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 협치와 야당에 양보 강조, 국회 정상화에 자신감 있어, 국회의원 사직서 처리와 드루킹 특검에 대해서 어떻게 타협할지가 관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 원내대표는 13일 11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빠른 시일 내에 국회 정상화를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여든 야든 한쪽의 입장만 강요해서는 안 되고 인내심을 가지고 성심성의껏 대화하고 타협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여당의 양보와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첫 선을 보인 민주당의 원내대표단도 그 점을 강조했다.

김종민 원내부대표는 “정치의 본령은 합의다. 합의와 결정이 이뤄지는 정치를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고 이철희 원내부대표는 “대치가 아닌 정치가 살아나는데 나름의 역할이 있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협치를 염두에 두고 논평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와 홍 원내대표가 새로운 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에 앉게 됐는데 향후 야당과 어떻게 협치를 이뤄갈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민주당의 원내대표단으로 강병원 원내대변인,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홍 원내대표, 신동근 원내부대표, 김종민 원내부대표, 이철희 원내부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올해 국회는 ‘김영철 방한·권성동 법제사법위원회 논란·방송법·김기식·드루킹’ 등 쟁점 이슈 하나로도 국회 전체가 파행에 이르는 사태가 반복됐다. 홍 원내대표는 당초 남북관계와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화두(청년 실업·저출산 고령화·양극화·저성장)에 대해서 초당적 협력 구조만 구축된다면 야당에 과감하게 양보하겠다고 공언했다.

관련해서 홍 원내대표는 “여야 간의 논의된 것을 봤을 때 이번 국면만 잘 마무리되면 국회가 굉장히 속도감 있게 생산적으로 많은 법안과 현안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가 몇 십년 만의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과거에는 비핵화에 대해 서로(여야)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민주당도 비핵화에 대해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게 확인이 됐다. 그런 계파적인 문제를 잘 처리하면 남북 간의 문제에서 여야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 이후에 남북의 교류협력을 위해서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노위원장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야당과 대타협을 이뤄가겠다는 홍 원내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특히 “그 다음의 나머지 문제는 정말 야당에게 양보할 수 있다면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원내대표로서 꼭 하고 싶은 게 사회적 대화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환노위원장(환경노동위원회)으로서 “지난번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할 때도 노사 간의 합의가 이뤄져서 그게 여야 간의 합의를 이뤄내게 했다. 나는 자신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로 10일 발의한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법을 제시했다. 

이것은 기존의 노사정위원회법을 전부 개정하는 것으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의 대화기구를 새롭게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홍 원내대표는 “16명의 여야 의원들이 다 공동발의했다. 환노위에서 그런 사회적 대타협의 필요성을 많이 이야기했다. 이렇게 상임위의 모든 의원이 여야가 다 함께 공동발의한 법안은 없었다. 그런 정신으로 나머지 문제도 여야 간의 대타협을 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직서 처리’와 ‘드루킹 특검’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회의원 4명(박남춘·양승조·김경수·이철우)의 사직서 처리는 여야 정쟁에 볼모로 잡을 수 없다며 본회의 소집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홍 원내대표는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하고 국회의장이 서명만 하면 자동 처리되지만 회기 중에는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 사직서 처리는 직권상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조를 맞췄다. 
 
기자회견 직전 직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헌정농단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방치하는 것은 국회의원 사퇴 처리 지연보다 더욱 심각한 직무유기”라며 “한국당은 추경(추가경정예산), 국회의원 사직처리, 특검법 등 패키지 합의를 통해 국회 정상화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논평을 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그동안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단 한 번도 반대한 적 없다”며 “과거 특검 사례를 보면 정말 이러한 사안을 가지고 특검을 가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을 밝히는 특검이 아니라 정쟁의 도구로 만들겠다는 우려가 있다”고도 밝혔다.

진 수석부대표는 전임인 박홍근 수석부대표와 어떤 협상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대변인은 이에 “야당의 특검 요구를 정쟁의 도구라고 판단하는 정쟁적 시각에 놀라울 따름”이라고 응수했다.

홍 원내대표는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도 인선됐으니 여야 수석 회동을 해서 당장 실무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장 대변인은 “원내대표가 선 사퇴 처리라는 가이드라인을 쳐놓았는데 수석끼리 무슨 대화를 하라는 것인지”라고 견제했다.

현재 진 수석부대표는 야당 수석부대표들(윤재옥·오신환·이용주)과 간단하게 인사 문자만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 특검의 내용(명칭·수사범위·처리시점·거부권)에 대해 어떻게 타협을 이룰지가 관건인데 홍 원내대표는 “특검법은 법사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관행이고 (여야 원내대표단의 협상에서) 구체적인 내용까지 들어가서 가다보니 끝이 없는 거다. 지금까지 (여야 협상 진행이) 된 게 있어서 무시하고 갈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은 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초선인 김종민 의원과 이철희 의원이 원내부대표를 맡게 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럼에도 홍 원내대표가 “실제로 국회를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됐다. 내부적으로 절차만 빨리 마치면 길게 갈 일이 아니”라고 발언한 것을 보면 당장 14일 본회의에서 사직서 처리가 가능한 야당과의 타협안이 존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야당이 대선 과정에서의 불법 댓글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 홍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것은 촛불혁명과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것은 다 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댓글공작으로 탄생했다고 가정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드루킹 사건의 출발도 사실 우리 당의 고발로 시작됐다. 그리고 네이버의 고발로 시작됐는데 그것을 중심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면 된다. 앞으로 인터넷상에서 여론을 조작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막는가에 대한 결론을 얻는 게 특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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