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한계성을 딛고 새로운 실버문화 형성

 

탁구장에서 하루가 즐겁기만 한 탁구회원들 (사진=신현지 기자)
탁구장에서 하루가 즐겁기만 한 탁구회원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의하면 노인의 인구가 2015년 654만에서 2025년 1000만을 넘어, 2065년에는 1827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도 2015년 51만 명에서 2024년에 100만 명, 2065년에는 505만 명으로 2015년과 비교해 10배 수준까지 증가할 거라는 분석이다.

이에 노인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노인의 빈곤과 질병은 정신건강까지 헤쳐 노인의 자살률이 현재 OECD 국가 중 1위로 기록 그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노화의 한계성을 딛고 새로운 실버문화를 형성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어 본지는 이를 취재에 나섰다.

  땀에 흠뻑 젖도록 맘껏 웃으니 그냥 우린 탁구가 좋아...
 
지난 15일 한낮,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한 탁구장에는 탁구를 즐기는 노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탁구를 즐기는 이들은 60대에서 70대 중반의 연령층으로 탁구 수준도 다양했다.

탁구라켓을 처음 잡는 초보에서 서브를 다양하게 처리하는 30년 넘는 탁구 마니아까지. 실력과 체력에 따라 복식과 단식으로 나누어 탁구를 즐기는 이들은 연신 터지는 웃음으로 청춘이 부럽지 않다는 얼굴들이었다. 노인의 표상으로 여겨지는 빈곤과 질병 우울, 외로움은 이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구로구에서 8년 넘게 탁구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신영현(64) 씨는 노인들이 탁구장을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즐거움에서라고 했다. 
“나이 먹은 노인네들이 특별히 어디 갈 데 있나요, 기껏해야 노인당 아니면 무임전철 이용해 종로 파고당 공원에 가 앉아있는 게 전부죠. 그런데 여기 오는 회원들은 한겨울에도 몸이 흠뻑 젖도록 운동을 하잖아요. 또 무엇보다 사람들 만나 마음껏 하루를 웃을 수 있잖아요. 노인들이 그거면 최고죠. 뭐가 있겠어요.”

 

탁구를 즐기는 노인회원들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탁구를 즐기는 노인회원들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때문에 이곳 노인회원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탁구장을 찾는다고 했다. 그들이 탁구장을 찾는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2시, 오후 2시에서 6시, 일반회원이 이용하는 저녁 시간을 뺀 낮 시간을 노인회원들이 이용한다고.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하루 노인 이용객은 약 30명, 많을 때는 40명에서 50명. 노인회원들의 비용은 한 달 3만 원, 일반회원 6만 원의 반 가격이라고 했다.  

이에 탁구장 운영에 큰 수익이 없어 문을 닫는 곳이 많지만 신 씨는 노인들에게 봉사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크게 무리는 없다고 했다. 그런 그도 올해 나이 64세. 4년 전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이곳 노인회원들의 코치를 전담한단다. 기본자세부터 드라이브나 스매싱, 서브형태 등 . 물론 정식 개인 레슨은 2명의 탁구 전문 코치(Coach)가 따로 있다. 
  
한편 이날 복식조로 나누어 탁구를 즐기는 김인숙(67세) 씨는 여고 때부터 시작한 탁구를 나이 들어서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쁨이기도 하지만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생활의 활력이라고 했다.

 “여기에 오면 맘껏 웃다 가잖아요. 집에만 있으면 아픈데.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데가 없는데. 마음은 휑하고. 어디 나가자니 특별히 갈 데는 없고. 그러니 다들 병원을 순례하잖아요. 병원에 한번 가보세요. 다 노인들이에요. 한방병원도 마찬가지고. 왜 그렇게 많겠어요. 몸이 아프기도 하지만 거기서 사람을 만나니까. 치료도 받고 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또 병원비도 비싸지도 않고. 그러니 매일같이 노인들이 병원에서 살잖아요. 물론 그것이 나쁘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그렇게라도 외부와 소통하면서 살아야하니까요.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노인들 살기 참 괜찮은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이 그만큼 고생이긴 하지만. 그러니까 65세를 노인이라 하는 건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보세요. 저 이가 65세인데 어디 노인처럼 보이나. 일자리만 주어지면 얼마든 일할 체력들이 있는데, 65세면 교통비도 공짜고... ” 

이렇게 말하는 그녀는 67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젊어 보였다. 그녀 옆의 서브 파이팅을 외치는 72세의 김 씨 역시도 그 나이를 빗겨 난 듯했고.  하지만 이 동네 노인들 모두 이들처럼 탁구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한 달 회비 3만 원이 없어 탁구장을 찾아올 엄두도 못 내는 이들도 많다고.

