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의 끈기 ·· 끝나지 않은 비례대표 ‘3인방’ 문제
평화당의 끈기 ·· 끝나지 않은 비례대표 ‘3인방’ 문제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6.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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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의 독소조항, 정체성이 달라도 당적 못 바꾸는 비례대표 5인, 정당보조금에 영향, 바른미래당 지도부와 후반기 원구성을 두고 거래 가능, 직접 설득하겠다는 김관영 원내대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국회에는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5인이 있다.

바른미래당 당적을 갖고 있지만 민주평화당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3인방이 있고. 마찬가지로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박선숙 의원이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김현아 의원은 사실상 탄핵 이후 바른정당 창당에 힘써왔다. 김 의원은 당원권 정지의 징계 상태였지만 2월 해제됐고 한국당 소속으로 대정부 질의를 하기도 하는 등 어느정도 체념하고 활동 중이다.

공직선거법 192조 4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대해 당에서 제명되지 않는 한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불편한 동거가 발생하는 배경이다. 

문제는 평화당에 마음이 가있는 3인방과 나홀로 행보 중인 박선숙 의원이다.  

26일 신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선출돼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찾아온 김관영 원내대표의 모습. 장정숙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의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어색하게 지켜보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에 보수야합이라며 강력히 반대 의사를 표한 3인방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도 앙금이 많다. 이들이 바른미래당 안에서 체념하고 활동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김관영 신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첫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좋은 것은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평화당보다 5배 이상 높아지면 그 의원들도 우리당에 관심을 가지고 돌아올 명분을 찾으려고 생각할 것 같다. 우선 정당 지지율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네 분이) 나가려는 생각을 단념하도록 만들겠다는 내 희망을 말해보는 것이고 출당은 정치 관례상 맞지 않다”고 밝혔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나서서 법률을 개정하는 대세가 형성되면 여기에 따르겠지만 그 전까지 제명시켜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인방은 이미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지속적으로 바른미래당에 제명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허나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결단하지 않는 이상 다음 총선까지 3인방의 당적이 평화당으로 귀속되는 일은 불가능하다. 개정안이 통과되려면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국회의원 180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 민주당(130석), 평화당(14석), 정의당(6석), 3인방, 무소속 2명(이용호·손금주), 민중당 1명(김종훈), 박선숙 의원까지 합하면 157명에 불과하다. 바른미래당 의원 26명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 상당수(유승민·박주선·정운천·오신환·이학재·하태경 정병국·유의동·이혜훈)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소속일 당시 관련 법안에 서명한 적이 있어서 상황 변화에 따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상호 입장이 충돌하는 이야기를 대놓고 하느라 예방하는 시간 내내 불편했던 두 원내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다만 지방선거 이후 자유한국당과 함께 초라한 성적을 거둬 당을 혁신해야 하는 바른미래당의 처지가 있어서 3인방을 풀어주는 조치가 대승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기간이기 때문에 이 점이 거래의 카드로 쓰일 여지도 커졌다. 현재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모두 국회부의장 자리(두 자리 중 한 자리는 관행적으로 한국당이 차지)를 원하고 있고 연동돼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서도 협상해야 하는데 여기서 3인방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장정숙 의원은 26일 저녁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걸 안 해주면(3인방을 안 풀어주면)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이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평화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일종의 거래를 해야한다”며 “내가 평화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데 바른미래당이 계속 이러면 좋은 소리가 나올 수 없다. 날카로운 비평을 지속적으로 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와 박주현 의원은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쪽이었지만(2016년 2월 국민의당과 합당) 박선숙 의원은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했던 사람이다. 지금 바른미래당과 정체성이 달라서 우리만큼 반감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의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합당에 반대했고 그런만큼 3인방 중 평화당 활동에 제일 적극적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의 현실적인 문제는 ‘돈’이다.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 보조금의 기준은 소속 의원수에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매년 분기별로 네 번 지급되는데 2분기 보조금으로 바른미래당은 24억6000만원, 평화당은 6억2200만원을 받았다. 정당 보조금은 전체 액수의 50%가 교섭단체(20석 이상)들에게 균등 배분되고 5석 이상의 정당은 5%를 배분받는다. 나머지 45%에서 22.5%는 현 의석수 비율에 따라서 마지막 22.5%는 직전 총선의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된다.

3인방의 당적 변경으로 교섭단체 여부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당의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평화당도 3인방을 당적 등록시켜야 조금이라도 더 지원받을 수 있다.

김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를 예방했는데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됐다.

김 원내대표가 “오늘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바로 옆에 있는 인물을 일일이 거명)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이용주 의원, 최경환 의원, 장정숙 의원께 감사드린다”고 말하자 장 원내대표는 “장정숙 의원을 우리 식구(평화당 소속)로 인정하는 것인가? 여기 계시니까 말씀드린다”고 응수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이 비례대표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협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원내대표는 “이렇게 첫 예방 날부터 세 분의 의원들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굉장히 부담이 크다. 사실 내가 원내대표 취임하고 이 부분에 대해 여러 번 질문받고 생각을 말씀드렸다. 그 사정을 아실 것이라 생각하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과 관행 여러 정치 문화에 비추어서 적절한 방법으로 잘 매듭질 수 있도록 대화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전날의 입장에서 한 발짝 수위를 낮춰서 표현했다.

장 원내대표는 “과거 (국민의당의) 분당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는 과거의 일이니만큼 과거로 흘려보내고 새롭게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이 협치를 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국회를 만드는데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며 김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장 원내대표는 “협치”라는 단어를 써서 말을 마무리했고 갑자기 김 원내대표의 손을 맞잡고 거듭 부탁했다.

지지율을 높여서 어떻게든 바른미래당을 떠나지 않도록 설득해보겠다는 김 원내대표와 놓아달라는 평화당의 입장 충돌이 어떤 결론을 맺게 될지 지켜볼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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