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 박근혜 전 대통령 “내 말 들었으면 세상 달라졌을 듯”
정세균 의장, 박근혜 전 대통령 “내 말 들었으면 세상 달라졌을 듯”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5.28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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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으로서 현안 발언을 할 때는 해야, 고별 기자회견,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성과, 국회의원은 입법 활동이 주가 되어야, 개헌은 올해나 내년에는 꼭 돼야, 퇴임 이후에는 지역구 활동에 매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16년 9월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검찰개혁과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사드배치에 대한 민주적 절차 등 3가지 이슈에 대해서 현안 발언을 했다. 박근혜 정권에 비판적인 취지였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강력 반발했다. 

정 의장은 이에 대해 “국회의장이 필요할 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너무 빨라서도 안 되고 또 버스가 지나간 다음에 해도 안 된다. 사실은 취임 직후 그 3가지를 얘기했을 때는 꼭 지적해야 할 적절한 타이밍이었다고 봤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의 소신 발언에 대해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분명 국회의장이 소신껏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박근혜 정권에만 쓴소리를 하고 문재인 정권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있고 특히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최근 들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서 정 의장에게 한 마디 해주기를 지속적으로 요청했었다.

정 의장은 “드루킹과 관련해서 원내대표들과 회동할 때에는 입장도 이야기하고 협상을 성공시키려는 노력을 했다. 그렇지만 내가 나서서 얘기해야 할 타이밍은 아직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럼에도 의장은 할 말을 해야한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고 일말의 후회도 없다. 그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 말씀을 들었다면 세상이 좀 달라졌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를 위해서 노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국회 선진화법 체제에서 야당이 쟁점 이슈 하나에 시비를 걸면 국회 전체를 올스톱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쟁점 이슈와 비쟁점 이슈를 분리해서 국회를 가동하는 방안은 누구나 고민하는 국회의 지상 과제다. 

정 의장은 이에 대해 “내가 원내대표들에게 절규하는 얘기가 어떻게 여당이 야당이 되면 100% 바뀌고 야당이 여당이 되면 또 그 반대로 100% 바뀌는가. 제발 50%씩만 바뀌어서 중간에 만날 수 없느냐”라며 “여러 가지 현안이나 입법과 관련해서 여야가 그런 태도의 변화 때문에 우리 국회가 생산성이 없는 그리고 9500건이나 법안이 쌓여있다”고 발언했다.

특히 “정치적인 문제로 다툴 건 다투더라도 할 일은 하는 그런 국회 문화를 만들어보자.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는커녕 신뢰를 쌓기 어려울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회가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 할 것이다. 정말 다음 후반기 2년 동안 싸울 건 싸우더라도 일은 하면서 싸우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회가 되도록 미력하게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정 의장은 “국회의 관행과 문화는 70년에 걸쳐서 만들어져 왔다. 영국 국민들은 밤에도 영국 의회 건물의 불이 꺼지지 않아서 안심한다고 한다. 우리도 그런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원래 국회는 입법 활동이 주업이고 정당 활동과 지역구 활동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입법을 위한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활동이 뒤로 밀리고 지역구와 정당 활동만 하게 되면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외부 인사들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방탄 국회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렇지만 최근 염동열·홍문종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정 의장은 그때 당시의 심정에 대해서 “큰일 났구나 싶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20대 국회가 불체포특권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고 법을 개정해서 과거의 72시간이 지나면 없던 걸로 했던 방탄 국회는 이미 사라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그렇게 표결에 부쳐지는 것은 제도화했지만 국회의원의 끼리끼리 문화는 한계로 추후 개선이 필요하다.

개헌에 대해서는 이번 국회 내에서 꼭 이뤄질 것이라고, 정 의장은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국회의 또 다른 특권 중의 하나인 특수활동비 문제에 대해서는 “두 번의 걸친 제도 개선을 통해서 (다른 공공기관들과 달리 국회만) 반절로 줄였다”는 점을 부각했다.

최근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사태로 크게 논란이 된 피감기관을 통한 해외출장 문제는 “(피감기관 돈으로 출장을 간 건수가 이렇게 많은 것에 대해) 경악했고 등잔 밑이 너무 어두웠고 많이 반성했다”며 “원칙적으로는 금지다. 그러나 국익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 심사를 거쳐서 예외적으로 승인한다는 원칙을 세워서 발표했다. 앞으로 국민들께 걱정끼쳐 드릴 일은 없을 것이라 단언한다. 과거의 일은 벌을 받는 게 맞지만 실정법으로 다스리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가장 아쉬운 것으로 개헌을 이뤄내지 못 한 점을 꼽았다. 

그 말인 즉슨 “국회는 18대·19대부터 지속적으로 개헌 연구를 해왔고 20대에는 특위까지 운영했기 때문에 이 축적된 내용들을 각 정파의 지도자들이 결단만 하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파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지 못 했기 때문에 개헌이 이뤄지지 못 했다. 개헌은 정파적 이해관계와 별도로 분리해서 처리해야 하고 각 정당의 지도자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장은 “빠르면 6월 말이나 후반기 국회에서라도 여러 정파가 합의하는 개헌안을 만들어야 하고 올해 안이나 내년에는 개헌이 완성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의장은 5월29일 부로 임기가 끝나는데 이후 행보에 대해서 “지역구가 서울 종로인데 지역구민들과의 소통에 소홀했다. 앞으로 그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에 죽을 때까지 갚지 못 할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부터 정치 발전을 위해 좋은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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