그래서 이들은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문화센터에서는 탁구뿐 만이 아닌 노인들을 위한 사교댄스 강좌까지 열어 이제 고독한 노년은 옛말이라면서.

야회 운동기구로 매일 체력도 다지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 몸짱 회원들(사진=신현지 기자)
야회 운동기구로 매일 체력도 다지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 몸짱 회원들(사진=신현지 기자)

회비 2만 원이면 몸짱에 커피도 마시고 아내 잔소리도 피하고...

이날은 탁구장을 나와 구로구 개웅산 기슭의 야외 헬스장도 찾았다. 마을의 노인들이 노익장을 자랑한다는 소문에 찾아간 그곳은 휘트니센터 못지않은 운동기구들이었다.

헬스에 관심 있는 인근의 노인들이 서로 의견 일치에 운동기구를 갖추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이곳은 갓 퇴직을 한 60대 초반에서 80에 가까운 동네 노인들까지 운동아지트라는 것은 설명 없어도 알 수 있는 분위기였다.

특별히 운동복을 갖출 것도 없이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다 으차차 역기 한번 들어 올리고, 평행봉 팔 굽혀 오르다 물구나무서기도 해보고. 또 턱걸이에 힘이 달리면 다시 담소를 나누고.

몸짱 회원들이 각자 뜻을 모아 마련한 운동기구 (사진=신현지 기자).
몸짱 회원들이 각자 뜻을 모아 마련한 운동기구 (사진=신현지 기자).

이곳의 한 달 회비는 2만 원. 이곳에 유일한 음료인 커피 값 명목이란다. “아, 그거라도 내야 여기에서 커피라도 한 잔씩 마시지, 또 간혹 막걸리도 한잔씩들 하고.” 이곳에서 운동 경력이 약 5년이 되어간다는 김영길(65) 씨는 소방공무원으로 정년퇴임을 한 후 자신을 반기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했다.

이곳이 아니고서는 특별히 사람 만날 장소도 없다고. “소방공무원으로 35년을 근무했는데 정년퇴직을 하고 나니 누가 차 한 잔 마시자는 사람도 없어요. 냉정한 세상이지요. 35년을 죽기 살기로 일했는데. 그러니까 여기는 체력보강도 보강이지만 누군가와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특별히 돈도 필요 없고. 이 시간이면 매일 나와요. 집에 있으면 안식구가 하도 성화라서. 삼식이 타령하는 안식구 잔소리도 피하고 운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우리한테는 여기만한 곳이 없어요.”
이렇게 특별한 돈이 없어도 집 근처 야회운동기구를 통해 체력을 다지고 사람을 만나 생활의 활력을 찾는 노인들이 있는가 하면 적게는 5,6명 많게는 20여명의 동호회를 갖춰 종로로 진출하는 노인들도 있었다.

   

종로구 관수동에 위치한 당구장에서 학교, 혹은 옛 직장 동료들과 당구를 즐기는 노인들 (사진=신현지 기자)
종로구 관수동에 위치한 당구장에서 학교, 혹은 옛 직장 동료들과 당구를 즐기는 노인들 (사진=신현지 기자)

예전 실력 다 죽었지만, 당구 치면 그때로 돌아간 듯 재미나!
  
종로구 관수동에 위치한 국일관이었다. 지하 5층에서 지상 15층까지의 국일관 건물을 두고 왜 실버타운이라고 하는지. 국일관 건물에 들어서자 그 말에 대해 굳이 설명은 필요 없었다.

 6층의 당구장에 들어서자 물씬 풍기는 냄새, 솔직히 유쾌하지 않은 그 냄새가 먼저 노인들의 전용공간임을 설명했다. 그 때문에 동네 당구장들이 노인회원들을 기피한다는데 이곳 국일관의 당구장은 두 개로 나뉜 공간에 예약석을 뺀 테이블마다 삼삼오오 큐대를 든 노인들의 모습이었다.

슬쩍 보아 30개가 넘어 보이는 테이블이었다. 홀 중앙 테이블엔 여자 혼자 당구를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홍제동씨, 나이를 가늠할 수가 없어 물으니 홍 씨는 나이는 밝히기 어렵다며 이곳에서 1주일에 4번씩 개인레슨을 받는다고 말했다. 1회 레슨시간은 15분. 가격은 32만원.

