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박종민 시인 / 수필가

[중앙뉴스=박종민] 쉼 없이 돌고 돌아가는 윤회(輪廻)하는 세월의 수레바퀴가 빙 빙빙 잘도 돌아가고 있다.

어언 신록이 무성한 계절이다. 좋은 계절과 시와 때에 맞춰 신록 욱어진 녹음방초 속에서 산비둘기 구구대고 뻐꾸기 꾀꼬리 노랫소리가 구슬프기도 하고 향기롭다. 풋풋한 산 숲 수풀에서 풍겨나는 나무향기가 맛나고 맛있고 멋지다.

새삼스레 수풀 향기가 맛나고 맛이 깔끔하고 멋지며 새들의 노랫소리가 향기롭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걸 두고 도를 통달한 도사(道士)나 철학자 시인들이 말하는 득음(得音)이고 보통사람의 시각미각(視覺味覺)을 초월한 촉각감각(觸覺感覺)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 말일까?

계절의 향긋한 냄새와 향기에 새들의 노래음절이나 음색에서 뭔가를 조금치라도 느끼는 나만의 감정일까? 암튼 내가 특별히 느끼면서 접하는 싱그럽고 신선한 계절이다.

실로 호시절이 지금이다. 좋은 시절임이 명백하다. 생을 사랑함이다. 몇 년을 두고 해마다 찾아드는 이때만 되면 난 반드시 야릿야릿한 상념 속에 빠져들곤 한다. 지난해도 그랬는데 올해도 역시 어김없이 그러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함과 애절함이다.

짧기만 인생 여정에 슬픈 삶을 살면서 오직 노래에 슬픔과 외로움 그리움들을 몽땅 쏟아 부어 묻으며  살다 간 세기적인 가수, 대만 출신 ‘등려군’이란 가수가 특별나게 떠오르고 있다.  

  ‘등려군’은 “내 사랑을 난 믿어요.”라는 세기적인 대 히트곡을 남겼다. 그는 48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멋진 여가수이다. 그의 삶은 청초(淸楚)하고 청순(淸純)하다. 젊은 날엔 누구나 하는 사랑이라고 하겠지만, 그는 진실한 사랑을 했고 진정한 자기 삶을 살았다.

그가 여가수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의 노래나 노랫말 자체가 모두 다 멋지고 아름답다. 그의 노래엔 인간의 흉금(胸襟)을 파고드는 애절함이 있다. 그녀가 살아온 짧고 짧은 삶이 그토록 애절하고 애처로웠으리라.

그는 짧지만 굵은 인생 삶을 살고 갔다. 그의 조국 대만인뿐이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그녀의 노래와 노랫말을 듣고 음미하며 그를 그리워하며 추모하고 있다. 남녀노유 불문하고 그의 노래와 노랫말을 찾아 그가 잠들고 있는 공원을 찾는다.

그의 노래 ‘내 사랑을 난 믿어요.’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갔고 그에게 홀려 빠져들어간 것이다. 마치 태평양바다로부터 해협으로 밀려드는 파도에 부서지며 피어오르는 하얀 물거품처럼 그녀는 사그라져 갔다.

고운목소리 흔적의 음색 여운만 남긴 채 사라져 간 것이다. 그가 이 세상을 떠나간 지 벌써 십 수 년이 지나갔다. 그는 가고 없지만 노랫말과 곡조 음색은 아직 오늘까지도 남아 나의 귓전을 맴돌고 있다. 그가 이 세상에 남긴 아름다운 인생의 흔적이리라. 

   우리네인생 삶이란 게 과연 무엇이던가? 덧없이 왔다가 덧없이 홀연히 사라져 가는 게 인생 삶이 아니던가!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 주어진 인생 삶을 열심히 살되 멋지게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값지게 살며 보람 있게 살아야 하는 까닭이다.

“에이 잘 죽었어, 그것 그놈 그년 그 자식 잘 돼졌어.” 말과 소리가 나오면 되질 않는다.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은 못 된 인간이다.

그런 삶과 인생을 살고 간다면 그 사람은 인생을, 인간을 헛되이 살고 가는 것이다. 아무런 인연 연고가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두고두고 기리며 그리워하며 안타까워하게 해야 한다.

아쉬워하며 애처로워해야 함이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한마당을 살고 가는 자취이며 값이리라. 삶의 자취를 기억하게 하고 그리워하게 하자. 헛된 욕심 허황된 욕망을 버리고 씻어내자.

인생의 삶은 아름답고 멋진 것이다. 인간의 제한된 테두리한계선상(線上)을 넘보질 말자. 충실하게 살자. 오직 한 번뿐인 인생의 오늘 하루가 주어 진 것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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