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FRB홈페이지 캡처]
(사진=FRB홈페이지 캡처)

[중앙뉴스=전성오 기자] 지난 21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의 기준금리(연 1.5~1.75%)가 한국의 연 1.5%)보다 높아졌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을 역전한 것은 지난 2007년 8월이후 10년 7개월만이며 이에 따라 국내 금융당국 차원의 대응 움직임도 점차 분주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2일 오전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1.25~1.5%→1.5~1.75%)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반응과 국내 금융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미국 금융시장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예견됐고 올해중 정책금리 예상 경로도 종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국채금리가 소폭 하락하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이번에 한 미 정책금리가 역전됐으나 우리나라의 양호한 기초경제여건 및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외국인자금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주요국의 경기, 물가지표 등에 따라서는 통화정책 기대가 변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한국은행은 실물경제 여건,금융시장 동향,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필요시 시장안정화 대책을 적기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금리인상속 '한-미 금리 역전' 외국인 자본유출 가능성,엇갈린 전망

또한,기획재정부는 22일 오전 기획재정부 고형권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해  미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결과 및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정부 관계자는 "FOMC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뉴욕시장에서는 주가는 약보합세로 마감했으며,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시현했으나,전반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시장이 이번 금리인상을 이미 예상했고,향후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미 연준이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어 "이번 FOMC 결과를 감안할 때, 향후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2007년 이후 약 10년 반만에 역전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 자본유출입은 내외금리차 이외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며 "특히,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약 85%를 차지하는 주식자금은 국내경기 상황과 기업실적 전망 등에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머지 15%인 채권자금은 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금리역전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금리 인상...국내 주택 대출금리에 영향 없나

22일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금리 인상 확률을 90% 이상 전망했던 만큼 금리 조정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달러와 미국 시장금리의 하락에서 볼 수 있듯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이 유지된 점에 금융시장은 우선 안도한 것으로 보여지며 시장 우려보다는 덜 매파적으로 평가한 것으로도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스탠스를 이어간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완화와 함께 달러가 추가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원화는 4월에 예정된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를 감안할 때 달러/원 환율의 하락폭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오전 원장 권한대행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원내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직후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금리인상은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수준이어서 아직까지 금융시장은 큰 동요 없이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2일 오전 9시 40분 현재 코스피(KOSPI)는 2,494.1pt로 전일 대비 0.5% 상승, 원/달러 환율은 1,065.9원으로 전일 대비 6.4원 하락했다.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최근 우리 금융시장이 북한 리스크 완화 등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금리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데다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특히,이번 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에서 각종 대출금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인 코픽스(COFIX)금리는 지난 2월 잔액기준 1.75%로 지난해 12월 1.70%, 1월 1.73% 대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연말에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연 6%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의 금융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키워드

#미국 #금리 #인상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