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로고(사진=현대기아차홈페이지)
현대차그룹 로고(사진=현대기아차홈페이지)

[중앙뉴스=신주영기자]엘리엇은 삼성에 이어 현대차를 새로운 타깃으로 삼았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한 미국계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4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더 많은 노력"을 주문하고 나섰다.

엘리엇은 지난달 28일 그룹이 발표한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를 문제 삼았다.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의 출자 구조를 개편하고 조직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지분율 자체가 높지 않아 독자적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다른 외국계 투자자들이 동조할 경우 지배구조 개선의 첫걸음인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이 그룹 기대와 달리 순조롭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엘리엇, 출자구조 추가조치 필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1조원 규모의 현대자동차그룹 지분을 확보하고 출자구조 개편 추가 조치를 주문하고 나서 파장이 주목된다.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 자문사인 엘리엇 어드바이저스 홍콩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주요 주주로 현대차그룹이 개선되고 지속 가능한 기업 구조를 향한 첫발을 내디딘 점을 환영한다""출자구조 개편안은 고무적이나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를 위한 추가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엘리엇의 요구에 현대차그룹은 향후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투자자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국내외 주주들과 충실히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대해 구체적인 개편안을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차그룹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4일 오전916분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모비스는 전날보다 14500(5.67%) 오른 27만원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현대차는 3.94% 오른 158000, 현대위아는 2.36% 오른 56200, 현대글로비스는 1.8% 오른 16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차는 2.51% 오른 32550원에 거래 중이다.

엘리엇로고
엘리엇로고

엘리엇, 3년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이미 삼성과의 인연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계 펀드다.

엘리엇은 경영 전략 변경이나 사업부 매각·분사 등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편 등을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평가된다.

엘리엇이 국내에서 주목받은 결정적 계기는 20155월 당시 진행 중이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삼성은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의 주식 0.35주와 삼성물산 주식 1주를 교환하는 합병을 결정했다.

엘리엇은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 금지, 자사주 처분 금지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하며 합병 절차에 번번이 제동을 걸었지만, 법원은 최종적으로 삼성손을 들어주었다.

결과적으로 주주 친화정책의 기반을 마련하고, 소액주주의 권익 보장을 제도화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201610월에는 엘리엇의 자회사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이 삼성전자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의 분사와 특별배당 등을 요구하면서 삼성전자를 바짝 긴장시켰다.

엘리엇 측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미국 나스닥에 각각 상장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독립적인 3명의 이사를 이사회에 추가하며 주주를 위해 700억 달러(당시 약 78조원)에 이르는 현금 중 30조원(주당 245천원)을 특별배당을 할 것을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한 달 뒤인 11월 이 같은 엘리엇의 제안 중 상당 부분을 수용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