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의 서울시장 경선 효과 바람, 당내 주저하는 젊은 인재 출마선언 붐을 위해, 안철수와 경쟁하겠다, 여야 서울시장 대진표는 한국당 외에 선명해져 가,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한국당의 스카웃 제안에 부정적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장진영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장 전 위원은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컨벤션 효과를 일으킬 자신이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에 공식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장 전 위원은 갑작스럽게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전 위원은 갑작스럽게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전 위원은 기자들에게 안 전 대표에 출마 의사를 밝혔면서도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에게는 미국 일정 수행 중이라 직접 통화하지 못 했고 문자만 보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장 전 위원은 바른미래당을 위해서라도 언제까지 서울시장 선거에 주요 후보가 없다는 현실을 방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 전 위원은 “안 전 대표가 일찍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80일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우리 당에 제대로 된 (서울시장) 후보가 없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안 전 대표에 결정을 내려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지난주 목요일(22일)까지도 별 말씀이 없었다. 그러면 내가 먼저 나가서 뛰겠다고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안 전 대표의 답변은 “결심대로 하라”였다는 게 장 전 위원의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정설처럼 받아들인 상황이라,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도 장 전 위원의 중도 포기를 우려했다. 장 전 위원은, 당이 경선의 장을 빨리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서울시장 후보 조정의 차원에서 볼 때도 “가장 깨끗한 조정이 경선”이라고 밝혔다.

장 전 위원은 “경선을 통해 흥행을 도모해야 당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만 봐도 이미 (사실상의 큰 컨벤션 효과를) 보고 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거듭 안 전 대표에게 “최대한 빨리 결단을 해주면 좋겠다. 왜냐하면 오늘 내일 하루가 급하고 후보들에게는 피가 마른다”며 “(압박의 의미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봐도 된다”고 말했다.

장 전 위원과 하태경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전 위원과 하태경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전 위원은 출마를 결심한 시점과 관련해서는 “이번 달 안에 하려고 했다. 내가 소비자 활동을 오래 해왔고 소비자 친화적인 정책을 펴보고 싶었는데 구체적인 결단을 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안 전 대표가 역할을 하면 우리 당이 힘을 받고 그 속에서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안 전 대표의 결정이 늦어졌기 때문에 내가 결단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광역 후보를 부각하고 있는 장 전 위원은 “일단 충북의 신용한 후보, 부산의 이성권 후보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대전 후보까지 포함해서) 최대한 빨리 같이 모여서 하태경 의원과 (40대 후보) 출정식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동석한 하 의원은 이와 관련 “충격 선언”이라고 운을 떼며 “경선에서 안 전 대표와 유승민 대표 지지 안 하고 장진영 위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영의 공약 ·· ‘젊음’과 ‘분권’

장 전 위원은 이날 발표한 공약들이 많은데 당내 상황만 기자들이 궁금해 한다며 푸념했다. 실제 장 전 위원의 출마선언문에는 출마의 변이 길게 서술돼 있다. 

먼저 출마를 결심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바른미래당은 유감스럽게도 젊지도 매력적이지도 못 한 당이 되어 버렸다”는 현실을 꼽았다.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득표한 26%, 작년 대선에서 안철수·유승민 후보가 득표한 27%, 작년 8월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장 전 위원이 1등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던 것 등 이런 일련의 배경에 대해서 “(유권자들이) 젊고 새로운 정치를 원했다”는 것이다. 

그런 유권자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당 소속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용기를 내 도전해야 한다”며 “한국당을 소멸시켜 제1야당을 교체하고 민주당의 (가짜 개혁) 실체를 만방에 알려 심판받게 하겠다”는 게 장 전 위원의 포부다.

장 전 위원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미셸 벨기에 총리·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아던 뉴질랜드 총리·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이탈리아 오성운동의 디마이오 대표·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트뤼도 캐나다 총리·하시모토 전 오사카 도지사·비르지니아 로마시장’ 등 해외의 젊은 정치 지도자를 일일이 나열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63세, 박영선 의원은 58세, 우상호 의원이 56세”라는 점을 거론해 대비시켰다.

장 전 위원은 “순식간에 급변하는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서” 선진국 정치가 젊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현 서울시장 후보군도 “모두 훌륭한 분들”이지만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30~40대의 유연성과 순발력을 당해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장 전 위원은 출마의 이유, 경력, 공약 등 긴 시간 출마선언문을 읽어 내려갔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전 위원은 출마의 이유, 경력, 공약 등 긴 시간 출마선언문을 읽어 내려갔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전 위원은 “서울시정은 서울시장의 원맨쇼가 되어 왔다”며 “1만8000명 서울시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얼굴이 아닌 서울시장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고 비평했다. 예컨대 인구 67만명의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는 7명의 부시장이 환경·교통·문화 등 각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데 인구 1000만명에 예산 31조원의 서울은 시장 1인에게 권력이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에게 집중돼 있는 권력과 권한을 대폭 분산시켜야 한다”는 게 장 전 위원의 제1공약이다. 

이밖에도 장 전 위원은 아파트특별위원회, 소비자 운동을 통한 고가의 통신비 문제제기, 학교폭력대책위원회 활동 등 다양한 경력을 언급했으며 내세운 공약은 아래와 같다. 

△미세먼지 인과관계 분석을 통한 마스크 없는 서울 만들기 △차량공유시스템 등 공유경제 개념 대폭 도입 △영국의 사례처럼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SNS를 금지시키고 학생들을 위한 저가 피쳐폰 공급을 통해 청소년 디지털 중독 현상 개선 △고등학교 과정 중 2년을 진학 및 직업교육과정으로 개편 △시민교육센터를 만들어 민주주의 교육 실시 △각 지역의 동마다 체육시설과 문화센터를 증설해 예술 체육인들의 일자리 창출 △서울 각지의 천에 있는 자전거 도로까지의 진입도로를 확보해 수변공원의 혜택 확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곳곳의 심리상담센터 설립 △신혼부부 중 4대 보험에 가입한 노동자에게 저가의 임대주택 제공 △결산위원회를 상설화 해 예산지출의 사후 감시제도 구축 △재개발이 토건세력의 이권 잔치가 되지 못 하도록 공공도시개발 방식 전면 도입 △각 지역의 경로당 인근에 반려동물센터 설치해 노인 일자리 확보 및 반려동물 관리비 절약

장 전 위원은 “논란이 될 만한 게 초등학생 SNS 금지인데 이게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 서울시장 후보군이 더불어민주당은 박원순·박영선·우상호 3파전으로 가닥이 잡혔고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와 접촉 중에 있었는데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황이 됐다. 

김 교수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지금까지 정치를 해왔고 당에 속해 있었던 사람이라면 공천을 받아서 곧바로 출마할 수 있지만 내가 정치를 하려면 명분이 필요하고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늦었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개헌 이슈에다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는데 결국 충분히 이야기하지도 못한 채 싸움에만 말려들 것이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전에 한순간에 이기고 지고만 남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로써 한국당은 홍정욱·이석연·오세훈 등 서울시장 후보 스카웃 실패 사례에 김 교수까지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1야당의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이 더욱 심해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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