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쟁은 여전, 정쟁 자제는 공염불, 유시민 작가 민주당이 특검을 받아줘도 괜찮다 제안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남북 정상회담의 날이 밝았고 야3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은 정쟁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야 공방은 여느 때와 같다. 오히려 더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한 야3당의 특검 요구를 수용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마찬가지로 야당은 연일 정부여당에 공세 중이다.

26일 열린 한국당의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는 드루킹 사건의 여론조사 조작 선관위 의뢰, 강성권 전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 성폭행 의혹, 개헌 책임, TV조선 압수수색, KBS의 자유한국당 의원 해외출장 보도 등 정부여당에 공세적인 발언들로 가득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민주당에게 특검을 수용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민주당에게 특검을 수용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특검을 통해 드루킹 게이트의 전모가 밝혀지고 나면 무엇이 허위사실인지 아닌지 알게될 것”이라며 “안 그래도 지방선거 앞두고 할 일 많은 선관위에 드루킹 허위사실까지 밝혀달라고 (민주당이) 요구하지 말고 특검에 의뢰하는 편이 훨씬 더 명확하고 합리적”이라고 말해 민주당에 다시 한 번 드루킹 사건 관련 특검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김영우 의원은 “드루킹 사건 또 민주당과의 연루 이것을 보도한 해당 언론사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한다는 이런 것들이 정말 과연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여당은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진실을 밝히는데 왜 이렇게 소극적이고 모든 것을 감추려고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과거 적폐에 대해서는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비해서 자기 자신들이 쌓아가고 있는 오늘의 적폐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는 민주당 정말 내로남불 정당”이라고 맹비판했다. 

김영우 의원은 민주당을 두고 내로남불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민주당을 두고 내로남불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연일 특검과 추경·국민투표법을 맞교환하자고 하는데 국민이 부여한 입법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가 위헌 상태에 놓인 국민투표법을 개정하는 것이 일일이 조건을 달 일인가”라며 “추경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삶을 책임진 국회가 청년들 일자리와 고용위기 지역의 고통을 해결하자는 것을 놓고 길거리 좌판에서 물건 흥정하듯 대할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으로 가도 늦지 않을 일을 가지고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이처럼 너무 터무니없는 정치를 벌이고 있어 국회는 멈춰있고 국민의 걱정은 높이지고 있다”고 특검 불수용 입장을 재차 밝혔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민투표법과 추경은 다른 것과 맞교환할 게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민주당은 야당의 특검 요구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홍근 의원도 “자유한국당의 정쟁 자제 공언은 불과 단 하루 만에 부도수표였음이 확인됐다. 정쟁 자제는 커녕 연일 장외투쟁과 집회로 남북정상회담 훼방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은 습관적 고질병이자 악성 도돌이표다. 말씀드린 것처럼 새 정부 출범 1년도 안 돼서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은 7번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특검을 무기로 정략적 거래를 하겠다는 한국당식 접근은 더 이상 통할 수 없다. 한국당과 김성태 원내대표는 역대 최고의 정쟁왕이라도 등극하고 싶은 심산인가. 습관적 국회 보이콧과 주머니 속 공깃돌처럼 매번 특검 주장으로 국회를 통째로 말아먹겠다는 것인가”라며 맹공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한국당 못지 않게 강하게 민주당을 몰아붙이고 있다. (사진=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한국당 못지 않게 강하게 민주당을 몰아붙이고 있다. (사진=바른미래당)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드루킹 사건을 파헤쳐보겠다고 민주당이 진상조사단까지 설치하고 법석을 떨었지만 지금까지 열흘 동안 달랑 회의 한번 하는데 그쳤다”며 “우원식 원내대표는 대선 불복 운운하고 속내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논리로 특검은 절대 못 받겠다고 했다. 자체 진상조사는 유야무야되고 경찰과 검찰은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특검은 불가하고 그렇다면 그냥 묻고 가자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쟁을 자제하겠다는 야권에 대해 오히려 정쟁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여론조작의 진실을 규명하자는 요구에 대해 현 정부를 인정하냐 안 하냐라고 여론을 비틀어버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총선에서 선거 부정행위를 규명하자고 하면, 그것은 총선불복인가. 적반하장도 유분수가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26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민주당의 주장처럼 드루킹 사건이) 별거 아니라면 특검으로 해결하는 게 확실한 방법”이라며 “드루킹 문제를 받아서 국민투표법 이거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유시민 작가는 “드루킹 특검을 받아줘서 (야당이) 개헌을 해준다면 나도 찬성”이라고 말했지만 “받아주더라도 이건(개헌을) 안 해줄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드루킹 문제 가지고 야당이 공세를 하고 있지만 이 문제를 개헌만큼 동등한 비중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여야합의하면 특검을 거부하지 않겠다고 이미 입장이 나왔다. 민주당이 받냐 안 받냐의 문제만 남았다. 민주당이 받아줘도 (야당이) 국회에는 출석해도 국민투표법은 안 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시민 작가는 민주당이 특검을 내줘도 정국이 불리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캡처사진=jtbc)
유 작가는 여권에 호재인 뉴스가 많은데 비해 야권에는 드루킹 사건 등 별로 큰 건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캡처사진=jtbc)

박 교수는 “(국민투표법은) 여당의 협상력에 달려있다”고 응수했고 유 작가는 “협상력이 아니라 한국당이 국민투표법을 받을 생각이 없다. 그걸 받으면 민주당이 6월 개헌을 하자고 밀어붙일 것이고 한국당은 그게 싫기 때문에 안 해줄 것”이라고 반론했다. 

특히 유 작가는 “여권에서는 특검을 내줘도 괜찮다. 왜냐하면 이쪽에서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등해서 통돼지를 한 마리 삶고 있다. 야당들 다 모여가지고 중닭 밖에 안 되는 조만한 닭 한 마리 삶고 지금 불피우고 난리가 났다”고 묘사했다. 박 교수는 “(드루킹 사건이) 중닭인지 칠면조인지 그건 두고 봐야한다”고 반응했지만 유 작가는 “(그게 큰 건인지 작은 건인지) 보면 모르나 척 보면 알아야지”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떳떳하면 (민주당이) 특검을 받아라”고 재차 요구했다. 

유 작가의 표현대로 통돼지를 삶고 있는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특검을 수용하게 된다면 정국이 바로 풀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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