은 점점 갈등과 대립으로 골만 깊어 간다.

한편 연극 "조선간장"은 오는 2018년 3월 19일(화)부터 4월 1일(일)까지 혜화역3번 출구 인근의 소나무길 내 “후암스테이지1관”에서 올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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