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물꼬 튼 ‘개헌 열차’ ·· 한국당이 받았다
정의당이 물꼬 튼 ‘개헌 열차’ ·· 한국당이 받았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3.16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당 분권형을 중심으로 6월 국회 개헌안 발의 로드맵 제시, 선거제도 개편도 언급 눈길, 총리추천제와 같은 분권형 개헌안에 민주당이 동의할 수 있을지 관건, 정부안 발의 철회없다는 청와대 입장, 거의 모든 당이 개헌 계획에 대해 입장 밝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드디어 자유한국당이 개헌에 대한 로드맵을 내놨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분권 대통령과 책임총리제를 통해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반드시 종식시키겠다”며 “6월 국회에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발의해서 이후 헌법 절차에 따라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개헌 로드맵을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16일 한국당의 개헌안 로드맵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의 개헌안 로드맵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자유한국당)

김 원내대표는 “개헌안에 합의하고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순리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전날(15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개헌안의 방향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의당의 개헌 성사 3대 제안’을 공식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정부안을 발의하지 말고 국회에 하나의 안으로서 제안해달라는 것 △국회주도 개헌 로드맵을 제시하고 국회의장 주재의 원내 ‘5당 10인 정치협상회의’를 개최하자는 것 △개헌의 방향성과 관련해서 ‘총리추천제·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시점과 내용에 따른 일괄 타결 약속’이라는 대원칙을 세우자는 것 등이다.

심상정 의원은 15일 정의당의 헌정특위위원장으로서 개헌 3대 제안을 발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심상정 의원은 15일 정의당의 헌정특위위원장으로서 개헌 3대 제안을 발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원내에서 진보 정당인 정의당과 정치적으로 정반대 편에 있는 한국당은 이날 이례적으로 김 원내대표의 직접 발언 뿐만이 아니라 논평을 통해서도 심 의원의 제안을 환영했다.   

김 원내대표가 밝힌 한국당의 개헌안을 정리해보면. 

△‘권력구조 개편·권력기관 개편·선거구제 개편·개헌투표 일정’ 4가지가 개헌의 완성요건 △분권 대통령과 책임총리제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 △직선제의 대통령이 국가 원수로서 존재하되 책임총리가 국정운영의 권한을 보장받도록 국회가 제도적으로 뒷받침 △국회의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선거제도) △6월 안에 국회 개헌안을 마련하고 6월 국회에서 발의한 뒤 이후 절차 진행 등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은 비판적이다. 지방선거 동시투표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무산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개별적인 안이 아니라 당론을 통해 개헌을 종합적으로 논의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개별적인 안이 아니라 당론을 통해 개헌을 종합적으로 논의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국회가 개헌안 조문화에 나설 시점에 개헌논의 시작을 위해서 조건을 들어 달라고 생떼를 썼던 한국당의 오늘 발표는 사실상 6월 지방선거 동시투표 무산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대변인은 “조속히 개헌안 당론을 확정하고 우리 당이 제안한 원내대표와 헌정특위(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개헌 협상기구 구성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강 대변인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당론을 먼저 정하고 논의를 해야 전체적인 조율이 되는데 당론을 안 정하고 건 바이 건으로 물어보는 방식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즉 개별적인 사안으로 총리추천제 받을 거냐, 연동형 비례대표제 받을 거냐라는 식으로 흥정하듯이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당론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일괄적으로 논의 테이블을 구성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이날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당론으로 볼 수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 강 대변인은 “권력구조 개편이나 총리추천제 등 이런 거 하나만 놓고 볼 게 아니라 예산 심사라든지 법안 발의라든지 다 함께 논의해야하는데 개별적인 사안 하나만 놓고 볼 수가 없다”고 거듭 답변했다.

