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 출석, 12분 짜리 입장문 읽어내려 가, 다스는 형과 처남 소유, 이건희 사면은 올림픽 때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재판을 보이콧할 수도 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스스로 헌법을 수호한다고 선언했던 전직 대통령으로서 반론권을 행사하기 위해 출석했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해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대해 항변했다. 미리 준비한 자필 입장문을 12분 동안 읽어내려 갔는데 주요 내용은 다스는 형과 처남이 만들고 운영한 회사이고,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지 않았고 그런 의혹 자체가 모욕적이라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바뀐 규정에 따라 법정에 이동하는 동안 수갑과 포승줄을 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다스는 누구겁니까?”라는 신드롬이 있었다. 무엇보다 핵심은 다스다. 이 전 대통령은 30여년 간 소유권 다툼이 없었는데 왜 사기업에 대해 국가의 개입이 있는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경유착에 대한 경계심을 대통령으로서 갖고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집권 기간) 개별 기업의 사안으로 경제인을 단독으로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도 밝혔다.

특히 여러 차례 있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 불법성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해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무선에서의 (뇌물)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했는데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건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억울함을 어필했다.

이날 공판에는 이 전 대통령의 세 딸을 비롯 이재오 전 장관 등 MB 정권 측근들이 많이 모습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날 공판에는 이 전 대통령의 세 딸을 비롯 이재오 전 장관 등 MB 정권 측근들이 많이 모습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전 대통령측은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했고 여기에 청와대 인사가 개입된 것에 대해 구체적인 반론을 하지 않았고 “(이건희 회장 핀셋 사면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삼성 회장이 아닌 IOC 위원 자격으로 사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이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전직 대통령으로서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 있는 게 참으로 안타깝고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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