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성신여대 겸임교수
정길호 성신여대 겸임교수

[중앙뉴스=정길호] 2018년 4월과 5월은 한반도 정세 변화에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간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리고 연이어 5월에는 미국과 북한간의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그 동안 북한의 대륙간 탄도탄(ICBM)개발로 촉발된 미국 본토에 대한 핵무기 위협이 현실화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로 달했던 상황이었다.

2017년도에 출범한 신정부의 유산적 과제와도 같았던 핵전쟁 위기 상황을 대통령의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외교적 활동의 결과로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았던 남과 북·미국 간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 진 것이다.

아직 이르긴 하나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 한반도 주변 국가들과의 경제 교류가 최우선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개성공단 사업 재개를 포함한 남북 경협활동과 북한을 경유해야 하는 러시아산 가스 수입 및 대륙횡단 철도 사업을 구상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선, 통일이 되면 가장 기대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부산을 출발하여 영국의 런던까지 이용 가능한 유라시아 대륙철도횡단이다. 시베리아를 통한 횡단철도를 이용하면 유럽과 우리나라간의 물류 흐름은 시간과 비용에 있어서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현재 주목받고 있는 남·북·러 PNG(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사업인데 2013년 이후 중단됐던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남북러 가스관사업(PNG)을 다시 추진키로 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남북관계 훈풍에 이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임과 문재인 정권의 외교적 노력으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열린 ‘동북아 가스파이프라인 전력 그리드 협력포럼’에서 “한반도 안보여건이 개선된다면 남·북·러시아 PNG 가스관 사업도 검토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북아 에너지협력대화에 북한을 참여시킬 수 있다면 역내 에너지 협력을 활성화할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에서 남북 경협은 매우 중요하고도 활용 가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제조업 기반의 상품 수출을 통한 경제 성장을 주도해야 하는 형편이다. 정치적 화해 분위기를 활용한 북한과의 활발한 경제교류가 이루어져 최소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남북이 상생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 수 있어야 하겠다.

그 동안 북한은 2012년부터 중국을 모델로 하여 신의주를 ‘북한판 선전(深)’으로 개발하기 위해 대규모 공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등 북한에는 현재 5개 경제특구와 19개 지방경제개발구가 있지만 남한이 투자한 개성공단과 중국, 러시아 자본이 투자된 나선 특구 정도를 제외하면 투자 유치 실적이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렇듯 많은 시행착오와 새로운 시도를 거듭해 왔었다.

이제부터는 긴 안목을 가지고 남한과 북한이 최소한 경제적 측면에서는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활동을 통하여 주변 국가들의 호응을 얻고 투자를 유치하여 경제 발전을 이루어야 할 시점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활동으로는 작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고 경제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방안으로 한반도를 동해권ㆍ서해권ㆍ접경지역 등 3개 벨트로 묶어 개발하고 이를 북방경제와 연계해 동북아 경협의 허브로 도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 구축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큰 틀에서 중. 장기적 플랜을 수립함과 동시에 당장 실현 가능한 방안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2016년 1월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남북한의 경제 요충 산업지역인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을 복원하는 것이 우선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을 활용한 남북경협의 표본으로 여겨졌던 상징성이 있었다.

입주 업체들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가 민간경제 활동에 미치는 악영향도 실감할 수 있었다. 정치 지도자의 통치행위라고 구실을 삼지만 너무 섣부른 폐쇄조치였다는 생각을 금할 길 없다. 

또한 남한의 기술력과 북한의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남북한 광물자원 공동개발은 남북한이 협력ㆍ상생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용이한 분야 중 하나이다. 북한은 철, 구리 등 광물자원 부존량이 풍부하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북한 광물 매장량은 석탄 227억 톤, 금 972만 톤, 철 47억 톤, 아연 2800만 톤, 마그네사이트 76억 톤, 인회석 153만 톤 등 희귀광물자원들이 상당량에 이른다. 한국에게는 수입을 해야 하는 소중한 자원인 반면에 북한에서는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하고 광물 자체를 수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녹녹하지 않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4,5월에 맞는 정치적 이벤트에 잠시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는 계기였으나 이상에서 언급한 것들이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 정 길 호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겸임교수
(주)LG강남CS센터 대표
본지 편집위원 겸 칼럼리스트
前 사)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회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