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개정 및 미국 철강 관세 협상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개정 및 미국 철강 관세 협상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중 한미 FTA 개정협상을 진행한 결과 원칙적 합의를 도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강력히 요구했고, 우리 협상단은 이를 막기 위해 애쓴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한미FTA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협상을 타결해 개정협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의 철강 관세폭탄을 면제받았고, 미국은 한국 안전기준에 미달하는 자동차를 한국에 수출할 수 있는 쿼터를 2배로 확대하는 한편, 한국산 픽업트럭의 미국 무관세 유입을 20년간 늦췄다.

또한 우리측은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와 관련한 요구사항을 관철했다. 투자자 남소방지 및 정부의 정당한 정책권한 관련 요소 반영, 무역구제 관련 절차적 투명성 확보, 섬유 관련, 일부 원료품목에 대한 원산지 기준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먼저 기존 한국 안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미국산 자동차(자국 안전기준 준수)에 대해 제조사별로 연간 2만5000대까지 수입을 허용하던 것을 5만대로 2배 늘리기로 했다. 또한 미국 기준에 따라 수입되는 차량에 장착되는 수리용 부품에 대해서도 미국 기준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미국은 2021년까지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했지만, 이번 합의에서 철폐 기간을 오는 2041년까지 20년 연장했다.

양국은 5년 단위로 설정하는 연비·온실가스 기준에 대해 현행(2016~2020년) 기준을 유지하되, 차기 기준(2021~2025년) 설정시 미국 기준 등 글로벌 추세를 고려하고 판매량이 연간 4천500대 이하인 업체에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소규모 제작사' 제도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인정해주는 '에코이노베이션 크레딧' 상한도 확대하기로 했다.

휘발유 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시험 절차와 방식도 미국 규정과 더 조화를 이루도록 개정한다.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지만, 국내 안전·환경 기준의 기본 체계를 유지하면서 일부 유연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한미FTA 개정으로 부당한 수입규제 '안전장치' 마련

정부는 한미 양국이 원칙적으로 타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통해 우리 기업을 겨냥한 수입규제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한미FTA 협상 결과에 대해 "우리 측 관심 분야인 무역구제 분야에서 협정문 개정을 통해 관심사항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불리한 가용정보'(AFA)와 '특별한 시장상황'(PMS) 등 미국이 우리 업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사용하는 반덤핑 조사기법 등에 대한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양국이 반덤핑·상계 관세 조사를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진행하고 구체화하자는 내용을 구속력 있는 조항으로 합의한 게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조사 절차상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한 것"이라며 "실사 관련 규정과 상세한 (덤핑마진) 산정 내역 공개 등 수출기업에 혜택이 될 수 있는, 세계무역기구(WTO)보다 더 나아간 조항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협정 문구는 아직 실무자들이 계속 협의하고 있어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부당한 수입규제에 대해서는 이번 협상과 별도로 WTO 제소 등 다자 차원의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WTO에서 우리의 의무와 권한은 지속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소송보다도 협상해 결과를 내는 것이 시간도 아끼게 되고 효율적이며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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