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모든 것이 제불찰이고 제 잘못"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제공)

[중앙뉴스=신주영기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현민 전무의 갑질 파문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조현민·조현아 두 딸을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2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의혹이 제기된 지 열흘 만이다

하지만 딸의 사퇴와 사과문에도 외국인 신분 불법 등기임원 논란과 고가품 밀수 혐의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어 사태가 가라앉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폭로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탈세·밀수 의혹에 대한 언급은 없어 ‘반쪽 짜리 사과’라는 지적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주말 본사 7층 집무실의 문틈을 실리콘으로 메우는 공사를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더욱이 3년 전 '땅콩 회항'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과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대중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 부사장은 집행유예가 끝나기도 전에 그룹의 호텔을 운영하는 계열사 사장으로 3년 4개월만에 복귀했다. 

때문에 조 회장의 사과도 사태를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조현아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전무(사진=kbs캡쳐)
왼쪽부터 조현아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전무(사진=kbs캡쳐)
조현민 전무가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사진=MBC뉴스 캡쳐)
조현민 전무가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사진=MBC뉴스 캡쳐)

 

사과문 전문.

이번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한항공의 임직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하여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항공의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조현민 전무에 대하여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하여, 한진그룹 내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하여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여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습니다.

또한 차제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습니다.

한번 더 이번 사태를 통하여 상처를 입은 피해자, 임직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환골탈태하여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2018년 4월 22일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