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 기자]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경찰에 출석했다. 조현아,조현민 자매에 이어 모친 이 씨까지 경찰에 소환되며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논란 이후 세 모녀가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섰다.
23일 오전 10시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모습을 드러낸 이 이사장은 그룹 임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있는지, 직원들에게 할 이야기가 없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한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조현민 물컵 갑질사건이 폭로된 이후 지난 4월 이명희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전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이사장의 갑질 논란은 2014년 인천 하얏트호텔 신축 조경 공사장 현장에서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직원의 팔을 끌어당기고 삿대질 하는 모습의 영상이 지난달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2013년 집 리모델링 공사에서 이 이사장이 작업자에게 폭언을 하는 음성 파일도 공개됐다.
이후 인터넷상에는 이 이사장이 2011년 당시 과거 수행기사나 자택 가정부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앞서 조현아 대한항공 전 전무는 '물벼락 갑질'로 조현민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필리핀 도우미 불법고용' 혐의로 경찰 포토라인에 섰다.
경찰은 그간 확보한 피해자들의 증언과 폐쇄회로(CC)TV 등 증거자료, 이 이사장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모욕, 상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특수폭행 등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현아, "물의 일으켜 죄송"
이에 앞서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4일 관계당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날 낮 12시 55분경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출석했다. 조 전 부사장이 수사기관에 출석한 건 2014년 12월 ‘땅콩회항’ 사건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어머니 이명희 씨도 같은 혐의에 연루되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생(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물 컵 논란도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기자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만 거듭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