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지난 8일, SK텔레콤이 국내2위 안전·보안 업체 ADT캡스를 1조276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성장성이 높은 보안서비스에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새 사업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SK텔레콤의 이번 인수는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압박받는 통신 시장대신 신성장동력을 찾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국내 3대 이동통신사로 꼽히는 KT. LG 유플러스도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각자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동통신사 시장 포화 상태…국내 보급률 91% 넘어

이통사들이 이같이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나선 데는 이미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KT경제연구소가 2017년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상반기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91%를 기록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보급률도 약 70%에 이른다.

또한 2010년 시작해 번번이 무산됐던 제4이동통신사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달 케이블TV방송협회가 케이블TV 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제4이동통신사업 진출 의지를 밝혔으며, CJ 헬로가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가 작년 10월 발표한 ‘방송통신 신산업 지원 및 민생부담 해소를 위한 규제정비’를 통해 통신 산업 진입규제 완화를 준비 중이어서 제4이통사 출범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업계 전반이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이통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들어오게 될 경우 가입자 유치 경쟁 및 시장과열이 심화되면서 공멸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통신사 규제 압박…통신사 부담 가중

한편 이통사들이 신성장동력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정부의 통신사 규제 압박이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공약함으로써 강한 규제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통신사 요금 인하에 박차를 가해 작년 9월 약정요금할인율이 기존에서 5% 증가한 25%로 상향 조정됐으며, 올해는 보편요금제, 단말기 지원금 분리공시제 등 추진 중이다. 국회도 여·야 가릴 것 없이 단말기 완전자급제 입법 추진까지 나서며 전방위로 통신시장을 압박 중이다.

특히, 2만 원대 요금으로 1GB 수준의 데이터 제공 강제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두고 이통사들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연간 영업이익 감소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한편, 정부는 5G 주파수 경매 안을 지난 4월 발표해 약 3.2조의 원가를 책정했다. 이날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경매 최저경쟁가격은 3.5Ghz 대역에서 10년간 10MHz당 948억 원 씩 총 2조6544억 원, 28GHz 대역에서 5년간 100MHz 당 259억 원 씩 총 6216억 원이 각각 산정됐다.

이는 역대 주파수 경매 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돼 이통 3사는 일제히 너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SK텔레콤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SK텔레콤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선 이통 3사…SK,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

정부의 이통사들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따라 통신 시장에서의 한계를 느낀 이통 3사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 각자 행보에 나섰다. 아울러 통신사업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8일, 국내 2위 안전·보안 업체 ADT캡스를 1조 276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ADT캡스 인수로 손자회사 NSOK까지 연계해 차세대 글로벌 보안 시장에서 IT 거인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사실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설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나왔었다. 2013년 ADT캡스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SK텔레콤 측은 조건이 맞지 않아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미국게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이 약 2조원을 들여 ADT캡스를 인수했다.

대신 SK텔레콤은 2014년 당시 시장점유율 3%대였던 중소 규모 보안회사 NSOK를 인수해 보안 분야 경험을 쌓았다. NSOK 가입자 수는 인수 당시 4만 명에서 지난해 10만 명까지 늘었다.

이밖에 SK텔레콤은 지난 1월 SM·JYP·빅히트 등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 손잡고 음악 유통 사업 본격화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K팝으로 대표되는 문화 콘텐트 사업과 연계한 각종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SK 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ADT 캡스인수를 중심으로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기반으로 하는 보안 서비스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서 진행 중인 M&A는 없으나 추후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KT 구사옥 (사진=중앙뉴스 DB)
KT 구사옥 (사진=중앙뉴스 DB)

KT, 4차 산업혁명 관련 인프라 확대…미디어, 스마트 에너지 등

KT는 미디어, 스마트 에너지, 재난·안전·보안 등을 차세대 주요 사업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전기차 충전 등 각종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한 실감형 미디어 콘텐트와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보안을 5대 플랫폼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황 회장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글로벌 플랫폼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고 말하며 5대 플랫폼 집중 육성 계획을 천명했다.

LG유플러스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LG유플러스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LG유플러스, 인터넷TV 시장 강화 및 드론 사업 등에 주력

한편,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비롯해 딜라이브·현대HCN 등 케이블TV 회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J헬로는 케이블TV 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약 13%)을 차지하고 있어 인수 성공 시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IPTV) 시장에서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드론사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이는 무인비행장치(관련 모듈 포함) 구입, 제조, 판매 및 대여업, 정비, 수리 또는 개조 서비스, 무인비행장치사용사업 등 사업 다각화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최근 맞춤형 LTE 드론부터 클라우드 관제 및 종합 보험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LTE 드론 토탈 서비스를 선보였다. 향후 드론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및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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