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1일 오전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1일 오전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중앙뉴스=신주영기자]갑질 논란을 빚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1일 오전 9시 56분께 서울 강서구 강서경찰서 정문에 최근 '물벼락 갑질'로 국민적 공분을 산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가 모습을 드러냈다.

초췌한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선 그는 '유리컵을 던진 것과 음료를 뿌린 것을 인정하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고 허리를 2초가량 숙이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밀쳤다고만 했는데 이는 갑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고, 다른 질문에는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 전 전무는 "죄송하다"는 말을 모두 여섯 차례 하고서 도착 2분 만인 오전 9시 58분께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 전 전무는 이날 법무법인 율촌 박은재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출석했다. 박 변호사는 앞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함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택공사 비리 사건 변호를 맡았다.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업체 A사 팀장 B씨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린 혐의(폭행 등)를 받는다.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상대로 당시 문제가 됐던 광고업체와 회의에서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조 전 전무가 유리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을 경우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혐의 사실 확인을 위해 당시 회의 참석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왔다.

다만 당시 상황에 관해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조 전 전무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도 조사할 방침이다. 그가 폭언이나 폭행으로 광고대행사의 업무를 중단시켰을 경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상대로 증거인멸이나 피해자를 상대로 한 회유·협박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조 전 전무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지, 추가 조사가 필요한지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자녀가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조 회장의 큰딸인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2014년 12월 17일 서울 서부지검에 출석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또 조 회장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과 관련한 폭로가 이어지자 이와 관련한 내사도 진행하고 있어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이 이사장도 소환될 가능성도 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1일 오전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사진=mbc캡쳐)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1일 오전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사진=mbc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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