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 중국 수입 10% 감소시 한국의 대 중국 수출 품목별 감소률(사진=현대경제 연구원)
미국의 대 중국 수입 10% 감소시 한국의 대 중국 수출 품목별 감소률 (자료=현대경제 연구원 제공)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한국의 대중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의 대중 수출액의 20%, 전체 수출액의 5%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 상무부가 3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돼지고기와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25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대로 중국 수입품의 약 10%에 달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천만 달러(약 30조4천925억원)가 감소한다.

세계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 조치와 중국의 대미국 관세 부과조치가 한국의 대중수출과 대미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감소폭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 14212천만 달러의 19.9%, 지난해 기준 총수출액 57369천만 달러의 4.9%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목 중에는 전기장비·IT·유화산업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크게 입는것으로 분석됐다.

대중국 수출품목별 수출액 감소액수를 보면 전기장비 수출액이 1092천만달러 줄어들어 가장 크게 감소했고, IT(-56억 달러), 유화(-352천만 달러), 기계(-272천만 달러), 경공업(-236천만 달러) 순으로 수출액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국 수출품목별 수출감소율을 보면, 기계와 전기장비가 21.8%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고, IT(-21.5%), 기타운송(-21.1%), 금속(-20.3%) 등의 감소폭이 20%를 웃돌았다.

이어 유화(-13.5%)나 경공업(-18.7%), 자동차(-19.7%) 등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에, 중국의 미국에 대한 관세부과는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추산됐다.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국의 대응은..농산물 관세부터 미국채 매각까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더 강력한 대응 조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25일 보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2(현지시각) 최대 600억 달러(65조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는 총 10억 달러에 달하는 120개 품목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20억 달러에 이르는 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보복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루지웨이(樓繼偉) 전 중국 재무부장(장관급)"중국의 보복 조치는 상대적으로 온건했으며, 더욱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중국 정부 입장에서 볼 때 보복 조치의 최우선 대상은 대두(메주콩), 다음은 자동차와 항공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 전 장관이 대두를 보복 조치의 첫 번째 대상으로 꼽은 것은 그만큼 중국의 미 농산물 수입액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은 196억 달러(21조원)어치의 미 농산물을 수입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 농산물을 많이 수입한 국가였다.

이 가운데 대두는 63%를 차지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대두 수입국으로, 중국이 수입한 대두는 대부분 가축 사료로 쓴다.

자동차와 항공기도 미국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부문이다.

지난해 미국은 100억 달러(11조원)어치의 자동차를 중국에 수출했다. 이에 중국은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 자동차를 많이 수입한 나라가 됐다.

지난해 GM은 미국 내에서 300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했지만, 중국에서 판 자동차는 390만 대에 달한다. GM는 중국 내 판매량이 2020년까지 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

보잉의 경우 지난해 202대의 항공기를 중국에 인도해 전 세계 인도량의 26%를 중국에서 달성했다. 보잉은 2036년까지 중국이 7240, 무려 11천억 달러(1200조원)의 항공기를 사들일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와 전자 부품 부문의 중국 시장도 미국에 중요하다.

지난해 미국은 689천만 달러(75천억원)어치의 반도체와 전자 부품을 중국에 판매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급)을 지낸 웨이젠궈(魏建國)"중국은 미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는 조치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미국을 방문한 중국인 수는 전년보다 15.4% 급증해 300만 명에 달했다. 유학생을 포함해 중국인 방문자가 미국에서 쓴 돈은 330억 달러(36조원)에 달해 다른 나라들을 크게 앞질렀다. 미 상무부는 중국인 방문자가 2021년까지 연 57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이 가진 최후의 보복 수단은 미 국채 매각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은 작년 말 기준으로 12천억 달러(1300조원)에 달하는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미 국채 매각에 나선다면, 미 국채 가격은 크게 떨어지고 반대로 국채 금리는 급등할 수 있다.

미 국채 금리의 급등은 시중금리의 전반적인 상승을 불러와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