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두수 씨 (사진=신현지 기자)
소설가 김두수 씨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화려한 봄꽃 속에 지역마다 다양한 문학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충남 문학관에서는 많은 문인들이 문학의 향기를 한껏 펼쳐냈다.

그 가운데 소설가 김두수 씨를 만났다. 2009년 소설부문 농민문학상에 이어 2015년 수필 부문 강원문학상까지 문학의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김두수(84세) 씨. 젊은 작가들 무색하게 짧은 기간에 많은 작품을 펼쳐내고 있는 그의 문학세계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문학은 산소와 같은 활력소라고 할까요.”

새벽 기차로 춘천을 떠나 멀리 예산까지 한 걸음에 달려온 김두수 소설가는 그의 문학세계를 설명해달라는 말에 특유의 반달 눈웃음을 지으며 문학은 산소와 같다고 말한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학은 산소와 같은 활력소라고 할까요. 문학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보다 즐거워야 하고 이를 통해서 소통하는 사회. 남을 배려하는 사회로 발전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2015년 첫 소설집에 이어 두 번째 소설집 준비 중...

강원도 춘천 태생으로 경기대 국문과를 나온 김 작가는 강원도 교육청 장학관과 춘천시 호반초등학교 교장 역임 등으로 우리나라 후학들을 길러내는 일에 매진했다.

이어 정념퇴임 후에는 소설가로 등단, 지난 2015년 소설집 ‘크리스마스이브의 사랑’을 통해 ‘12회 류승규 문학상’으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속도를 더한 작가는 이번 5월 25일자로 두 번째 단편집을 출판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2018년의 4. 5월은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소설집을 낼 계획입니다. 책의 이름은 <첫사랑의 바람>이에요.”

직업의 특성상 문학 자료를 많이 접하게 된 것이 문학의 계기

이처럼 수필과 소설을 아울러 활동하고 있는 그의 문학의 계기를 묻자 직업 특성상 문학 서적을 많이 접한 결과라고 말한다. 

“교직에 종사하면서 책을 늘 가까이 하다 보니... 지금 기억으로는 1964년경에 ‘교육자료’라는 수업지도서가 월간으로 발간이 될 때에 문학란에 추천제도가 있었습니다.

3회 추천이면 기성작가로 대우를 하였을 때인데 ‘코스모스’라는 수필이 조연현 선생님의 1회 추천을 받은 것이 문학 입문의 계기가 되었어요.

이후 강원일보. 강원교육. 새교육신문. 새교육. 주간교육 교육평론 등을 통하여 꾸준히 수필작품을 발표하였고요.

정식으로 문인의 추천을 받은 것은 1994년에 시세계로 수필. 1996년에 시조문학으로 시조. 2010년에 농민문학을 통해 소설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소설가 김두수 씨 (사진=신현지 기자)
소설가 김두수 씨 (사진=신현지 기자)

수필을 하는 내내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욕망이 잠재

늘 책과 함께 살다보니 어느 순간 작가가 되었다며 웃는 김 작가, 문학의 장르를 아우르는 저력이 궁금했다.

“60년대부터 2009년까지는 수필 작품을 꾸준히 썼어요. 수필집도 2권을 냈지만 머릿속에는 늘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욕망이 항상 잠재되어 있었어요.

그러다가 상록수문학 발행인인 최세균 목사님을 알게 되면서부터 2009년에 소설 2편을 농민문학 신인문학상에 응모했던 것이 소설의 시작이 되었어요.

서울대 구인환 교수님과 이동희 농민문학 발행인의 추천으로 소설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지요. 현재까지 140여 편의 단편을 썼어요.

문예지(농민문학 .싱록수문학. 화백문학 공무원문학 한국소설. 문학세계. 기타 지방 문예지)에 연 15편 정도를 발표하고 있고요. 물론 지금도 소설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 

보람이라면 작품을 통해서...하지만 사회는 작가들에게 너무 소홀   

 수필집 2권과 단편 소설 140여 편을 창작한 김두수 작가의 보람이라면 작품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창작에 비해 작가들의 자리가 너무 소홀한 것이 안타깝다며 문인들의 고충을 설명한다. 

“보람이라고 한다면 자신이 평소 보고 느끼고 상상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작품으로 펼쳐 나가는 것이라고 하겠지요.

그리고 때때로 독자들이 격려를 해줄 때 감명을 받긴 하지만 소설 한편을 쓰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이에 대한 가치는 발표지 한권으로 원고료를 대신하고 있으니 이래가지고야 어찌 작가들이 제대로 활동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오늘날 우리나라를 일러 경제 강국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이야말로 문학을 얼마나 소홀히 하는 나라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입니다.

경제가 어려웠던 60년대도 오늘날처럼 이렇지는 않았어요. 신문사에서는 시 한편에도 고료를 지불하고 그랬으니까요.” 

신문과 방송, 여행을 통해서 소재를 찾아

소설 속 인물들에 생명을 불어놓는 작업이 그리 녹록지 않음에도 소설가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인물들을 창작해 낸다. 김두수 작가 역시 다르지 않다.

김 작가의 크리스마스이브의 사랑‘은 농촌의 서정과 함께  변화하는 농촌의 각박한 인심을 비춰내는 작업에 많은 캐릭터들을 내세웠다.

작가는 이 같은 창작의 소재와 캐릭터를 찾는 과정을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서라고 한다. 또 여행을 하면서 글거리를 찾는다고 말한다.

특히 그가 자라온 고향과 지나간 역사는 언제나 그에게 무궁무진한 소재로 제공되고 있다고 말한다. 
 
 신조, 근면 성실하게 살아가자

이처럼 농촌의 서정과 변화에 대한 비판을 담아내는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은 오랫동안 그의 안에 내재한 신념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의 신조라고 한다면 근면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까요. 아울러 나 혼자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기에 주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장애인. 탈북자. 재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일제 강점기 36년간 우리가 얼마나 일인들에게 차별받고 동물 취급으로 목숨을 잃었습니까. 약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야 말로 비열한 행동이며 인권을 유린하는 비민주적인 처사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의 잘못된 습관을 뿌리부터 고쳐나가기 위해서는 유치원교육에서 부터 이념에서 탈피한 새로운 교육제도를 실행해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재미있게 읽힐 수 있는 소설 써...

끝으로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김두수 작가는 독서록이라며 교육자다운 답을 내놓는다. 이어 앞으로의 소설 창작의 방향성도 밝힌다.

 “문학을 좋아하게 되면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책을 많이 읽고 읽은 후에는 요점을 간추려 쓰는 습관을 갖게 된다면 나름대로의 어떤 착상이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설이 읽히지 않는다는 말이 많이 들리는 것이 현실인데, 보다 재미있게 읽힐 수 있는 소설을 쓰려고 합니다. 아울러 소설가들이 쓰는 작품 한편이 우리사회를 밝게 비추는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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