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토어 선두주자 CJ 올리브영, 압도적 1위…2016년 매출 1조 원 달성 

랄라블라 로고 (사진=GS리테일 제공)
랄라블라 로고 (사진=GS리테일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지난 3월, 국내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볼 수 있던 드럭스토어 ‘왓슨스’가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엔 랄라블라(lalavla)라는 간판을 내건 새로운 드럭스토어가 자리했다.

새 간판을 접한 일부 소비자는 브랜드 로고를 보고, 영문 ‘lalavla' 중 하트 모양으로 그려진 'v'를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난감해 하기도 했다. 실제로 가게 이름을 ‘랄라블라’가 아닌 ’랄랄라‘로 읽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랄라블라’가 ‘왓슨스’의 대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에서 큰 차이로 독주 중인 올리브 영을 뒤쫓기 위해 총공세를 예고했다. 지난해 186개였던 매장을 3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워놓은 GS리테일은 이를 위해 적자 확대까지도 감수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

드럭스토어란 의약품, 화장품, 미용제품 등의 품목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소매점으로 20세기 초반 미국 약국(drugstore)이 의약품 외에 식품이나 음료 등을 함께 판매한 것이 시초다. 미용·건강부문이 강화되며 H&B(Health & Beauty) 스토어로도 불린다.

드럭스토어 시장은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며 경쟁력을 갖춘 유통채널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통 기업들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500억 원, 2013년 6320억 원에 불과했던 드럭스토어 시장규모는 2016년 1조2000억 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도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30%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는 2조원을 돌파해 5년내 3조원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드럭스토어 매장 수는 약 1350개로 2년 전 700곳에서 크게 증가했으며 CJ 올리브영이 현재 1060여 개 매장을 보유해 큰 차이로 앞서있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가 190여개로 2위, 롯데쇼핑의 롭스가 100여 개로 3위다.

각사의 시장 점유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업계 2위이자 최근 ‘왓슨스’에서 ‘랄라블라’로 이름을 바꾼 GS 리테일이 1위 올리브영에 도전장을 내밀며 본격적인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나섰다.

올리브영 매장 전경 (사진=우정호 기자)
올리브영 매장 전경 (사진=우정호 기자)

드럭스토어 선두주자 CJ 올리브영…2016년 매출 1조 원 달성 

1999년 서울 신사동에 1호점을 내며 가장 먼저 드럭스토어 시장에 진출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0%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1999년 오픈 당시에는 의약품과 생활용품을 함께 파는 미국식 ‘드럭스토어(drugstore)'컨셉으로 포문을 열었으나 당시 국내 의약품 판매 규제 탓에 화장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하지만 올리브영에 이어 2004년 GS의 왓슨스가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을 때까지만 해도 드럭스토어 시장의 규모나 성장세는 눈에 띄지 않았다.
 
2010년대 들어 올리브영이 역세권 등, A급 상권 위주로 출점을 가속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1년 152개였던 매장은 2013년 375개, 2015년 552개로 꾸준히 늘었고 지난해  1010개를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이 같은 다점포 전략은 2010년대 들어 드럭스토어 시장 성장과 맞물리며 매출 상승에 기여했으며 올리브영은 최근 5년 간(2013~2017년) 평균 33%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꺾이지 않는 성장세로 2016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올리브영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역과 상권에 어울리는 특화 점포 출점을 강화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상권별 고객 연령, 성향을 고려해 매장을 구성하는 ‘상권별 맞춤형 매장’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또한 헤어, 피지, 보습 등 소비자 중심 관점에서 상품을 재분류해서 기획·진열·제안하는 ‘소비자 맞춤형’ 상품 차별화 전략은 올리브영이 가격 경쟁에 함몰되지 않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올리브영은 후발주자들의 공세에 올리브영은 올해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로 확고한 1위 수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웬만한 주요 상권을 이미 장악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올리브영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된 성과를 바탕으로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를 기대 중이다”라고 말햇다.

