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탈하게 이야기하고 합의의 이행을 강조, 수시로 만나자는 표현도 나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18년 4월27일 9시29분.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무위원장이 만났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두 정상은 손을 맞잡았다. 김정은 위원장(북한 노동당)은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여기까지 나와서 맞이해주셔서 감동스럽다”고 운을 뗐고 문재인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용단이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왔다가 문 대통령에 “월북 한 번 해보자”며 농담을 건넸고 두 정상은 북쪽 분계선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방명록에 기록했다.

남쪽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민간인통제선에 위치한 대성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녀 학생에게 꽃다발을 받는 두 정상. (사진=연합뉴스 제공)
같이 걸어오는 두 정상. (사진=연합뉴스 제공)

11년이 걸린 남북 정상회담. 두 정상은 할 말이 많다.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서 마주 앉은 두 정상은 오늘의 좋은 결과를 기분 좋게 전망했다.

먼저 김정은 위원장(북한 노동당)은 모두발언에서 “너무나 쉽게 넘어올 수 있었는데 11년이 걸렸다. 왜 이렇게 오기 힘들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오늘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좋은 마음가짐을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말씀드리고 기자 여러분에게도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 통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를 이뤄서 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회담장에 마주 앉은 두 정상. (캡처사진=MBN)

1953년 7월27일 3년 간 이어지던 6.25 전쟁이 멈추고 정전협정이 이뤄졌다. 65년이 흘렀다. 그동안 수많은 남북 접촉과 합의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인 결실로 이뤄지지 못 했고 또 다른 불신을 만들었다. 두 정상은 이런 역사를 알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역사적인 이런 상황에서 기대하는 게 많고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도 그게 이행되지 않으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낙심을 주지 않겠나”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봄을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세계의 눈과 귀가 한반도에 쏠려 있다. 해외동포들의 기대도 크다. 그만큼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고 표현했다.

2007년 10월4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07년 10월4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서 악수하고 있다. 11년만의 정상회담의 의미를 되새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밖에도 김 위원장은 평화의집 회담장까지 200m를 걸어오면서 느낀점을 풀어냈다. 

김 위원장은 “잃어버린 11년”으로 집약됐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 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의 세월이 아깝지 않도록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잘 풀고 마음을 합해서 그런 의지를 가지고 잘 해보자”고 발언했다.

특히 “오늘 이 자리에서 평화와 번영의 북남관계가 이뤄지는 출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툭 터놓고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만큼 이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벅찬 마음을 표출했다.

사열을 받기 위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이동하고 있는 두 정상.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열을 받기 위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이동하고 있는 두 정상.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편, 두 정상의 소탈하고 진솔한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하루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10년 동안 못 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저녁 만찬가지고 많이들 이야기하던데.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다. 이렇게 멀리서 가지고 왔는데. 아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갔구나. 아무튼 맛있게 잘 먹었으면 좋겠다”고 북한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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