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 (사진=신현지 기자)
진돗개, 천연기념물 제53호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지구상의 많은 동물 중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개犬를 선두로 꼽을  것이다.

인간보다 백만 배나 예민한 후각, 3배 이상 뛰어난 청각을 지닌 개가 인간과 공존의 역사는  약 1만4천 년 전으로 거슬러 추정된다.

이는 1914년 독일 본 오베르카셀(Bonn-Oberkassel)지역의 한 채석장에서 발견 된 1만4천년 전의 무덤에서 인골(人骨)과 견골(犬骨)이 함께 발견된 것에서 오는 추정이다. 이에 학계는 미토콘트리아 DNA 분석을 통해 개의 기원을 3만 년 전까지도 보고 있어 지구상에서 개의 정확한 발생은 여전히 분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과 개와의 돈독한 관계만큼은 결코 분분의 여지없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원시시대의 인간의 사냥을 돕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야생 동물로부터 인간을 지켜내고 오늘날의 삶의 반려까지.

어디 그뿐인가 조선 말기 회화에서는 ‘오동나무 아래 달을 보고 짖는 개’의 모습을 그린 그림(梧桐吠月圖)을 통해 보듯 개는 귀신을 쫒는 영험한 존재로까지 인식되어 인간에게 있어 개는 동물 중 특별한 위치였다. 그 때문에 설화 속에 개와 얽힌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그 한 예로 볼 수 있다.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하여 사람을 잘 따르고 특히 지조가 강하여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오수의 개’를 비롯하여 ‘제주도 개 설화 이야기’ 개무덤, 개방죽, 개고개 등등. 

그런데 이처럼 인간과 오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개가 오늘날에 와서는 많은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반려견이란 명분 아래 개의 학대는 물론 개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개에게 물려 사망하는 사건까지 심심치 않게 보도 되고 있다.

또 ‘견파라치’가 새롭게 부상한다는 것에 찬반 논란이 일어 개와 인간과의 문제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문제로 또 하나의 사회적 갈등을 낳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지난 22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 학대 처벌과 반려동물 관리 강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과 동법 시행령·시행규칙을 발표, 개와 인간의 공존의 문제 해결에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즉, 지난해 21일 통과된 동물 학대처벌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으로 동물 학대처벌의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 부과에서 이를 두 배로 높인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동물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거나 또 무더위·추위에 내버려두는 것도 학대에 해당 이를 처벌하게 된다.

음식을 강제로 먹이거나 유실·유기동물을 판매하거나 죽이려고 포획하는 행위도 동물 학대에 새로이 포함된다. 상습적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에게는  최대 1.5배 가중처벌하고  동물을 경품으로 제공하거나 영리를 목적으로 빌려주는 행위도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더불어 개의 목줄 등 사람과의 안전조치의 위반에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대폭 부과하며 동물카페나 동물훈련소 등 반려동물 서비스업도 법제화해 앞으로 이 같은 서비스업 등은 담당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영업 신고를 해야만 한다. 또 이들 업주들은 개·고양이 20마리당 최소 1명의 인력을 배치해야만 영업할 수 있다.  

반려동물 생산업체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며 견주들의 지자체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최대 6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한다는 내용이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속한다.  

이와 같은 농림식품부의 발표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 되었던  ‘견파라치’는 들어가지 않았다. 이날에 앞서 농림식품부는 소유자의 준수사항 위반에 대한 신고 포상금제도를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견파라치’ 시행 예견에 그동안 찬반의 논란이 많았던 점을 들었다. 

대신 농림식품부는 동물보호를 감시하는 특별사법경찰관 확대 계획을 밝히며 “동물 학대와 소유자 준수사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동물보호법령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질이 온순하고 착해 인간과 오랜 역사를 함께 했지만 때로는 맹견으로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개. 그래서 개를 기피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이에 동물학자들은 인간과 개의 공존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인간에게 길들여져 사람 속에 섞여 살지만 그 특성을 잘 이해하고 배려해야만 반려견으로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 2017년에 28.1%를 기록했다. 이중 반려견과 함께 하는 가구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반려견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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