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있는 박인규 전 행장(사진=연합뉴스tv캡쳐)
대구은행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있는 박인규 전 행장(사진=sbs캡쳐)

[중앙뉴스=신주영기자]검찰이 대구은행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박인규(64) 전 행장을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박 전 행장에게 23일 오전 9시 30분 출두하라고 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최근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채용 비리,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정황들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박 전 행장은 2016년 자신을 보좌하던 직원 자녀 채용과 관련해 위법한 지시를 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또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수수료를 제하고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 깡' 방법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대구은행 압수수색 자료 분석 과정에 '청탁리스트'도 확보했다.

파일 형태의 목록에는 청탁자, 청탁내용 등과 관련한 특이사항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 전 인사부장을 구속하는 등 지금까지 대구은행 전·현직 인사 담당자 4명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건했다.

박 전 행장은 검찰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여론이 나빠지자 지난달 29일 DGB금융지주 회장과 대구은행장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다.

DGB금융지주는 박인규 전 회장 사임에 따라 신임대표 선임 시까지 김경룡 전략경영본부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한다. 

대구은행 로고
대구은행 로고

 

대구은행 채용비리에 이어 증거인멸까지

검찰은 지난 2월9일 오전 대구시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등 총 4곳을 압수수색하고 신입사원 불법채용과 관련된 관계자들도 단계적으로 소환조사 했다.

당시 대구은행의 2016년 신입사원 채용 간이면접에서 지원자 3명이 최고등급을 받아 합격한 것과 관련해 채용 비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지난 8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대구은행 채용 비리 연루 혐의(업무 방해 등)로 구속된 전 인사부장 A씨에 대한 조사에서 지역 고위 인사의 자녀를 부정 채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A씨가 고위 인사 자녀가 보훈 가족이 아님에도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해당하는 대상자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신입 행원으로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인사부장을 지낸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총 11차례에 걸쳐 채용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혐의와 인사부 직원들에게 채용서류 원본 폐기를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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