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에 새우 등 터질라
G2 무역전쟁에 새우 등 터질라
  • 전대열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4.0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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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칼럼리스트
전대열 칼럼리스트

[중앙뉴스=전대열 칼럼니스트] 공산주의 국가의 경제정책은 기본적으로 통제와 계획이지 자본유통에 따른 시장경제와는 딴판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동물처럼 꿈틀거리는 경제를 손아귀에 움켜쥔 채 놔주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말라비틀어질 수밖에 없다.

구 소련을 비롯하여 공산주의 나라들이 한 때 영화를 누리는가 싶더니 겨울 문턱의 나뭇가지마냥 바짝 말라버리고 말았다. 고르바초프가 개혁과 개방을 내세운 덕분에 위성국들이 떨어져나가는 고통은 겪었지만 그나마 러시아의 경제가 파탄을 면할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인의 홍복이다.

중국은 모택동이 대륙을 점령한 후 한국 6.25전쟁에서 미국의 만주진출을 저지하기 위하여 인해전술로 38선 이남까지 밀고 내려오는 저력을 보였으나 경제적으로는 엄청난 피해를 입고 결국 홍위병을 동원한 문화대혁명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중국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모택동에 의해서 쫓겨났던 등소평이 등장한 것은 중국인민의 행운이다. 그는 모택동 추모의 열기에 힘을 보태는 척 하면서 전혀 다른 경제정책을 폈다. 대국끼리의 대규모 전쟁은 없다는 날카로운 사세판단으로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펼치며 과감하게 시장경제를 받아드렸다.

14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의 부상은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노동력, 구매력, 생산력 모든 경제요소에서 가장 값싸고 가장 큰 것들이 모두 중국의 것이었다. 엊그제 초근목피를 면하지 못하던 중국인들이 이제는 전 세계에 가장 큰 고객으로 등장했으며 세계 제일을 뽐내는 미국과 맞서 당당히 G2의 명예를 획득했다.

정치에서는 강력한 공산체제로 무장하고 있으며 10년 임기의 최고지도자들이 정권교체를 거듭하면서도 경제만은 어느 자본주의 국가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자유롭게 유통한다. 국부가 커지니까 그에 걸맞은 우주경쟁에서도 미국에 버금하는 수준을 과시하고 있으며 핵잠수함 등 미국의 비늘을 거스르는 자극적인 무장능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제는 한 때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종이 호랑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으나 근자에 많이 회복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중국에 큰 빚을 지고 있는 나라다. 무려 1조1700억 달러의 국채를 중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타 외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국채는 모두 6조2600억 달러인데 중국이 가장 많다. 18.7%다. 이번에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한 이유는 37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국 무역적자를 1000억 달러 줄이겠다는 데서 출발한다. 1300개에 달하는 수입품목을 공개하며 관세를 올리겠다는 태도다. 이에 맞서 중국도 똑같은 규모의 미국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예고한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두 나라가 무역전쟁을 선전포고한 것이나 진배없다. 여기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국이 미국국채를 시장에 내놓으면 미국만 피해를 입는 게 아니라 중국 역시 막대한 손실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다른 국채보유국 모두가 덩달아 출렁거리게 된다. 더구나 관세 대 관세의 맞대결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경제파국을 자초하는 일이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에 있다. 아직은 오랜 세월 세계를 주물러온 미국을 따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알려졌지만 시진핑이 외치는 중국몽(中國夢)을 가볍게 보지 않는 미국의 세계관이 문제다.

중국몽의 실현을 위해서 시진핑은 이미 헌법을 고쳐 종신집권의 길을 텄다. 죽는 날까지 자리를 지키는 황제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그의 꿈은 미국의 세계패권을 중국이 거머쥐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중화를 자처하는 세계 중심국가로서 중국의 위상을 확립하는 것은 아편전쟁과 청일전쟁의 패배 등 쓰라렸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은 물론 경제 정치 군사 과학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중국 중심으로 움직이기를 바라는 간절함이다. 반면에 미국의 트럼프는 좀 엉뚱하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27명이 트럼프의 정신 상태를 각자 진단한 책을 출판했는데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정신병적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른 나라에서 최고 권력자를 정신병자로 취급하는 출판물이 간행되었다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것이고 저자는 사법처리를 면치 못할 것이지만 미국의 언론자유는 참으로 장하다.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트럼프 본인도 아예 모른 척 하는 것일까. 다만 트럼프는 취임과 동시에 많은 문제점을 던지고 있다.

북핵에 대한 ‘화염과 분노’. 이스라엘의 수도를 예루살렘이라고 단정하여 팔레스타인의 분노를 일으키는 점.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자초하는 점. 이런 것들이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모든 참모들의 건의와 결의에 따른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트럼프 역시 과거의 찬란하고 화려했던 미국의 단독패권을 염원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기 싸움에 능하다. 이번 무역파동은 자칫 고래싸움에 새우 등이 터질 여러 나라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뺀 칼을 휘두르기 전에 서로 거둬들일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더구나 트럼프는 가장 큰 이슈인 북핵을 놓고 5월 중 김정은과 담판한다. 모든 지혜를 짜내 핵폐기의 수순을 얻어내야만 대승자로 군림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4월27일 문재인과 김정은의 회담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는 일이 더 시급함을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전 대 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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