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접수 안 하다가 뒤늦게 기자단 명단 접수,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연기 시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사실 예상됐었고 통일부도 그랬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다.

북한이 23일 9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이벤트에 취재차 파견될 남한 기자단 명단을 접수했다. 당초 북한 당국은 5개국 국제 기자단(중국·미국·영국·러시아·한국)을 초청해 23일~25일에 진행될 핵 폐기 검증 취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행사에 갈 국제 기자단이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 고려 항공 카운터에서 발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행사에 갈 국제 기자단이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 고려 항공 카운터에서 발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지난주 북측은 먼저 제안했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갑자기 취소하고 남측 기자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는 등 정치적으로 압박했다. 이런 북측의 행동은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자신의 입장을 잘 전달하라는 일종의 대남 메시지로 해석됐다. 

22일 이미 국제 기자단은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 항공의 전세기를 타고 북한 원산에 입성했지만, 우리 기자단은 베이징에서 대기하고 있었음에도 북한의 허가는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통일부는 함경북도 풍계리로 출발하는 23일 당일 아침 일찍 북한이 명단을 접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평창 동계올림픽 때와 같이 남북 직항로를 이용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그게 적중했다. 

베이징에서 고려 항공기를 타고 원산으로 갔다가 원산에서 풍계리로 열차를 타고 이동할 국제 기자단. (그래픽 자료=연합뉴스 제공) 

통일부는 “오늘 판문점 연락 채널로 통화했는데 핵 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할 우리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통보했고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며 “기자단에 대한 방북 승인과 수송지원 등 필요한 조치를 조속히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통일부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특별기를 태워 원산으로 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공조를 강화하면서 북한의 좋은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편, 우리 시간으로 23일 새벽 1시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이 (6월12일에) 열리지 않을 아주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다음달 12일에 열리지 않으면 나중에 열릴 수 있고 그래도 괜찮다”며 “(비핵화의 방식은) 일괄타결을 선호한다. 완전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방식이 훨씬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이행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고 이는 처음부터 했던 얘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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