강 대변인은 민주당이 분권형 개헌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애쓰는 분위기였다. 당론으로 봐도 무방할 김 원내대표의 공식 발언이 나왔음에도 ‘당론 결정’과 종합적 논의를 강조하는 것은 결국 총리추천제와 같은 정부형태 개편에 대해서 야당의 안에 쉽게 양보해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기자들이 끈질기게 분권형 개헌에 대해 물어봤지만 개별 사안이 아닌 종합적인 논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강 대변인은 기자들이 끈질기게 분권형 개헌에 대해 물어봤지만 개별 사안이 아닌 종합적인 논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대대표는 “(한국당은) 초지일관 패키지로 큰 틀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고 헌정특위에서 완전한 국민 개헌안이 완성될 수 있도록 경도된 한국당의 입장만으로 개헌 정국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발언했고 심 의원도 “원칙적 합의를 전제로 국회 개헌안 확정 및 국민투표 일정 그리고 개헌과 연동된 선거법 처리시기에 대해 일괄 타결을 해야한다”고 말해 야당 역시 종합적 합의 방식에 대해 동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강 대변인은 야당에게 “총리추천제만 되면 다른 것은 다 양보되는 거냐”라고 “역으로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며 “결국 예산 심사나 감사원 독립기구화 등 다른 건 다 정부안에 동의해줄 수 있는지 민주당이 되물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하나만 놓고 논의를 협소하게 가져가면 옹색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강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부탁조로 “다른 두 당이 받았는데 민주당은 받을 수 있냐?”는 식으로 질문하면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오는 21일 정부 개헌안이 발의되는 것에 대해서 여당인 민주당을 제외하고 모든 당이 비판적인데 강 대변인은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대통령이 발의한다고 하니까 이렇게 논의가 급 진전된 것”이라며 “(한국당이 10월 발의를 말하다가 6월 발의로 당겨온 것도 정략적인 태도인데) 이럴 때일수록 그냥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정부 개헌안 발의) 가기 때문에 이만큼 왔다(국회 논의 진전). 더 가야한다고 본다(정부 개헌안 철회는 없다는 의미)”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에게 정부 개헌안 발의를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가 자체적으로 개헌 관련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도 마찬가지겠지만 대다수 국민은 4년 연임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다. (자료=청와대)
정부가 자체적으로 개헌 관련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도 마찬가지겠지만 대다수 국민은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다. (자료=청와대)

다만 강 대변인은 절대 지방선거 동시투표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강 대변인은 “지방선거의 역대 평균 투표율은 54%다. 별도로 투표를 하면 더 낮아져 무산될 가능성이 있고 공휴일에 할지 평일에 할지 등 논의할 게 많아진다. 정치권 전체에 부담스럽기 때문에 시점 연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외에 다른 원내 정당들은 전부 지방선거 동시투표를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핵심은 국회 개헌안의 방향성에 대한 합의라서 이를 위해서는 시점도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게 전날 발표된 심 의원의 입장이다.

강 대변인은 심 의원과 정의당의 이런 입장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 수준의 발언이라고 본다”며 “상식적으로만 보면 10월이나 12월 선거가 없을 때는 할 수가 없다. 문 대통령이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하자고 말했을 때 임기 중에 3번의 전국선거를 2번으로 줄였으면 좋겠다고까지 하셨는데 지금 별도의 개헌투표를 또 하자고 하는 것은 대통령의 생각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차라리 “이번에 안 되면 또 겹쳐서 할 전국선거 때를 찾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기를 전제로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개헌안 자체를 가지고 논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무조건 지방선거 동시투표든 10월이든 시점을 전제하고 논의하기 보다는 개헌안에 대해 얼마나 완성도 있게 합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강 대변인은 14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의사일정 합의가 불발된 것과 관련 “야당이 GM 국정조사만 갖고 요구하면 여당이 받기 곤란하고 상임위원회 전체를 열고 법안 통과 시키면서 GM 국조 요구하면 논의할 수도 있으나 우선 국조만을 위해 국회를 열자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14일 회동에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개헌안 마련을 위해 여야 3당 ‘2+2+2(헌정특위 간사1명과 원내대표 1명)’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김 원내대표와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GM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응수했다. 

강 대변인은 다른 상임위를 다 가동시키면 국조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러면 민주당이 원하는 개헌 협의체 구성도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