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성신여대 교수
정길호 성신여대 겸임교수

[중앙뉴스=정길호]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지구인들의 이목이 러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16년 전, 한국에서는 한-일 월드컵이 열렸었다.

붉은 악마로 상징되는 응원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광장이나 호프집 등에 관계없이 어디에서나 응원 열기가 대단했고 그 때의 함성이 지금도 생생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월드컵 특수’라고 일컬어지는 용어가 있다. 18일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스웨덴전의 경기가 있던 날, 치킨과 피자 업종의 결제액이 평소보다 2배 이상이었다고 한다.

신한카드가 분석한 결과 18일 오후 6∼12시 치킨 업종에서 개인 신용, 체크카드 이용 금액이 일주일 전보다 133.7%, 피자 업종은 127.6%, 배달 애플리케이션 이용은 48.1%가 증가하여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서민들의 경제에 미치는 월드컵의 영향인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부여한다. 4강 신화를 만들어냈다는 한국 스포츠 역사상 경이로운 기록과 더불어 우리 축구팀을 이끌었던 명장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이 오랫동안 세간에 회자되기도 하였으며 많은 스타급 선수도 배출되었다.

스포츠 행사가 이와 같은 자체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효과가 크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많은 국가가 행사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스포츠 행사가 개최국의 경제발전의 계기가 된 것은 1964년 동경 올림픽을 기점으로 일본은 비약적인 발전을, 1988년 서울 올림픽은 동양의 작은 나라, 전쟁과 이념 대결의 상징인 DMZ으로 인식되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가깝게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 강원도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올림픽 이후에도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이 향후 10년 동안 관광수익으로 32조원에 이르고 한국이라는 네임벨류 향상 및 이미지 제고에 따른 수출 증가 등으로 11조6000억 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개최지역인 강원도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고 해당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메인 스타디움이 위치한 평창을 포함한 강원도, 강릉지역의 부동산 및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강원도에 제2영동고속도로와 KTX가 개통되고 산악지대까지 교통망을 확충하여 교통 여건이 개선되며 필수 생활 기반 시설들이 갖춰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행사가 개최되는 데에는 숨은 공로자들이 있다. FIFA 자체의 행사 운용 능력과 개최국인 그 나라의 긴 준비기간 막대한 비용 투자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가는 행사에 스폰서 역할을 하는 많은 기업이 있다는 사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행사에 참여한 대한민국의 유수한 기업들이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그 때 스폰서십 참여를 했던 현대차는 한국이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가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소니(SONY),샤프, 필립스, GE사 등 전기. 전자 제품의 대명사로 대표되던 회사들의 명맥이 사라지고 LG, 삼성으로 대체되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스포츠 행사에 후원하는 이유는 브랜드 자산(Brand Equity) 가치를 높이거나 확장시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다.

브랜드 자산이란 브랜드와 관련된 자산들과 회사나 고객의 부가적 가치를 상징하는 브랜드 네임과 심벌에 대해 재화와 용역으로 제공되는 자산들의 집합을 말한다.

브랜드 자산은 브랜드의 인지도, 브랜드 로열티, 소비자가 인식하는 제품의 질, 브랜드 연상 이미지 등으로 구성되어 상호간 때로는 독자적으로 자산의 가치를 확장시켜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 파트너십 행사 기업의 5개 중 3개가 중국 기업이다. 이는 세계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증대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국의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임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필자는 최근 청년 실업 증가 등 한국 경제의 어두움이 거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포츠 행사를 계기로 경제 발전과 특정 기업의 터닝 포인트로 작용함을 살펴봤고 최근에 부는 한반도 화해분위기를 활용하여 남-북간의 경제 협력이 단계적으로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6/21일부터 24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남한-북한-러시안 간의 철도,가스,항만,전력,북극항로,농업,수산업,조산산업,일자리 등 9가지 다리(9-Bridge, 2017년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소개)가 놓이기를 기대하며 한반도에 어두움이 걷히고 밝음이 찾아오고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 정 길 호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겸임교수
(주)LG강남CS센터 대표
본지 편집위원 겸 칼럼리스트
前 사)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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