종로 당구장의 개인교습을 받는 회원의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종로 당구장의 개인교습을 받는 회원의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이곳 당구장과 가까운 곳에서 가야금을 한다는 홍 씨는 여자가 당구 치는 모습이 좋아보여서 찾아온 것인데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니까 이곳 당구장을 찾는 노인 중 여성노인이 상당하다는 말이었다. 찾아온 목적에 계산대에 물으니.

“연령층은 대략 60중반에서 80까지 있다고 보시면 돼요.  출신학교로 구성된 동호회가 대부분이고요. 오늘도 학교 동호회 모임 예약석이 많아요. 저기 저 분들도 학교동호회 분들이고요.

저기 저쪽 테이블은 산악회회원 동호회에요. 여자가 반을 차지하는 동호회도 적지 않아요. 여자들도 실력이 남자회원들이랑 비슷해요 대략 200에서 350까지 나오는 분도 있어요.

그러니까 노인회원들은 아예 초보는 없어요. 젊어서 당구를 하셨던 분들이 동호회로 모이시니까요. 매일 오시는 분도 있고. 1주일에 한두 번 오시는 분들도 있고. 하루 24시간 문을 여는데 어르신들은 보통 오후 7시면 다들 빠져요. 그 이후는 직장인들이 퇴근해서 들리고요.”  

이처럼 노인들로 붐비는 국일관에서 일반인들이 당구를 즐기기 위한 비용은 10분당 1.600원. 하지만 노인들은 경로우대를 받아 1,200원에 당구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잠깐잠깐 즐기는 분도 계시고 두어 시간, 서너 시간을 즐기는 분도 계시고. 그렇지만 다들 연세가 있으시니 오래 계시지는 않아요. 그래서 직장인들을 받는 데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오히려 직장인들이 없는 낮 시간을 어르신들이 이용해주시니 고마운 거죠. 어르신들이 많다고 특별히 힘든 것도 없고. 물론 간혹 꼬장 부리는 분도 있긴 하지만 그것은 술 취한 젊은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한편 이날 당구장을 찾은 남견우(70)씨는 옛 직장 동료들과 1주일에 서너 번은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당구를 배웠어요. 그때는 대단했어요. 젊었으니. 그때는 담배도 엄청났잖아요. 당구장 안이 부옇게 담배를 피워댔어요. 지금은 모든 게 그때만큼은 아니죠. 기분이야 말할 것 없고. 그래도 이렇게 당구를 즐길 수 있으니 좋죠.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맘이 그래요. 당구 아니면 특별히 이곳까지 나올 일은 없지요.

그렇다고 우리가 뭐 딱히 할 만한 것도 없고. 우리 집사람은 내가 집에만 있는 것 별로 안 좋아해요. 집사람은 친구들끼리 등산을 자주 가요. 애들이야 내가 뭘 하든 관심 없고.”

이날 이곳에서 당구를 치는 노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80세의 김모 씨였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여러 번 큰 소리로 반복해서 물어야 했던 그는 대학 때 치던 당구 실력이 다 죽었다며 아이처럼 볼을 부풀려 웃었다. 그러다 금세 이곳에 나오면 아픈 것도 잊고 재미가 난다며 또 아이처럼 수줍게 웃었다. 

콜라텍 전용 승강기 앞 (사진=신현지 기자)
콜라텍 전용 승강기 앞 (사진=신현지 기자)

콜라텍 1천 원으로 종일 춤추고 나랏돈 병원비도 축내지 않고...  

그런 그들을 뒤로 하고 나오니 말쑥한 정장차림의 남녀노인들이 강하게 시선을 끌었다. 국일관 건물 9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였다.

그들을 따라 9층 전용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그곳은 또 하나의 노인들만의 세상인 성인 콜라텍이었다. 입장료는 1천원. 그 가격에 놀라 반문하자 입장료를 받는 남자는 1천원이면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7시까지 놀 수 있다는 말을 반복해서 말했다.

그런 그에게 1천원을 건네자 그는 무슨 낌새라도 챈 듯 사진은 절대 안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가 그러는 사이에도 여러 무리의 남녀 노인들이 콜라텍 안으로 밀려드는 모습이었다. 그 노인들을 따라 홀 안으로 들어서자 귀를 자극하는 트로트 음악이었다. 그리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형형색색 조명등.

