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판결문’ ·· 18개 혐의 중 2개만 무죄 ‘웃는 이재용’
박근혜의 ‘판결문’ ·· 18개 혐의 중 2개만 무죄 ‘웃는 이재용’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4.07 08: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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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보다 무겁게 선고됐지만 벌금은 똑같아, 검찰 구형보다 벌금액수 10분의 1, 삼성 관련해서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김세윤 판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비선실세 최순실씨 보다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

징역 24년(최씨 20년)에 벌금 180억원(최씨 180억원)인데 검찰이 구형했던 30년에 1185억원 보다는 가볍게 내려지긴 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로 의심받는 최씨의 해외 은닉 재산이 수 조원대로 추정되는 가운데 당초 검찰이 구형한 벌금 규모의 10분의 1 수준이라 상대적으로 너무 약하게 선고됐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6월20일 jtbc <뉴스룸>에서 “독일에서만 저희들이 한 400에서 500개의 (최씨 관련) 페이퍼컴퍼니를 확인했다”며 “네덜란드에서는 2000억원의 규모의 돈이 2013년~2014년에 최순실 일가(와 깊은 관계가 있는) 한국 기업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김세윤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6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혐의 18개 중 2개만 무죄로 판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검찰 차량을 타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검찰 차량을 타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판사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남용했고 그 결과 국정질서에 큰 혼란을 가져왔고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에 이르게 됐다. 그 주된 책임은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방기한 피고인에게 있다”고 밝혀 최씨를 잘못 만난 죄밖에 없다는 지지자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2개의 무죄는 모두 삼성과의 특가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제3자 뇌물수수 혐의였다. 총 4개의 삼성 관련 혐의 중 2개(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 강요 및 직권남용/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받은 승마 지원금 72억9000만원이 단순 뇌물 수수액으로 인정)는 유죄로 판단됐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돈을 낸 기업들은 삼성(204억원)·현대차(128억원)·SK(111억원)·LG(78억원)·포스코(49억원)·롯데(45억원)·GS(42억원)·한화(25억원)·KT(18억원)·LS(15억원)·CJ(13억원)·두산(11억원)·한진(10억원)·금호아시아나(7억원)·대림(6억원)·신세계(5억원)·부영(3억원)·아모레퍼시픽(3억원) 등 18곳이다.

여기서 삼성, SK, 롯데를 제외하고는 전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강요 범죄 피해자로 인정돼 법적 책임을 피해갔다. 반면 세 기업은 금품을 주고 공적 권한 행사에서 오는 이익을 탐했다는 뇌물죄 혐의를 받았는데. 김 판사는 롯데와 SK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특가법상 제3자 뇌물수수를 했다고 판단했다. 

롯데는 K재단의 경기도 하남 체육시설 건축 비용으로 70억원을 추가로 냈고, SK는 K재단의 해외전지훈련비 명목으로 89억원을 추가로 냈다. 이게 전부 박 전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로 인정됐다.

단순 뇌물수수와 제3자 뇌물수수의 구성요건 차이는 ‘부정한 청탁’의 유무 여부다. 전자는 직무 관련성만으로 족해서 없어도 되고 후자는 있어야 한다.

뇌물을 준 자 ‘A’와 뇌물을 받은 자 ‘B’만 있으면 전자이고, 뇌물을 준 자 ‘A’와 뇌물을 받은 자 ‘B’ 사이에 제3자인 ‘C’가 개입되어 대신 받아 챙기면 후자다. 

단순 뇌물죄와 제3자 뇌물죄의 차이. (자료=박효영 기자)

김 판사는, 박 전 대통령이 SK(최태원)와 롯데(신동빈) 총수를 만나 상호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6월22일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태원 회장의 증언 내용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은 2016년 2월16일 17시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독대했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으로부터 독대 소식을 들은 최 회장은 그룹 인사들과 회의를 거쳐 현안(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워커힐호텔 면세점 특허 연장·동생 최재원 회장 특별사면)을 정리했고 박 전 대통령과 만났을 때 이 사실들을 거론했다. 박 전 대통령도 최 회장에게 두 재단 관련 협조해달라는 말을 했고 안 전 수석을 통해 플레이그라운드(최씨 소유의 광고회사) 자료도 전달받았다. 

