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남북 정상회담 결과 발표, 북미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열리기로,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확인되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은 북미 실무협상에 합의해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남북 정상이 다시 만났고 삐그덕거린 북미 정상회담의 로드맵은 원상복구 됐다. 한국 정부의 심폐소생술이 이뤄졌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7일 10시 청와대에서 4차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부여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길을 갈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 발표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 발언대 앞에서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같은 시간(21시)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금 이 순간에도 북미 간 실무회의가 진행 중이고 장소는 말할 수 없지만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며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고 발언했다.

이어 “비핵화가 된다면 북한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고 한미중일과 전세계에도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북미 회담을 추진하고 있고 준비가 잘 되고 있고 잘 진행되고 있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로부터 구금됐다가 석방된 미국인을 백악관에 초청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이 묻기도 전에 먼저 이와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 직후 결과를 설명했고 이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확신에 찬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서 풀려난 미국인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했고 이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중요한 발언을 했다. (사진=백악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한 번 북미 간의 중재 외교에 시동을 건 문 대통령. (사진=청와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한 번 북미 간의 중재 외교에 시동을 건 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고 양국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 사전 대화가 충분히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것까지 포함해서 직접 설명한 남북 정상회담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위원장과 함께!"라는 방명록을 작성한 문 대통령. (사진=청와대)
북측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만큼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배웅했다. (사진=청와대)

△김 위원장이 25일 오후 먼저 제안해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됨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 재천명 △김 위원장은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에 의지 피력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고 이를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이 6월1일 개최되고 군사당국 회담·적십자 회담도 열기로 합의함 △남북 실무진의 통화가 아닌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게 좋겠다는 판단 하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그런 사정 때문에 사전에 알리지 않음 △북미 양국이 비핵화에 대한 뜻이 같아도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로드맵은 상호 협의할 문제임 △북미 정상회담을 하려면 비핵화에 대한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미국도 북한의 의지를 확인했고 확인 과정이 미흡하다면 실무협상 때 확인할 것이라고 봄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의 핫라인이 설치될 수 있고 남북미 3국 정상 핫라인 구축과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 선언이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음 

한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의 발표가 끝나고 기자들에게 백브리핑(백그라운드 브리핑)으로 자세한 내용을 추가 설명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이 갖고 있는 안보적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예컨대 적대행위 금지·상호불가침 약속·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남북미 3자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실무 차원에서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우리 정부는 미국에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사전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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