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의 원내 4당 대표 예방, 정부에 힘 실어주라는 민주당과 야당 협력으로 민주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야당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지방선거는 끝났고 여당은 압도적으로 승리한 만큼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주기를 원한다. 야당은 초라한 성적표로 인해 목소리가 작아졌지만 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일반론을 꺼내고 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국회에서 원내 4당 대표들을 차례로 만났다. 이 과정에서 각 당 대표들과 협치 및 하반기 국회 구성을 두고 온도차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가장 먼저 더불어민주당을 찾아갔고 추미애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국민들께서 평화와 민생 경제에 대한 국회의 노력을 지켜볼 것”이라며 “여야 입장이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놓은 국회의 책무라는 점에서 여야 대립적 시각에서의 협치가 아니라 과제별 협치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협치는 단순히 통보하고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며 “사전에 물밑 협의와 서로 대화하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야당의 의견이 국정에 반영되는 것이 진정한 협치”라고 응수했다.

추미애 대표와 김동철 위원장의 협치에 대한 온도차. (사진=연합뉴스 제공)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정당은 ‘국민’의 뜻을 내세운다. 그 국민의 뜻을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경쟁할 뿐이다. 아무래도 민주당 입장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했으니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에 야당이 협조하는 것이 협치라고 여길 수 있다. 

그걸 내놓고 표현할 수는 없는 추 대표는 “어디까지나 민생과 평화와 같은 국민이 주문한 것을 국민 중심 시선에서 국회가 도리를 다할 수 있는 협치의 복원”을 강조했다. 그동안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협치가 되지 않았는데 선거 이후 그게 돼야 한다는 말은 야당의 거센 반대가 멈춰지고 양보가 필요하다는 요구다.

반면 김 위원장은 어떤 사안이라도 야당과 소통해서 결정해야 진짜 협치의 정신이 실현된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견제와 비판을 방어하면서 더 좋은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견제 원리라고 했을 때 김 위원장의 말은 맞다. 하지만 한반도 정책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높은 지지가 유지되고 있는데 야당은 쟁점 이슈 하나로 국회를 올스톱시켰으니 추 대표의 주문도 정당성이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민생 개혁을 위한 잘 하기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가장 먼저 국회에서 판문점 선언과 싱가폴 성명에 대한 지지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며 추 대표의 주장과 방향을 같이 했다.

더 나아가 이 대표는 “제일 걱정되는 것이 국회를 패싱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국민들이 이제 국회가 우리의 대변자이자 지지하는 정당을 통해 내 삶을 바꿔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와 직접 소통하는 상황이 있다. 이런 상태로 민주주의가 더 좋아지기 어렵다. 이제 국회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태도와 모습을 보이는데 모든 정당들의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민심을 읽지 못 하는 국회의 상황을 환기했다.

이정미 대표도 추 대표와 같이 민심을 따라가지 못 하는 국회의 현실을 강조했고, 국회 패싱 현상을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위원장은 김성태 권한대행에게 여당의 독주 견제를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위원장은 김성태 권한대행에게 여당의 독주 견제를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다른 대표들을 만나 민주당에 대한 견제론을 재차 강조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선거 결과에 취한 나머지 오만과 독선에 빠지진 않을까 걱정되고 또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가 민주당 일색이라 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사라지게 되고 단체장의 독선과 전횡을 막을 방법이 없게 돼 지방에서부터 부정부패가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고 이 대표에게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경제 정책을 잘 한 것이라 (국민이) 용인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오히려 여러 면에서 커다란 무능과 실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야권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표들을 만날 때마다 하반기 국회 원구성을 서둘러서 입법부의 공백 상태를 매워야 한다고 역설했고 특히 민주당과 한국당에 역할을 주문했다.

조배숙 대표와 과거 국민의당 시절의 이야기를 꺼낸 김 위원장. (사진=박효영 기자)

한편, 한때 김 위원장과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과거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선거 결과가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여러 가지 아쉬움이 많다”고 소회를 밝혔고 김 위원장은 “통합 과정에서 결국 견해 차이를 극복하지 못 하고 갈라섰지만 추구하는 가치나 노선이 현존하는 모든 정당들 중에서 가장 근접하고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에 신뢰를 구축하고 공조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조 대표는 다시 마이크를 잡고 “말씀 중에 토를 다는 것은 아니지만 평가들은 주관적인 것 같다. 김 위원장은 가치나 정책에 있어서 별반 차이를 못 느낀다고 했지만 저희들로서는 호남 정신과 평화의 가치 이런 부분에 간극을 느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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