랄라블라 (구 왓슨스) 매장 전경 (사진=우정호 기자)
랄라블라 (구 왓슨스) 매장 전경 (사진=우정호 기자)

GS리테일 왓슨스의 새이름 ‘랄라블라’…선두와 격차 좁히기 위한 총공세 예정

GS리테일의 랄라블라(구 왓슨스)는 전 매장의 간판을 새로 달고 20년의 올리브영 독주 행보를 깨기 위해 공격적인 시동에 나섰다.

GS리테일은 2004년 홍콩의 허치슨 왕포아 그룹 자회사 AS왓슨과 합작법인 '왓슨스코리아'를 설립하고 2005년 서울 홍대 앞에 왓슨스 1호점을 열면서 처음 드럭스토어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드럭스토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진 못했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2월 왓슨스코리아 지분 50%를 약 118억 9000만원에 추가 취득해 단독 경영권을 확보하자마자 바로 매장 확대에 나섰다. 랄라블라 매장은 2015년 113개, 2016년 128개였으나 지난해에는 186곳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시장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랄라블라 매장을 3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GS리테일은 이를 위해 적자 확대까지도 감수하고 있다.

GS리테일의 판관비는 2016년 1조 1688억 원에서 지난해 1조 3937억 원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는 1조 5014억 원으로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매장을 300개로 늘린다면 이달부터 110여개 매장을 출점해야 하는데 지난해보다 2배 넘는 비용이 든다. 단기적으로 적자가 나더라도 규모를 키우겠다는 게 GS 리테일의 구상이다. 이에 GS 리테일 관계자는 “투자의 개념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매장 늘리기에 나선다면 가맹사업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GS 리테일은 작년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하는 등 가맹사업의 제반작업을 마쳤다. 가맹사업자를 모집하기 시작하면 점포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GS 리테일 관계자는 “매장 출점 확대를 위해 가맹사업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은 시장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랄라블라는 '배송'을 무기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드럭스토어의 택배 배송은 GS리테일이 업계 최초로 실시하는 택배서비스로 랄라블라에서 구매한 상품을 매장에 설치된 택배기기를 통해 바로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있다.

이는 GS리테일의 편의점 유통망을 최대 활용한 사례로 GS리테일의 자회사 CVSnet이 랄라블라와 협의를 통해 택배기기를 매장에 설치하고 운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GS리테일은 건강기능식품과 뷰티상품의 종류만을 늘려가는 '뷰티 플러스 헬스(Beauty+Health)'가 아닌 뷰티와 헬스의 조화와 균형을 최우선으로 하는 '뷰티 바이 헬스(Beauty by Health)' 스토어로써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MD구성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한편 랄라블라의 공격적 마케팅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의 점포 수는 한정 돼 있어 장기적으로 지금 같은 점포 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롭스 매장 전경 (사진=우정호 기자)
롭스 매장 전경 (사진=우정호 기자)

업계 3위 롯데쇼핑 롭스, 이마트의 새 드럭스토어 ‘부츠’도

국내 드럭스토어 업계 3위인 롯데쇼핑 롭스는 지난 3월 5년 만에 100호점 매장을 열며 올리브영과 랄라블라와의 경쟁을 예고했다. 올해 50개 점포 출점으로 매출을 50% 신장시키겠다는 목표다.

비록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우선 업계 2위인 랄라블라에 대한 추격의 의지가 강하다. 롭스는 외형확장 외에도 IT부문 투자도 강화해 모바일 쇼핑 인프라 구축하고, 자체 브랜드를 적극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올초 취임한 선우영 롭스 대표는 “매장 수 확대와 온라인 강화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신세계 이마트가 내놓은 새로운 드럭스토어 ‘부츠’는 정체성을 '뷰티 편의점'으로 잡았다. 뷰티 편의점이란 화장품 외의 일상용품과 건강식품 등의 비중을 높인 것을 말한다.

다음달 말 14번째 매장을 신촌의 옛 맥도날드 자리에 문을 연다고 29일 밝힌 부츠는 이번 신촌역 오픈을 필두로 1, 20대 젊은 고객 층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신세계 이마트 측은 부츠 신촌점을 새로운 신촌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고객 편의시설과 휴게시설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화장품 외 생활용품 등을 내세워 ‘뷰티 편의점’ 컨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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