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방송법 “탄핵된 정권과 지금은 다르다”
우원식, 방송법 “탄핵된 정권과 지금은 다르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4.10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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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개입을 아예 없애자는 민주당의 입장 변화 설명, 야당은 여전히 2단계를 주장하고 있고 내로남불이라 비판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개헌 정국의 새로운 장애물로 방송법이 등장했다. 여야가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방송법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권이 아예 방송에서 손을 떼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그런 구체적인 안을 설계해놨고 이것을 통과시키자는 것이다. 

방송법과 관련 민주당은 기존에 주장했던 2단계를 뛰어넘어 3단계를 하자는 안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방송법과 관련 민주당은 기존에 주장했던 2단계를 뛰어넘어 3단계를 하자는 안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쟁점은 결국 KBS·MBC와 같은 공영방송의 사장을 어떻게 임명하느냐의 문제다. 

1단계는 정부여당이 사실상 사장을 임명하는 구조이고, 2단계는 야당이 반대하면 사장 임명이 불가능한 구조(특별다수제)이고, 3단계는 독립적인 사장 추천 기구를 만들어 정치권의 입김을 아예 없애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방송장악이 만연했던 보수정권 9년을 거치고 탄핵과 촛불혁명을 지나왔다면 1단계에서 3단계로 가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입장은 이미 민주당의 박홍근 의원이 2단계 법안을 발의해놨고 이걸 바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야당 시절에 국회 농성까지 해가면서 2단계 법안 통과를 주장했던 만큼 이제 와서 시간을 끄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 부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향후 국회 의사일정에 대해 최소한의 신뢰를 가지고 논의할 수 있다며 “바른미래당의 마지노선”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현재 개헌 열차를 가로막는 새로운 변수로 방송법이 등장한 만큼, 민주당은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 원내대표는 4월 안에 방송법을 처리하기 위해 전날(9일) 밤을 새고 3단계 법안을 구상했다며 오늘 아침이 되자마자 직접 전화를 걸었는데 “(김동철 원내대표는) 본인이 요구한 것이라서 알아듣는 눈치”였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동의하지 않는 눈치였고 설명듣지 않은 것으로 하겠다는 말”을 했고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내용을 잘 알겠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3단계 안과 관련해서 4월 안에 통과시킬 안을 준비하는데 고심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원식 원내대표는 3단계 안과 관련해서 4월 안에 통과시킬 안을 준비하는데 고심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MBC 앵커 출신으로 이명박 정권 당시 앵커직에서 쫓겨났던 신경민 의원도 동석했는데, 신 의원은 “박홍근 안(2단계)은 당시에 불가피한 최소한의 방식”이었다며 “방송 장악하려는 정권에 맞서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리 원전의 공론화위원회에서 힌트를 얻고 세계적으로 공영방송을 잘 하는 분들의 사례를 참고해서 공영방송후보추천위원회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장 임명과 이사회를 완전히 분리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며 3단계 법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동석한 박홍근 의원도 “여전히 그 권한(정치권이 이사를 추천하는 구조)을 내려놓지 않고 나눠먹을 거냐 이 문제에 대해서 선택을 할 때가 됐다. 나눠먹지 않고 (정치권이 완전히 이사 선임권을) 내려놓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특수한 상황이 있어서 1단계에서 3단계로 가자는 민주당과 달리 야당은 정권교체가 됐으니 2단계로 가야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 얘기가 타당성이 있으려면 탄핵된 세력과 탄핵 이후에 구성된 정부가 같은 수준이라면 맞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그런 민주당의 입장 변화와 관련해서 길게 풀어냈는데 “(1단계의 현 방송법은) 대통령과 집권세력이 공영방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스템이고 내 안(2단계)은 국회가 공영방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안이다. 대통령도 정부도 국회도 정치권이 공영방송에 개입할 수 없게끔 하자는 안(3단계)”이 지금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방식이고 그런 입장 변화의 배경은 이런 거다.

즉 “이것을 박근혜 정부 때는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서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강했기 때문에 그나마 국회에라도 가져오자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그걸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선임권과 추천권 등 이런 권한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의 차이가 생긴 거다. 박근혜 정부 때와 문재인 정부 때는 이제 사장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명료한 입장이 있기 때문에 (3단계를 위한) 환경이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만약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계속 공영방송의 사장과 인사 문제에 관여하겠다고 하면 국회안(2단계) 정도라도 해야 된다고 본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정부나 청와대가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국민들에게 이걸 다 돌려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의원이 박근혜 정권 당시 발의했던 법안을 빌미로 야당은 내로남불이라고 맹공격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홍근 의원이 박근혜 정권 당시 발의했던 법안을 빌미로 야당은 내로남불이라고 맹공격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지만 민주당의 생각과 달리 홍준표 대표와 한국당의 인식은 이 정부가 방송은 물론 신문과 인터넷까지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그렇게 주장하고 있고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길환영 전 KBS 사장을 영입했고 이들과 함께 김세의 MBC 기자, 박상후 전 MBC 부국장을 초대해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 지원 특별위원회>까지 결성했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신년 인사회로 자유한국당의 전국 시도당을 돌면서 공공연히 이 정권의 언론 장악을 주장했고 심지어 여론조사기관까지 “관제”라고 주장했다. 

박홍근 의원의 말대로 이런 한국당의 진단이라면 야당이 2단계를 주장할 수밖에 없고 여기에 바른미래당까지 가세한 상황이라 방송법 변수가 어떻게 풀릴지 난국이 예상된다. 

한편, 박 의원은 간담회가 끝나고 자리를 떠나면서 “(야당의 2단계 안은 더 이상 민주당이 받지 않은 예정인가라는 물음에) 우리는 국민께 돌려주는 안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해 여야의 타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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