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에 사과 촉구,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 선대위원장 공식 제안, 박 시장에 지지율이 크게 지는 것은 아직 선거구도가 인물대결이 아니기 때문, 민주당의 대응을 5대 구태정치라고 주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연일 중앙 정치권의 이슈에 목을 매는 이유를 설명했다.

안 후보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태정치의 상징인 불법 여론조작 게이트를 모른채 하고 서울시장 당선만을 위해 움직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내가 피해자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대선의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며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것은 1개 주를 빼고 압승한 대선의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니었고 그 자체가 범죄행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단순히 선거운동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 여권에서 터져나오는 정치적 논란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는 단순히 선거운동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 여권에서 터져나오는 정치적 논란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선언을 한 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건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권을 비판해오고 있다.

본인이 대선 후보로서 피해를 봐서가 아니라고 했지만 안 후보는 “날조된 추문을 덧씌워 가능성 있는 후보를 추락시키고 조롱과 혐오의 말(MB아바타)을 고안해 프로그램으로 퍼트리는 행위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해 권력을 쟁취한다면 이 나라의 앞날은 이미 어두운 것”이라고 말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임을 암시했다.

청와대의 대응에 대해서는 “교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포기하려는 김경수 의원을 청와대가 압박해 출마를 강행하게 했다는 세간의 의혹에 문재인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후보는 “야당 대표들이 모두 모여 국정조사와 특검에 대해 합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고 실제 야3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의 지도부는 다음날(2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공조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터넷 여론 시스템과 관련해서 안 후보는 “포털의 댓글란과 포털의 뉴스 장사를 없앨 필요가 있다”며 “(자유로운 인터넷 여론 흐름이 후퇴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미국같은 경우는 댓글란이 없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후퇴된 게 아니다. (한국 포털의 댓글 논란이) 한 두 번이 아닌 여러 번 악용의 소지가 있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바른미래당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이번 사태 관련 특검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더 높게 나온 것에 대해 “그것 자체가 얼마나 인터넷 여론이 왜곡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라며 “허니팟이라는 보안업체가 있는데 여러 가지 보안의 취약점을 일부러 드러내놓고 기다리고 있으면 수많은 해커들이 달라붙는다. 마찬가지로 얼마나 쉽게 여론조작이 일어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 중에 하나”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홈페이지에서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당의 기대와는 달리 특검 반대가 2162명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캡처사진=바른미래당 홈페이지)

안 후보는 김 의원을 “댓글조작의 중간총책”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말씀드렸다. 모든 것을 한 사조직에게만 의존했겠느냐라는 것이다. 일부 언론 보도들을 보면 (민주당이) 복수에 부탁했다고 나왔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 “지난 금요일 새벽 트윗 계정에 올라온 김경수 응원 글을 직접 올린 것이 맞는가”라고 묻고 “갑자기 트윗을 삭제한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이 바뀐 것인가 사정이 바뀐 것인가. 김기식 전 금감원장을 황희 정승 같은 사람이라 감싸더니 댓글조작의 중간총책 김경수 의원을 멋있다고 칭송한 그런 도덕관과 판단력은 서울시장으로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부실한 이념에 사로잡혀 기업을 옥죄고 온갖 포퓰리즘으로 현실을 감춰온 서울시정의 모습을 확 바꿔내겠다. 박원순 서울과 전혀 다른 안철수 서울을 보여드리겠다”고 공언했다. 

박 시장이 19일 새벽에 올린 트위터 글. (캡처사진=박원순 시장 트위터)

이와 관련 박양숙 전 대변인(박원순 캠프)은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박 시장은 여전히 김기식 전 금감원장과 김경수 의원을 믿고 지지한다. 당원이자 함께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던 동지로서의 신뢰는 변함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트윗 삭제는 특정 후보의 기자회견 영상을 링크하는 것은 선거법 상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선관위 권고에 따라 조치된 것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는 손학규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에게 캠프 합류를 공식 제안했다.

안 후보는 “손 전 고문을 모시려고 한다”며 “우리 미래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오찬 자리에서 안 후보는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받아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진지한 표정으로 청와대와 민주당의 대응을 비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매일경제와 MBN이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코퍼레이션’에 의뢰해 4월14일~16일 서울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12.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원순 52.1%·안철수 13.3%·김문수 10.1%·없음 8.1%·모름 16.3%로 안 후보는 박 시장에 4배 차이로 뒤쳐져 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단일화를 해도 2배 차이가 난다. 

물론 부동층과 정치 무관심층이 24.4%에 달하기도 하지만 안 후보는 “근본적으로 아직은 선거 국면이 인물 대결로 안 넘어왔고 지금은 정당 지지율에 기대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러 가지 지지율 조사들이 응답률 3~4%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 유의미한 것은 민주당 경선에 세 후보(박영선·우상호)가 있었을 때 개인으로 대입하면 (당 지지율보다) 낮다. 그러니까 당 지지율을 깍아먹는 후보들 밖에 없는 거다. 그건 김문수 후보도 마찬가지다. 그니까 기득권 정당에 소속된 것 외에 경쟁력이 없다. 그러나 나는 우리 당 지지율에 3~4배 된다. 그건 당 지지율 플러스 개인 경쟁력이라고 본다”며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지역에 국한해서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7.1%이고 안 후보는 13.3%이기 때문에 2배 정도다. 전국 정당 지지율의 경우(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센터’가 자체적으로 4월14일~15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10.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 44.7%·자유한국당 10%·바른미래당 5%·민주평화당 7%·정의당 4.9%·기타 1.4%·없음 31.4%·모름 2%로 3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안 후보는 '안철수 서울'은 '박원순 서울' 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어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는 '안철수 서울'은 '박원순 서울' 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어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밖에도 장진영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바른미래당의 서울시장 후보 단수 공천을 비판한 것과 관련 “나도 예비후보 중 한 사람이다. 당의 결정을 따른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당에서 이제 말씀을 나눠야 하는 게 도리 아니겠나. 나도 후보 중 한 사람인데 나한테 묻는 것은 이런 경우는 없다. 내가 답할 내용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장 전 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의 단수 공천 결정 이후 안 후보로부터) 전화 한 통 없었다”며 안 후보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번 사태 관련 민주당의 대응을 구태정치의 5대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그것은 △더불어진흙탕 수법(우원식 원내대표가 너도 문제있지 식으로 반응) △괘념치마라 수법(그런다고 대선결과가 바뀌냐) △꼬리자르기 수법(지금은 꼬리가 많이 굵어져서 피가 많이 날 것임) △피해자 코스프레 수법(그 덕을 보고 대선 이긴 사람들이 피해자라는 게 말이 안 됨) △아무말대잔치 수법(추미애 대표의 경우 댓글이 장난이 아니네라고 수사 의뢰했다가 사실은 장난이었어라고 말도 안 되는 반응을 보임)이다. 

관련해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드루킹 일당은 온라인 선거브로커”라며 “민주당의 대표인 저와 민주당의 정치인들을 공격해 왔다. 그런 그들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당원이었다는 이유로 민주당과 연관성을 묻는다는 것은 허황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드루킹 사건은 건전한 포털 여론 형성을 저해해 온 민주주의의 적들이고 이 적들과 민주당은 싸울 것임을 잘 알아야 할 것이고 수사당국은 하루속히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부풀려진 야당의 의혹을 조속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해 보려는 야당들의 꼼수도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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