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횡단 철도는 한반도 평화를 통해 더욱 의미있게 됨, 경제적 가치도 커, 한러 경제협력 방안 설명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유럽과 아시아를 뜻하는 유라시아. 그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횡단 철도와 연결되기를 꿈꿔온 한반도 시민들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경제, 교류, 평화의 3박자가 깃들어 있어서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우리 시간으로 같은 날 21시 즈음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하원 본회의장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설을 했는데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단순히 하나의 철도가 아니다. 상품과 자원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유라시아의 한복판에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길이고 유라시아 시대를 여는 관문”이라고 밝혔다.

연설을 마치고 러시아 하원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는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연설을 마치고 러시아 하원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는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어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의 공동 번영을 이뤄내는데 함께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과 이를 성공시키기 위한 공간에는 러시아와의 협력과 횡단 철도가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며 “대통령 당선 직후 푸틴 대통령과 전화하고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취임 특사를 파견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극동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러시아의 극동개발부에 맞춰 경제협력을 전담하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설치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메드베데프 총리와 만난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러시아 메드베데프 총리와 만난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2년부터 신 동방정책을 통해 유럽 중심에서 동북아로 외교 정책의 포커스를 돌리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두고 “평화와 공동 번영의 꿈을 담은 유라시아 시대의 선언”이라며 “내가 지난해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신 북방정책은 신 동방정책에 호응하는 한국 국민들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미래 성장동력 확충(한러 혁신센터 설립·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 △극동개발 협력(나인 브릿지 ‘가스·철도·전력·조선·일자리·농업·수산·항만·북극항로 개척’) △국민복지 증진과 교류기반 강화(고급 의료기술이 러시아 과학기술혁신단지 ‘스콜코보’에 이전·최첨단 한국형 종합병원 설립) 3대 한러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국빈 자격으로는 19년 만에 러시아에 초대된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빈 자격으로는 19년 만에 러시아에 초대된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의 상황과 러시아의 역할을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놀라운 변화에 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됐다”며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 협력이 본격화 될 것이고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좀 더 자세하게 “남북과 러시아는 철도와 가스관 그리고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가 진행되어 있고 3국 간의 철도·에너지·전력 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 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꼭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러시아로 출국하기 하루 전 러시아 <타스통신> <로시스카야 가제타> <국영 러시아 방송>과 진행한 합동 인터뷰에서 “북한은 더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고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들을 신속하게 제시하고 (합의를) 실천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양국에 싱가폴 공동 성명에 대한 이행 속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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