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나 기자
최한나 기자

 

5월

오세영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 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서서

당신은자꾸만 손짓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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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이 밀물처럼 진군해온다. 눈이 멀도록 부신 산야를 달려가고 싶은 5월이 눈물겹도록 포근하다. 환희와 그리움의 봄을 노래하는 시인의 벅찬 시선을 따라가 본다. 그 황홀지경의 시심에 내가 물든다. 그리운 이름마저 초록빛을 입고 가슴에 다가오는 5월은 푸르른 희망이다.  화자가 살아있는 것도 죄스럽다고 표현한 이 봄날의 향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어지러운 시국과 나약한 육신의 시름일랑 잠시 잊고 봄빛 물결 속으로  들어가보자.

오라 손짓하는 계절의 여왕 5월의 손을 잡고 봄의 왈츠를 잠깐이라도 즐겨보자. 푸르디푸른 이 봄날에...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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