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네스트 대표 임원 '횡령·사기 혐의'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 전광판(사진=연합뉴스제공)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 전광판(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네스트의 김익환 대표와 실장급 임원들이 횡령·사기 혐의로 4일 긴급체포됐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가 체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코인네스트의 경영진이 암호화폐 거래 고객의 자금을 거래소 대표자나 임원 명의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보고 이들을 긴급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사흘간 여의도의 가상화폐 거래소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회계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해 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코인네스트의 범죄 혐의를 포착해 긴급체포에 착수했다.

검찰은 현재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가 암호화폐 투자 명목으로 일반인들을 속여 자금을 모은 뒤 투자한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코인네스트는 어떤 회사?

블록체인 전문가로 알려진 김익환 대표가 설립한 코인네스트는 지난해 7월 거래소 론칭 이후 3개월 만에 약 3만 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해 주목받았다.

당시 전 세계 채굴시장의 60∼70%를 움직이는 비트메인사와 퀀텀 재단 등 해외 유수기업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업가치가 1000억 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한 때 하루 2000억원대의 거래가 이뤄지던 곳이었다.

지난해 11월 포항 지진 당시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피해 지역에 비트코인(BTC)과 퀀텀(Qtum)을 지원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암호화폐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보인 것은 코인네스트가 최초다. 

지난달 28일엔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과 블록체인 기술 연구개발(R&D)을 위한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인네스트는 5일 오전 11시 44분 현재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힐스의 마켓 랭킹 47위로, 전 세계 가상화폐의 0.05%가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 분노·당혹스러워

코인네스트 김익환 대표가 횡령 및 사기 혐의로 지난 4일 긴급 체포된 가운데 이 소식을 접한 가상화폐 거래소 투자자들과 네티즌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인네스트는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 총 14개 위반 유형 가운데 10개의 불공정 약관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코인네스트는 일찍이 잦은 입출금 지연으로 투자자 민원이 높은 거래소 중 하나였고,  한 투자자는 4억 원이 넘는 돈을 입금 신청했음에도 몇 주간 실제 입금이 지연되자, 골프채를 들고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코인네스트 측은 해당 투자자가 직접 사무실을 방문하자 즉시 입금처리를 해줬다고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미 지난 3월부터 코인네스트 횡령 소식이 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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