김 판사는 지난 2월13일 신동빈 회장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구속시켰다. 신 회장은 2016년 3월14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한 달 뒤 관세청이 롯데에게 신규 면세점 추가 허가를 내줬다. 당시 김 판사는 “면세점 특허 취득이 그때 롯데의 최대 현안이었고 박 전 대통령 역시 면세점 특허를 안 전 수석으로부터 여러 번 보고 받았고 롯데의 핵심 현안이라는 점도 잘 알았을 것”이라며 “신 회장도 대통령의 직무상 영향력을 유리한 방향으로 행사할 걸 기대하고 재단에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롯데는 두 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고 한 번 더 70억원을 추가로 출연했다가 다시 돌려 받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면죄부가 내려진 판결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부회장에 대한 면죄부가 내려진 판결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부정한 청탁은 묵시적, 명시적으로 나뉘는데. SK는 선명하지만 롯데는 애매하다. 하지만 김 판사가 신 회장을 법정구속시킨 이유는 당시 롯데의 현안(말 그대로 해결해야할 숙제)이었다, 롯데는 면세점 허가를 받지 못 한 명백한 현안이 있었기 때문에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잘 봐달라는 묵시적 청탁을 했을 것이라고 본 거다. 박 전 대통령도 보고를 통해 이를 파악했다고 본 것이고.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는 묵시적 청탁이 없었다고 봤고 박 전 대통령도 이를 파악하지 못 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무죄가 됐다. 

△(무죄)특가법상 제3자 뇌물수수 ->삼성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2800만원 지원 요구
△(무죄)특가법상 제3자 뇌물수수 ->삼성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 요구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의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본 김세윤 부장판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의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본 김세윤 부장판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진동 전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지난해 8월25일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범행에서 대통령 청탁의 대상이었던 승계작업의 주체이자 승계작업의 성공으로 이익을 가장 많이 향유할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며 이 부회장에 대한 실형 5년을 1심 선고했다. 이 부회장에 경영권 승계의 현안이 있었고 그런만큼 묵시적 청탁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다. 

김 판사는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에 대해 세간의 통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도 “(형사 책임을 논하는 법정에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력 있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승계작업과 관련한 언론 보도나 경제 전문가의 언급을 자주 봤고 일반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승계작업이 진행되는 게 아닌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지만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단독 면담 당시 기준에서 이미 해결된 현안이었거나 다급한 현안이 아니었다”고 규정했다.

이어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개별 현안의 진행 자체가 승계작업을 위해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박 전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뚜렷하고 명확히 인식하고 자기 직무집행이 대가 관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정리하면 삼성은 독대와 현안 사이의 인과관계가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고 SK와 롯데는 선명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지난 2월5일 정형식 부장판사(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가 이 부회장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항소심 재판과 판박이다.

노종화 변호사(경제개혁연대)는 2월6일 열린 <이재용 항소심 판결 규탄 긴급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 “대한민국 전체에서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만 삼성그룹 승계 작업의 존재를 몰랐고 박영수 특검이 제기한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을 부정하기 위해 오로지 증거가 부족하다는 말만 되풀이 한 것에 지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실상 한치의 의심도 허용할 수 없는 명시적 물적 증거(CCTV 영상 또는 녹취파일)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353일만에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담담한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월5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353일만에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1995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부터 시작된 삼성가의 경영권 승계는 포괄적이고 커다란 현안이라고 보는 게 객관적이지 현안이 없다고 보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취지다.

노 변호사는 “2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의 논거를 뒤집으면서도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승계작업이 없다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문형표와 홍완선의 직권남용 실형 선고는 상식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남근 변호사(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도 “과거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사건 이후 삼성이 이재용으로의 승계작업을 해왔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또한 그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사실은 이미 우리 사회 모두가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날 선고에서는 정형식 부장판사가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부정했던 부분이 인정되기도 했다. 정 판사는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과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를 간접 증거로서 인정하지 않았는데 김 판사는 이를 인정했다. 정 판사는 ‘종범실록’으로 불리는 수첩의 증거능력을 부정함으로써 그 안에 담긴 구체적인 삼성 경영권 승계의 현안이 없다고 봤다.

또한 삼성이 코어스포츠(최씨 소유)와 맺은 용역계약(36억원)과 최씨에게 사준 말 3마리(36억5000만원)를 전부 뇌물로 봤는데 말에 대한 소유권이 최씨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판례에 따라 말의 소유권은 형식적인 기재가 아니라 누구에게 사용, 수익, 처분할 권리가 있느냐에 따른다”고 말했지만 정 판사는 말의 소유권이 최씨에게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최씨에게 말을 사준게 아니라 삼성 소유의 말을 딸인 정씨가 빌렸다는 것인데 이에 따라 말의 구입비용이 뇌물액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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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양 2018-04-12 02:34:29
좀 제대로 되느나라에서 살고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