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원내대표 당선, 이언주 의원과 경쟁, 때마다 쟁점 사안에 대해 함께 스터디하고 당의 입장을 발표할 계획, 협상 전문가 강조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은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이다. 혹자는 당이 공중분해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우리에겐 30명의 의원들이 남아 있다고 말하고 싶다.”

원내 3당인 바른미래당은 창당 4개월 밖에 안 됐지만 지방선거에서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그 결과로 위태로워졌다. 이런 현실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재선)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이혜훈 위원장)는 개표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바로 중단하고 당선자를 발표하기로 했는데 김 원내대표가 경쟁자였던 이언주 의원을 따돌렸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왼쪽), 당선된 김관영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낙선한 이언주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 그리고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이혜훈 의원(오른쪽).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내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자신의 고향인 전북 군산을 지역구로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연이어 재선됐다. 처음에는 민주통합당 소속이었지만 탈당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의 호남 지역구 싹쓸이 현상의 일익을 담당했다. 현재는 김동철·박주선·주승용·권은희 의원과 함께 호남 출신 바른미래당 5인방 중에 하나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매일 같이 쏟아지는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된 소식 속에서 우리 국민들의 일상적인 고통이 가려져 있다. 이제 바른미래당이 말하고 앞장서야 한다. 우리의 차별성은 매일매일 힘들게 버텨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일상을 지켜내는 것”이라며 경제 정책 면에서 다른 정당들과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기 위해서 “저희가 더 많이 공부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여당과 경쟁을 해야한다. 주요 이슈에 관해서 적극적인 대안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매주 4회 의원들의 아침 공부 시간을 마련해 뜨거운 이슈에 대해 당의 입장을 발표하고 정체성을 국민께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내대표는 공부해서 바른미래당의 입장을 자주 설명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국 정치사는 거대 양당 위주지만 김 원내대표는 “작지만 강하고 실력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 자기 이득에 집착하는 두 거대 정당을 설득해내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당이 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김 원내대표는 △주요 원내 의사결정은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 △의원들과 1대 1 면담은 물론이고 소그룹 모임 활성화 △의원들의 입법과 지역구 현안 활동 지원 △민주평화당·정의당과 공조해 민심 그대로의 선거 제도 개혁을 최우선적으로 관철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통해 원내 제3교섭단체로서 꼭 필요한 국회의 많은 자리 확보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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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표가 당선이 확정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당장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을 해야 하는데 김 원내대표는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전반기 원구성 협상을 직접 담당했다. 헌정 사상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한 바 있다. 원내 협상하면 나 김관영이라고 자부하고 어떤 분들은 협상의 달인이라고 평가해주기도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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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자리를 채운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투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한편, 이날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두 후보를 비롯 김삼화·유의동·이태규·이동섭·오신환·채이배·정병국·박주선·이혜훈·김동철·주승용·정운천·최도자·권은희·신용현·이찬열·김중로·김성식·이학재·김수민·하태경·오세정·지상욱·유승민 등 26인의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했고 평화당 활동을 하고 있는 비례대표 3인방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과 그 어떤 당의 활동도 거부하고 있는 박선숙 의원이 불참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설득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기이하게도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투표용 잉크가 일부 용지에 많이 번져 식별하기 어려워졌고, 볼펜으로 O를 치는 방식으로 재선거가 이뤄졌다. 1차 투표 직후 자리를 빠져나간 의원들(이찬열·유승민·이학재)을 기다리느라 선거 마무리가 20여분 가량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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