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회 장애인의 날 기념 ‘함께서울 누리축제’, 안철수·박원순·우상호·이재명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어김없이 많은 정치인들이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에 대한 진정성이 있을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들의 관심 하나 하나가 장애인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게 현실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장애인이라는 말을 영어로 Differently able 즉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고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우리 장애인들이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것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만 봐도 어떤 비장애인이 그 분을 따라갈 수 있겠는가. 아니 수많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보다 다르고 더 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의 인권과 처우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고 말했는데 서울시가 주최하는 <함께서울 누리축제>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을 도모하는 행사로 그런 인물들의 공로를 인정해 상을 주기도 한다. 

올해 누리축제는 18일 서울 강남구 SE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렸고 박 시장,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이 장애인 인권 개선에 헌신해온 인물들에게 시상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철수 후보와 우상호 후보가 나란히 앉아있다. 최근 날선 정치 공방을 벌였던 두 사람이라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함께서울 누리축제는 장애인 취업 박람회를 열었고 모의면접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애는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기회의 부족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는 “2012년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 그때 출마선언하면서 수화통역과 함께 했다. 그 이후에 모든 정치 현장에서 수화통역이 함께하는 게 전통이 됐다.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릴 때는 항상 자막을 같이 올린다. 19대 국회의원 시절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할 때 장애인 인권침해 방지법을 발의했고 얼마전에는 장애인 분들을 인재영입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힘을 쏟아주실 것”이라며 장애인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후보가 발언하고 바로 옆에서 수화로 통역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지난 16일 국회에서 안 후보는 바른미래당의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윤상은 박사(대구대 재활과학과)·김충현 회장(한국장애인 미술협회장)·이문희 사무처장(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김완배 회장(한국산재장애인협회)·최종길 회장(대한장애인 컬링협회)·이혜경 회장(우리아이함께키운모임)·이동영 교수(관동대 사회복지학과)·이운식 교수(대구대 직업재활학과)·가수 김지호씨·마술사 최성운씨 등 신체 일부가 불편하지만 사회에서 당당하게 활약하는 장애인 10명을 인재로 영입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안 후보는 장애인 인권의 핵심을 인식 개선·소득격차·이동권·취업 등 네 가지로 규정했고 “일자리를 통한 자립 환경 마련이 최우선의 복지”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 정부의 장애인 복지 지출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4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장애등급제 폐지·부양의무자기준 폐지·탈시설과 자립생활 권리 보장·장애인 연금 강화·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공약한 바 있다.

이재명 후보와 김혜경 부인이 축제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같은 날 경기도 하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4회 장애인축제한마당에 참석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함께 하는 나라는 누가 대신 만들어주지 못 한다. 우리의 환경을 개선하고 동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이어 “나도 장애가 있다. 장애인이 겪는 슬픔과 억울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하다 못해 휠체어로 이동하려면 보도에 턱은 왜 그렇게 많나? 배려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인들이 장애인 복지와 인권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희망적이지만 현재 발달장애 관련 예산이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오히려 5억원이 삭감되는(85억원) 등 제도적 현실은 장애인에게 냉혹하다.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단순히 립서비스 차원이 아닌 실제 제도적 개선을 위해 어떻게 작용하는지 장애인들이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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