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 회장(사진=연합뉴스제공)
포스코 권오준 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새 정부 출범이후 퇴진 압박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오늘 긴급 이사회를 통해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긴급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사회 개최 여부나 안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권 회장의 거취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4년 3월 박근혜 정부 때 제8대 회장에 선임된 권 회장은 취임 후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선과 구조조정을 단행해 6조원이 넘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 초 연임에 성공해 2020년까지 임기가 연장된 상태지만,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퇴진설이 제기됐다.

권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해 6월 첫 미국 방문에 동행한 경제인단에 참여를 신청했지만 명단에서 빠졌고, 2차 경제인단(인도네시아) 때도 포함되지 않아 정부가 우회적으로 퇴진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현재 검찰이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퇴진에 무게를 싣는다. 최근 포스코건설 등의 전·현직 경영진 7명이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당해 첨단범죄수사2부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포스코로고(사진=포스코제공)
포스코로고(사진=포스코제공)

포스코, 정권 바뀔 때마다 총수 교체

포스코 회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도 하차한 전례가 있다. 권 회장 이전까지 총 7명의 포스코 역대 회장이 정권 교체 이후 뇌물수수나 배임, 횡령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국영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는 2000년 9월 정부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민영화됐지만,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총수가 중도 하차했다.

권 회장의 전임인 정준양 전 회장(2009년 1월∼2014년 3월)은 권 회장과 비슷한 전철을 밟다 사임했다.

정 전 회장도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국빈만찬과 10대 그룹 총수 청와대 오찬, 베트남 국빈방문 사절단 등 대통령이 참석한 주요 행사에서 배제됐다.

정 전 회장도 2013년 11월 이사회에 사의를 표명할 당시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1년 4개월가량 남겨둔 상태였다.

이후 정 전 회장은 포스코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대가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됐지만, 작년 11월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구택 전 회장(2003년 3월∼2009년 1월)은 2007년 봄 한차례 연임했으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1년 뒤인 2009년 초 정치권 외압 논란 와중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말부터 검찰이 이주성 전 국세청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포스코가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에 나섬에 따라 결국 사퇴 수순을 밟았다

포스코의 민영화 전에는 고(故) 박태준 초대회장(1968년 4월∼1992년 10월)이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임한 것을 비롯해 1992∼1994년 사이 황경로(1992년 10월∼1993년 3월)·정명식(1993년 3월∼1994년 3월)·김만제(1994년 3월∼1998년 3월)·유상부(1998년 3월∼2003년 3월) 등 무려 5명의 회장이 정권교체 직후 잇달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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