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총리추천제’를 받을 것인가 
민주당이 ‘총리추천제’를 받을 것인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3.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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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원내대표가 일요일에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이유, 문재인 대통령께 26일로 개헌 정부안 발의 연기 요청,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의원내각제에 대한 해석 싸움, 분권과 협치의 사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개헌 정국의 모양새가 야당이 합심해 정부여당을 둘러싸고 있는 것과 같아졌다. 

더불어민주당에 우호적이었던 민주평화당과 정의당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안 발의에 대해 회의적이고 분권형 개헌을 대안으로 제시해서 무게중심이 기울게 됐다. 자유한국당이 정의당의 총리추천제와 시점 연장 가능성에 대해 호응하면서 민주당을 압박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개헌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에 정부안 발의 시점을 26일로 미뤄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우 원내대표가 개헌 관련해서 한국당의 내로남불을 꼬집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 원내대표가 개헌 관련해서 한국당의 내로남불을 꼬집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 원내대표가 이날 강조한 것은 세 가지다. △자유한국당의 내로남불 비판 △마지막 시한으로서 문 대통령께 정부안 발의 시점을 26일로 미루는 것을 요청하되 그때까지 국회가 개헌안을 합의해야 한다는 것 △지방선거 동시투표는 꼭 해야한다는 점 등이다.

일단 우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당의 내로남불을 꼬집었다. 홍준표 대표가 매우 강조한 공약이 지방선거 동시투표라는 점,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해 대정부질의에서 그것을 한 번 더 강조했고 대통령의 개헌 발의 권한까지 언급했다는 점 등을 거론한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 주도의 개헌을 위해 민주당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께 26일로 정부안 발의를 미뤄달라고 할테니 그때까지는 꼭 여야가 합의한 개헌안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한국당이 개헌 투표의 시점에 대해 지방선거 이후를 주장했던 것도 대통령의 권한을 최대한 가져오기 위한 분권형 개헌의 전략 차원이었고 최근 야3당(정의당·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이 합세하자, 청와대와 민주당이 급하게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우 원내대표의 일요일 기자간담회 개최도 그런 배경이 있다. 

우선 우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동시투표 카드를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금요일(16일) 자유한국당이 느닷없이 6월 개헌 발의 입장을 내놓았다. 이는 사실상 자신들이 기존에 국민들에게 밝혔던 동시투표 실시 파기 선언이자 조속한 개헌안 마련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의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6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개헌을 위한 절차를 역으로 계산해보니까 데드라인이 26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개헌의 시점을 ‘연내 안 투표·10월 투표·6월 발의’로 조금씩 당겨오고 있는 상황이라 지방선거 동시투표에 대한 합의는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헌 정국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그리고 정부형태 부분에서 여야가 어떻게 협상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6일 한국당의 개헌 로드맵을 발표했고 6월에 개헌안 발의를 하자고 밝혔다. (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6일 한국당의 개헌 로드맵을 발표했고 6월에 개헌안 발의를 하자고 밝혔다. (사진=자유한국당)

우 원내대표는 “총리가 책임을 갖고 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선출방식 등에 있어서 삼권 분립을 해치는 것은 곤란하다. 한국당이나 야당이 얘기하는 총리 선출 방식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어차피 개헌은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현재 정부여당의 ‘대통령제 4년 연임’과 한국당의 ‘분권형 책임총리제’ 사이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고 정의당이 ‘총리추천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한국당은 이에 호응했다. 

심상정 의원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헌 관련 3대 제안을 발표했는데 이 자리에서 “총리추천제는 대통령 연임제와 이원집정부제 사이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며 “총리선출제는 선출된 총리가 내각 구성권을 가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의원내각제라고 평가되지만 총리추천제는 대통령제와 조화를 이루면서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국민헌법자문특위도 13일 개헌 초안을 문 대통령에 보고할 때 두 번째 안에 총리추천제가 포함된 바 있다.

심 의원은 “내가 생각하기에 국회의 다수파가 총리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총리추천제 말고 다른 해법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총리의 국회 추천이나 선출 주장 역시 유사 내각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라 할 것”이라며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국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고 국민들은 막강한 대통령제를 분권과 협치의 시대정신에 따라 새롭게 제도화 하자고 하는 것이지 내각제를 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대했다.
특히 “국민들이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에 부정적인 이유는 국회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이라며 “개헌은 국민을 위한 개헌이지 국회를 위한 개헌이 아니”라고 말해 총리추천제 대안론에 대해 쉽게 합의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도를 내비쳤다.

이날 우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간담회 자리에 동석한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인영 간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날 우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간담회 자리에 동석한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인영 간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민주당의 헌정특위(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인영 의원도 “총리가 조각권을 행사하면 그것은 대통령제가 아니”라면서 “분권과 협치의 방향에서 협상한다고 했으니 절충안을 찾아보겠지만 대통령제가 아닌 것으로 간다면 수용하기 어렵다. 절대 다수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총리선출제는 “대통령제의 책임총리가 아니라 100% 내각제”라 규정했고 총리추천제에 대해서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아니고 정치적으로 이원정부제라고 해석하는 것이 다수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아놓고 아무 실권도 없는 이원정부제나 내각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학에서 정부형태와 관련해서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를 두 번 실시하면서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는 ‘대통령제’(미국과 한국), 마찬가지로 선거를 두 번 실시하면서 내치는 총리가 외치는 대통령이 맡는 ‘이원집정부제’(프랑스), 의회 선거 한 번만 실시해서 다수당이 내각을 구성하는 ‘의원내각제’(영국과 일본) 등이다. 

대통령제의 원리. (자료=네이버 지식백과 '에듀넷')
대통령제의 원리. (자료=네이버 지식백과 '에듀넷')
의원내각제의 원리. (자료=네이버 지식백과 '에듀넷')
의원내각제의 원리. (자료=네이버 지식백과 '에듀넷')

정부와 민주당은 대통령제 하에서 분권과 협치적 요소를 강화하자는 것이고, 한국당은 사실상의 이원집정부제와 같이 실권을 가진 책임총리제(총리선출제)를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것이 대통령제인데 한국당과 정의당이 각각 이원집정부제와 의원내각제를 주장한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두 번의 선거를 치르는 우리나라에서 총리선출제가 시행되어도 의원내각제는 아니다. 결국 대통령제와 이원집정부제의 사이에서 총리추천제가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은 분권과 협치를 제도화 할 수 있는 정부형태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했으니 앞으로 여야의 개헌 협상에서 총리추천제가 절충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 원내대표는 이날 “선거제도에 있어서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의 비례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이미 당론으로 정한 바 있다”고 언급했지만 기초의회 3~4인 선거구제 획정과 관련해서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거대 양당(민주당·한국당)에 대한 공세가 강렬해지고 있어서 향후 이 문제가 개헌 정국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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