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진출에 실패한 스페인 대표팀 (사진=FIFA 제공)
8강 진출에 실패한 스페인 대표팀 (사진=FIFA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전격 감독 교체로 축구 전문가들의 우려를 샀던 스페인이 결국 개최국 러시아에 패해 16강에서 탈락했다. 크로아티아는 덴마크를 꺾고 8강행을 확정지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연합팀’ 스페인이 개최국 러시아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하며 8강행에 실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 스페인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러시아(70위)와 경기에서 전·후반과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다.

스페인을 꺾은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경기에서 첫 골은 스페인이 만들어냈다.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마르코 아센시오가 올려준 공이 문전에서 러시아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발에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이 됐다.

이그나셰비치는 스페인 세르히오 라모스와 함께 넘어지다가 공이 뒷발에 맞고 러시아 골문 안을 향하는 바람에 불운의 주인공이 됐다.

0-1로 끌려가면서도 줄곧 수세에 몰린 경기를 펼치던 러시아는 전반 41분에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아르템 쥬바가 헤딩하는 상황에서 공이 스페인 제라르 피케의 팔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 페널티킥을 쥬바가 직접 차 넣으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스페인은 후반 시작부터 높은 점유을을 차지하며 공격을 몰아쳤으나 조별리그에서 아이슬란드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보여준 ‘얼음 수비’에 버금가는 수비를 보여준 러시아를 뚫지 못했다.

공격하는 쪽도, 수비하는 쪽도 지친 채 골 없이 후반을 마친 두 팀의 승부는 이번 대회 첫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연장 전·후반 30분에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는 러시아의 10번 스몰로프 (사진=FIFA 제공)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는 러시아의 10번 스몰로프 (사진=FIFA 제공)

승부차기에서 두 팀은 2-2까지 맞섰지만 먼저 선축을 한 스페인의 세 번째 키커 코케가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의 선방에 막히면서 패배의 기운이 감돌았다.

아킨페예프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면서 코케의 오른발 슛을 정확히 막아냈다.

반면 러시아는 네 번째 키커까지 모두 골을 성공했고, 스페인은 5번째 키커로 나선 이아고 아스파스의 슛이 다시 한 번 아킨페예프의 다리에 막히면서 패배가 확정됐다.

스페인은 이날 경기에서 슈팅 수 15-4, 유효 슈팅 9-1, 공격 점유율 74%-26% 등 내용 면에서는 압도하고도 끝내 두 번째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 출전국 가운데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러시아는 8일 크로아티아-덴마크전 승자와 준준결승을 치른다.

'발칸 전사' 크로아티아 역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크로아티아는 2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덴마크와 전·후반과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3위) 이후 20년 만에 8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역시 20년 만의 8강 진출을 노린 덴마크는 연장 후반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이 크로아티아의 '중원사령관' 루카 모드리치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기사회생했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승리가 확정되자 기뻐하는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모드리치(가운데)와 크로아티아 대표팀 (사진=FIFA 제공)
승리가 확정되자 기뻐하는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모드리치(가운데)와 크로아티아 대표팀 (사진=FIFA 제공)

'죽음의 조'로 꼽힌 D조에서 3전 전승으로 조 1위에 오른 크로아티아는 16강전에서 힘과 조직력을 앞세운 덴마크를 상대로 고전했다.

시작부터 험난했다. 크로아티아는 경기 시작 후 불과 61초 만에 덴마크에 첫 골을 내줬다.

덴마크는 오른쪽에서 요나스 크누센이 길게 스로인한 공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마티아스 예르겐센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크로아티아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의 발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크로아티나는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4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돌파한 시메 브루살코의 낮은 크로스가 덴마크 수비에 걸렸다.

그런데 덴마크 수비수가 걷어내려던 공이 동료 선수의 몸에 맞고 마리오 만주치키 앞으로 흘렀다.

만주키치는 논스톱으로 골문 왼쪽 구석으로 공을 차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크로아티아는 주도권을 갖고 공세를 펼쳤으나 조별리그에서 단 1점만을 내주며 확실한 '짠물 축구'를 선보인 덴마크의 수비 조직력은 탄탄했다.

후반전에 이어 연장 전반에서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연장 후반도 마무리될 무렵, 크로아티아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모드리치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안테 레비치가 골키퍼까지 제친 상황에서 덴마크의 예르겐센에게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연장 12분 모드리치가 페널티킥에 나섰지만, 방향을 알아챈 골키퍼 슈마이켈이 왼쪽으로 몸을 던져 막아냈다.

크로아티아는 눈앞으로 다가온 승리를 놓쳤고, 덴마크는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결국, 연장 후반 추가시간까지 골이 터지지 않으며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덴마크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양 팀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선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밀란 바델의 슈팅은 모두 골키퍼의 손에 가로막혔다.

2-2까지 진행된 승부에서 덴마크와 크로아티아의 4번째 키커인 라세 쇠네, 요시프 피바리치가 나란히 실축하면서 스코어는 그대로 유지됐다.

결국, 5번째 키커에서 희비가 갈렸다. 크로아티아 골키퍼 슈바시치가 덴마크의 니콜라이 예르겐센을 막아내고 크로아티아의 이반 라키티치가 골망을 흔들면서 결국 크로아티아가 8강에 오르게 됐다.

비록 경기에서 패했지만 이날 눈부신 선방을 펼친 덴마크 골키퍼 슈마이켈은 최우수선수 격인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크로아티아는 우승후보 중 하나인 스페인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 개최국 러시아와 오는 8일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8강전을 벌인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