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우승을 7개월 만에 거뒀다

[중앙뉴스=김현수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이승현은 10일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 파인·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오일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우승했다.

이승현 선수가 우승을 향한 드라브샷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SBS골프 방송캡쳐)
이승현 선수가 우승을 향한 드라브샷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SBS골프 방송캡쳐)

투어 9년차 이승현(27)은 작년까지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6승을 올린지만 정작 개인 타이틀은 한번도 탄 적이 없다. 2016년에는 평균타수 3위, 작년에는 4위에 올랐다.

이승현이 개인 타이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가 어려웠던 건 늘 시즌 첫 우승을 7월 이후에 거뒀기 때문이다.

10일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S-오일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승현은 생각보다 일찍 시즌 첫 우승이 나왔다. 시즌 2승, 3승에 도전하겠다"며 "올해는 개인 타이틀 욕심도 한번 내보겠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톱10 입상이 많고 꾸준한 성적을 내기에 시즌을 앞두고 대상은 한번 노려볼만하지 않느냐는 생각은 했었다"면서 "드러내놓고 말할 기회가 없었을 뿐 탐나지 않는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이승현은 "필생의 목표는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이라면서 "다음주 열리는 한국여자오픈은 내게는 어려운 코스에서 열리기에 걱정을 했지만 오늘 우승으로 자신이 붙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승현은 자신도 놀랄만큼 우승 역시 퍼팅으로 해결 버디 8개를 몰아친 원동력은 23개에 불과했던 퍼팅으로 최고의 그린 플레이를 보였다. 그는 7, 8m 거리 퍼트를 가장 좋아한다는 이승현은 "그 거리에서도 성공률은 30%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승부의 분수령이 된 12번홀(파3) 12m 버디 퍼트 역시 "충분히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퍼팅할 때 계산하기 보다는 감각으로 친다"면서 "홀 뒤에서 보면서 머리 속으로 볼이 굴러가는 라인을 상상해보고 경사와 거리는 눈과 발바닥 느낌에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천부적인 재능이라는 얘기다.

이승현의 약점은 느린 스윙 스피드에 따른 짧은 비거리다. 지난해 그는 장타 순위 107위(234.95야드)에 그쳤고 올해도 107위(234.75야드)다.하지만 그는 장타자보다는 퍼팅으로 승부를 걸고 이번대회도 임했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모자라는 비거리를 보완하려고 2년 전부터 페이드 구질에서 드로 구질로 바꾸고 있다고 공개했다."힘으로는 아무래도 안되니까 드로 구질로 비거리를 벌충하려고 시작한 스윙 교정이 점점 완성되어 가고 있다"는 이승현은 "장타자가 되려는 게 아니라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 중반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지만 이승현은 "리더보드를 못 봐서 압박감은 없었다. 워낙 몰입해서인지 5개홀 연속 버디도 몰랐다"면서 "그러나 누가 따라오든지 나보다 더 잘 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자신은 있었다"고 말했다.

작년 챔피언인 우승자 김지현(27)은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5위(12언더파 204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소혜(21)는 12번홀(파3)에서 홀인원으로 K9 승용차를 상품으로 받는 행운을 누렸다.

이 대회 전까지 4천717만원의 상금을 번 박소혜가 받은 K9 승용차는 5천500만원 짜리이다. 공동8위(11언더파 205타)에 오른 오지현(22)은 장하나(26)를 밀어내고 대상 포인트 1위에 올랐다.장하나는 공동25위(7언더파 209타)에 그쳐 10위 안에 들어야 주는 대상 포인트를 보태지 못했다. 장하나는 상금 1위와 평균타수 1위는 지켜냈다.

한편 이날 68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65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냈고 13명이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이하의 타수를 치는 등 뜨거운 버디 파티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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