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생활비 지급…비만·혈압 지속 체크하고 입원 등 스피드 대행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됐다.
머지않아 베이비붐 세대는 국내 노령층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노후자금과 건강과 관련한 산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이에 대비한 관련업계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는 H씨는 지금도 2007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에 가입한 것을 뿌듯하게 여기고 있다. 당시는 H씨가 퇴직을 한 지 15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이다. 일정한 수입이 없던 그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문제는 대출금이 늘면서 이자도 불어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대로라면 전재산인 집을 잃을 수도 있는 처지였다. H씨는 과감하게 주택연금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가족을 설득해야 했다. 아내는 집을 유산으로 남기고 싶어했다. 하지만 생활고 해결이 우선임을 강조해 동의를 얻어냈다. 자녀들도 흔쾌히 지지했다. 그 후 H씨의 노후는 편안해졌다. 살던 집에 그대로 살면서 생활비 걱정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연금 중 일부를 저축해 손자들에게 선물하는 재미도 생겼다. 그는 주택연금을 ‘고령인의 안식처’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60세 이상의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가입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첫선을 보인 2007년 5백15건이던 가입자가 2009년 1천1백24건, 지난해 2천16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4월 말 현재 8백50명이 신규가입을 했고 이 속도라면 연말 3천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연금은 특히 서민층 은퇴자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주택가격 3억원 이하 가입자가 전체의 65퍼센트, 85㎡ 이하의 국민주택이 78.1퍼센트, 월지급액 1백50만원 이하가 전체의 80퍼센트에 이른다. 가입자들의 만족도는 2008년 45.5퍼센트에서 2010년 63퍼센트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9억 이하 주택 담보로 편안한 노후 예약 김형목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부 팀장은 “퇴직 후 자녀를 출가시키고 나면 대부분의 경우 남는 재산이라고는 집 한 채가 전부인데 이마저 상속을 염두에 두고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최근엔 상속 대신 생전에 자녀에게 손 벌리지 않고 자신도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면서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연금은 살던 집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기고 매월 일정액의 연금을 지급 받는 금융상품이다. 주택담보대출금을 매월 나눠 받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주택에 대한 소유권은 가입자가 그대로 유지하며 가입을 해지하면 금융기관은 주택을 처분해 대출금과 이자를 돌려받는다. 대출금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은 당연히 가입자의 몫이 된다. 최대 장점은 살던 집에 그대로 살면서 죽을 때가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오래 살아 담보인 집보다 받은 연금이 많아지더라도 연금은 계속 지급된다. 가령 60세에 3억원 상당의 집을 담보로 맡기면 매월 70만원을 종신토록 받게 된다. 국가가 지급을 보증하므로 연금지급이 중단될 위험도 없다.
자신의 경제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연금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먼저 연금수령 방식이 다양하다. 불시에 필요한 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연금수령 방식을 다르게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3억원의 집을 담보로 매월 70만원을 받을 수도 있고, 3억원 가운데 5천만원은 수시로 입출금하고 2억5천만원에 대해서만 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연금액을 다르게 설계할 수도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액을 받는 것으로 정할 수도 있고, 초기에 많이 받다가 수령액을 줄어들게 할 수도 있으며, 초기에 적게 받다가 나이 들수록 더 많이 받도록 설계할 수도 있다. 자신의 경제상황에 맞게 최적화된 설계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모든 사람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다주택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부부가 모두 60세 이상이어야 한다. 9억원 이상 주택 소유자도 가입할 수 없다. 가입은 한국주택금융공사나 시중은행에서 할 수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홈페이지(www.hf.go.kr)와 전화(1688-8114)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노후건강 보장 건강관리 서비스 급부상 건강관리 서비스도 각광받기 시작했다. 병원이 이미 질환이 발생한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라면 이 서비스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사전에 건강을 관리해 준다. 비만 위험 고객에겐 체중관리를, 혈압이 높은 고객에겐 혈압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해 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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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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