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서울선대위원장 겸임, 지방선거 이후 바른미래당 위주의 정계개편을 위해 나서, 적대적 공생관계 하의 제3세력의 약진이 중요, 햇볕 정책과 남북 정상회담 높게 평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손학규가 돌아왔다. 지난 대선 국민의당 경선에서 패배한 뒤 한 발짝 정치권에서 물러나 있다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국면 당시 지지 발언을 했었지만 바른미래당이 창당된 이후에는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손학규 전 국민의당 고문은 “탈당은 하지 않았으나 당무나 당 행사에 전혀 참가하지 않았다. 오늘 처음으로 당 행사에 나온 나로서는 마치 새로 입당하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손학규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제3세력으로서 자리잡기 위해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손 전 고문이 3일 오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동시에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를 전담 마크하기 위해 서울선대위원장도 겸임하기로 했다. 모양새는 안 후보의 요청에 응한 것이 됐다. 손 위원장의 성패는 안 후보의 선거 결과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손 위원장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고 86%를 넘어섰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60%에 다다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 17곳 중 아직까지 8개 지역에만 후보를 내고 있고 그나마 서울시장 선거 하나에 기대를 해보고 있는 중”이라며 현실을 직시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도 지지율이 50:20:16이었고 지금은 여론조사 통계가 없습니다만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체 상태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손 위원장의 공식 임명 이후 조만간 선대본부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은 손 위원장의 공식 임명 이후 조만간 선대본부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특히 “많은 사람들이 (바른미래당의 선대위원장직에) 반대했다. 지지자들 거의 모두가 반대했고 정치 행보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던 가족들도 반대했다. 한동안 살았던 호남 지역의 민심도 그렇고 수도권 지역의 호남인들도 반대가 아주 심했다. 바른미래당과 안철수 개인에 대한 반감이었다. 나를 지지하는 호남 사람들 거의 국민의당을 탈당했고 바른미래당에 합류한 사람이 없다”며 그럼에도 “지방선거 이후 진행될 정계개편을 준비하기 위해 중도개혁의 제3세력이 중심에 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수락의 변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합의제 민주주의를 이루는 개헌을 준비해야 하고 이를 위해 바른미래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치 개혁의 중심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공언했다. 

손 위원장은 안 후보의 서울시장으로서 경쟁력을 어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이 이뤄지고 있는 게 한국 정치의 현실이고 이걸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바른미래당의 창당 정신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의 상황이 녹록치 않고 제3세력으로서 자리잡지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선대위원장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게 손 위원장의 명분이다.

경제, 사회, 안보 분야에서도 이런 정치적 현실이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예컨대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했지만 국회의 협력을 얻지 못 하면 불완전하다. 

손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 철도와 도로 건설 등 협력사업을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 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을 위한 정책적 합의도 필요하다. 모두 야당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사항들”이지만 현재 자유한국당은 위장평화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손 위원장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교류협력정책도 남북 간에 잘 됐음에도 야당의 퍼주기 논란에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도 관련해서 질문을 받고 “대북 관계는 현 정부가 정말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잘 끌어왔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지금 보면 양 극단이 공존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지금부터가 시작이고 실행 과정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순간이다. 정부여당은 방심하지 말고 면밀하게 가능한 시나리오들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반면 한국당은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북 정책 분야에서도 정치권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따라 한국당은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것이고 안 후보는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야당으로서의 역할이 있고 바른미래당은 정확하게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손 위원장은 “정상회담은 상상을 뛰어넘는 대성공이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잘했고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보내야한다. 개인적으로 부러움을 금할 수 없고 시샘이 되는 마음까지도 생기는 것을 어쩔 수 없다”고 표현했다.

이어 “경기지사 시절 당을 달리했음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과 온도차를 보여왔던 유승민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과 온도차를 보여왔던 유승민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남북 정상회담과 햇볕정책에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인데 유 대표는 이를 보수적으로 또는 비판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다. 

지방선거에서 그 간격을 좁혀볼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유 대표는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손 위원장과 내가 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대선 TV토론 과정에서도 나는 안 후보와 문재인 당시 후보와 결이 다른 발언을 했었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일관되게 생각하는 것이 1950년대부터 북한이 구소련 기술을 도입받아서 60년이 넘었는데.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보수진보 6개 정부의 30년 간 모두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 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앞으로 어떤 해법과 전략을 가지고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 손 위원장이 많이 강조했듯이 남북 교류와 협력 이런 부분들이 다 핵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호남 지역은 중도개혁세력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손 위원장. (사진=박효영 기자)

안 후보는 손 위원장에 대해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등 시대가 요구하는 화두를 늘 제시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런 시대적 화두와 관련해서 손 위원장은 안 후보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즉 “작년 말에 실리콘벨리에 3개월 있다가 왔는데. 세계가 무척 빨리 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가 디트로이트에서 실리콘벨리로 바뀌고 있었다.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는 거기에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 하고 수출과 생산량이 떨어지고 있다. 서울시의 융복합 기술, 자율자동차와 전기차 등 새로운 미래산업”을 거론하며 “안 후보는 의사하다가 IT 전문가가 됐다. 미래전략 전문가로서 세계 변화를 알고 이를 서울시정에 적극 활용할 것이다. 더군다나 청년실업이 심각한데 안 후보가 역동적인 서울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편, 손 위원장은 중도개혁 세력으로서 호남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손 위원장은 “지금 당장은 호남에 대한 대책이 쉽지가 않다. 호남 지역 현역 국회의원이 6명 있는데 아직 광역후보를 내지 못 하고 있고 기초단체장이나 도의원도 제대로 찾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는 현실로 받아들이되. 중도개혁정당이 호남의 지지기반을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이념적으로 같이 갈 수 있는 바를 찾고 조직적으로 노력하면 된다. 생각해보면 2년 전에 죄송스럽지만 문재인 때문에 안 돼 그런 정서가 있었다. 지난 대선은 6대 3이었고 지금은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95%를 넘을 거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이 미래에 대한 비전을 확실히 잡고 호남을 끌어안고 이렇게 해나가면 충분히 길이 있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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