그 조명 아래 빼곡한 노인들. 500평(약 1653㎡)은 넘어 보이는 홀에 남녀노인들이 서로 몸을 밀착시킨 채 스텝을 밟고 있는 모습이었다. 솔직히 충격이었다.

들어설 틈 없이 빼곡한 노인들의 모습. 어디에서 이처럼 많이 몰려 왔을까. 아니, 이 연세에 남녀가 서로 밀착되어 음악을 타는 모습이라니. 모두가 똑같은 움직임이었다. 약간은 수줍게 약간은 저돌적으로. 그리고 그들의 눈빛. 여전한 청춘의 반짝임. 스키니 바지에 8센티도 넘어 보이는 힐도 보였다. 망사스타킹도 보였고. 사각의 짙은 선글라스에 삐딱하게 눌러 쓴 중절모도 있었다.

누가 저들을 힘없는 노인이라며 뒷전에 물러 앉아라고 할 수 있을지. 음악이 바뀌자 노인들은 좀 전과는 다른 스텝으로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노인들은 다양한 춤을 즐기는 동안 무대 주위의 빙 두른 의자에도 노인들이었다.

자신의 춤 차례를 기다리는 노인들과 콜라텍에 들어오긴 했지만 선뜻 안으로 나서지 못해 구경만으로 만족하는 그런 노인들이었다. 식당과 커피숍, 옷을 보관하는 코너까지 노인들이 넘쳐났다.

이렇게 이곳에서 하루를 즐기는 노인들은 하루 1000명이 넘는다고 했다. 주말은 2천에 가까운 숫자가 몰리기도 하고. 그렇게 홀 한 바퀴를 돌아 커피 판매대 앞으로 들어오자 유일하게 혼자서 커피를 마시는 노인이 눈에 띄었다. 인천의 부평에서 왔다는 윤 모(68)씨.

윤 씨는 처음 이곳에 나오게 된 것이 막내딸의 권유라고 했다. “다들 출가하고 나 혼자 살아. 우리 영감님은 몇 해 전에 돌아가셨고. 텅 빈 집에서 매일 애들이 들려주기만을 기다렸어, 그러니 애들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서럽더라고 사는 것이 하나도 재미도 없고. 그러다 보니 느는 게 병이요. 신세 한탄이고, 나중에는 우울증이 오더라고.

그런 내게 우리 막내가 엄마도 즐기며 살라고 친구도 사귀고...처음 나오기가 쑥스러워 그렇지 한번 나오면 어렵지 않아. 아픈 것도 잊어버리고 우울증도 털어내고. 자주 와. 아직 춤은 못 추어봤어. 그러니 나도 바보탱이지.”  

이 같은 윤 씨의 말에 동조라도 입장료를 받던 남자는 밖으로 나온 기자를 용케도 알아보고 자신들이 노인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거라며 사뭇 진지한 표정까지 지어보였다.

“우리가 어르신들에게 진짜 좋은 일을 하는 거라고요. 그렇잖아요. 그라니면 이 많은 노인들이 뭘로 즐거움을 찾겠어요. 병원비로 나랏돈만 축내지. 자식들요? 천만에요. 다들 저기들 살겠다며 늙은 부모 괄시나 하지...” 

국일관을 나와 골목에 서자 또 한 무리의 남녀노인들이 엘리베이터 앞에 줄지어 선 모습이었다. 6층의 당구장 아니면 9층의 콜라텍이 분명했다.

폐지 실은 손수레를 세워 두고 막걸리를 나누는 두 노인의 얼굴에서 삶의 노곤함이 묻어 난다.  (사진=신현지 기자)
폐지 실은 손수레를 세워 두고 막걸리를 나누는 두 노인의 얼굴에서 삶의 노곤함이 묻어 난다. (사진=신현지 기자)

그러니까 노인문화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이번 취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것이 대한민국 노인의 보편적인 삶의 모습이라는 생각은 위험했다.

그곳 국일관을 벗어나자 좁은 길거리에 폐지를 가득 올려 실은 손수레, 그리고 그 손수레를 세워놓고 막걸리를 나누는 두 노인. 한눈에도 두 노인에게서 삶의 고달픔이 엿보였다. 어쩌면 그 두 노인의 모습이 오늘의 노인들을 대표하는 모습일지. 그 때문에 한참이나 두 노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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