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광원 기자]남북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으로 서해 바다가 '평화의 바다'로 거듭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남북 교류를 이어가기 위해 해양과학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북해양 협력 말하는 설훈 의원[자료사진]
남북해양 협력 말하는 설훈 의원[자료사진]

변상경 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은 11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국회 농림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설훈 위원장 공동 주최로 열린 '지속가능한 연안해양생태계와 남북협력' 국제회의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이번 판문점 선언을 기회로 개시될 교류와 협력에서는 과거와 같은 관계 단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며 "남북 간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의 창구 역할을 하도록 '남북해양과학 공동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공동 연구센터를 이용해 연안해양생태계와 해양환경 보전을 포함하는 해양의 지속가능한 이용, 해양생물·광물자원 개발, 독도 등 분쟁해역과 EEZ(배타적 경제수역) 관할권 대응, 남북 해양 과학용어 통일 등 관심 사항을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직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연구제도관리실장은 "남북이 지속적이고 영구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분야는 정치색이 없는 과학기술 분야"라며 "독일은 1990년 통일이 이뤄지기 전 과학기술분야 교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양한 연구 사업을 통해 자연스레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됐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도 과학 관련 사업에 북한 과학기술자를 포함하거나, 과제 선정 시 북한 과학자를 참여연구원 형태로 함께 하도록 유도하자고 제안했다.

장지영 생태지평연구소 협동처장은 "남북한 화해와 교류 활성화는 보전된 생태계를 훼손하는 환경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공간적인 보전 전략과 시간적 로드맵이 통합된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마스터플랜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과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연안해양생태계와 남북협력 국제워크숍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설훈 의원실]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과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연안해양생태계와 남북협력 국제워크숍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설훈 의원실]

또 "남북은 공동어로수역에 수산 자원의 남획과 서식환경 훼손을 막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멸종위기종·보호종과 이들의 서식지에 대한 보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 같은 계획은 남측이 먼저 세워 북측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판문점 선언 이후 해양보전을 위한 남북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유엔환경계획(UNEP) 산하 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NOWPAP), 동아시아해양환경협력기구(PEMSEA), 황해광역생태계프로그램(YSLME) 등 다양한 국제기구와 국내 학계 전문가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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