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이마트 24 본점 (사진=우정호 기자)
성수동 이마트 24 본점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편의점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기존 편의점 시장을 삼분하고 있던 CU, GS25, 세븐일레븐의 과점체제에 이마트 편의점이 광폭행보를 보이며 맹렬히 세력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4위 자리를 고수하던 미니스톱마저 제친 이마트 24의 약진에 반해 ‘BIG3’는 다소 잠잠한 걸음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 24의 광폭행보

'이마트24' 점포 수는 2월 2846개에서 3월 2949개로 한 달 새 103개가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만 1월 95개, 2월 98개가 늘어나는 등 이미 4개월째 출점 1위 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며 이달 중순쯤에는 300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편의점 거침없는 출점 행보는 로열티를 없애고, 24시간 영업이 아닌 점주의 자율 선택에 맡긴 영업시간, 중도해지 위약금을 없애는 이른 바 3無 전략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자율 영업시간 방침으로 점주들은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인한 야간 근무 인력 고용부담을 덜었다.

이와 관련, 이마트 24 홍보팀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급증하는 등 사회구조 변화에 발맞춰 편의점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보고 투자 중”이라며 “점포 수 증가에 맞춰 상품의 질적 향상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 시점은 사실상 투자 단계이며 손익분기점은 5000점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점포수를 3500 ~ 400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빅3 다소 ‘주춤'

반면 편의점계 ‘빅3’(CU, GS25, 세븐일레븐)의 움직임은 둔한 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편의점 빅3의 순증(개점 수-폐점 수) 점포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절반 이하 수준인 42% 떨어졌다.

실제로 GS25의 순증 점포 수는 160개점으로 56%나 줄었고, CU는 41% 감소한 194개점에 그쳤다. 빅3의 출점 둔화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미 국내 편의점 숫자는 인구(약 5천125만 명) 대비 약 1천400명당 1곳 꼴로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인건비 부담으로 점주들의 수익성 약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CU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1만 3000여 점 가까이 되는 CU의 점포 수를 고려했을 때 지금은 점포 수 늘리기보다 상품과 서비스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할 단계다”라고 말했다.

4사 편의점 규모 ※ 2018년 1월 말 기준.
4사 편의점 규모 ※ 2018년 1월 말 기준.(표=우정호 기자)

이마트 24에 업계 ‘촉각’, 빅3 위협 가능할까?

한편 이마트 24의 공격적 행보에 따라 빅3도 촉각을 곤두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CU 홍보팀 관계자는 이마트 24의 행보에 관해 “CU와 이마트 24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구조가 서로 다르다”며 “아직은 비즈니스 차원이 다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만 편의점 업계가 포화상태라는 얘기는 현재 1만 3천여 점에 이르는 CU의 편의점 수가 5000여 점에 이를 때부터 나왔던 얘기”라며 “이마트 24가 앞으로도 유망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데에는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편의점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전략을 세우고 오는 2020년까지 3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역시 대규모 출자와 공격적 마케팅을 예고한 이마트 24의 약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견이 나오는 가운데 빅3를 위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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