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평균개체수 772마리에서 110마리로 85.8%감소
저서동물 10곳 건강성 악화
유수성 어종 7곳 감소, 최대 56.1%p까지 감소

장마철 쌓인 토사로 물의 유속이 약한  한강 부근의 배수로(사진=신현지 기자)
장마철 쌓인 토사로 물의 유속이 약한 한강 부근의 배수로(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고인 물은 썩는다”.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무시한 결과는 불을 보듯 빤한 결과를 내놓는다.

지난 2008년 12월 29일, 이명박 정부는 많은 시민단체의 반대여론을 뒤로 하고 22조 2천억의 과다한 예산을 투입하여 2012년 4월 22일까지 4대강 정비사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각지에서 터져 나왔다.

4대강 사업 후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설치된 16개 보 및 대청댐에서의 심한 녹조 발생에 장마철의 침수 피해 등등 문제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작년부터 4대강 보를 탄력적으로 개방해서 수질개선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녹조 감시를 강화해 왔다.  

환경부 1년 동안의 보 수문 개방 결과, 수질 악화와 생태계 교란 등 부작용 속출

그리고 보를 개방한 1년이 되는 지난 29일  환경부는 1년 동안의 4대강 보 수문 개방 중간 결과를 보고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그 결과 4대강 수계 22곳의 수문을 완전히 열어젖힌 보에서 조류수질 악화와 생태계 교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에서는 조류 농도의 간접지표인 클로로필 에이가 개방 전과 비교해 40% 감소하였으며, 영산강 승촌보에서는 37% 줄어들었다. 

이날 국립연구원에 따르면 15개의 보가 설치된 4대강 수계 22곳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보 설치 전과 비교 평가한 결과, 건강성 평가 등급이 어류의 경우 5개 보에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이하 저서동물)은 10개 보에서, 부착돌말류는 4개 보가 급감했다.  

환경부는 평가과정에  15개의 보가 설치된 4대강 수계 22곳에 대해 어류, 저서동물, 부착돌말류 등 3개 항목별 건강성을 보 설치 전(2008~2009년)과 후(2013~2016년)로 비교 분석하여 '매우 좋음 A'부터 '매우 나쁨 E'까지 5등급을 매겨 평가했다.

평가 대상 4대강 15개 보는 한강 3개(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낙동강 7개(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금강 3개(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영산강 2개(승촌보, 죽산보)의 보로 공사기간인 2010년에서 2012년까지는 제외되었으며 낙동강과 칠곡보도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조사를 지속한 곳이 없어 이번 보고에 빠졌다.

다만 보가 설치되어 생태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4대강 수계의 조사지점은 모두 52곳이나 보 설치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 곳으로 분석 지점 22곳이 선정됐다.
  

(사진=신현지 기자)
어류의 건강성 비교,한강의 3개보에서 저서동물 등급 하락 (사진=신현지 기자)

저서동물, 한강 3개, 낙동강 4개, 금강 2개, 영산강 1개 등 10개의 보 등급 하락

선정 된 15개만의 보 설치 전후 어류의 건강성을 비교한 결과 이포보, 낙단보, 강정고령보, 세종보, 공주보 등 5개의 보에서 건강성 등급이 하락했다.

한강 2개, 낙동강 5개, 금강 1개, 영산강 2개 등 나머지 10개의 보는 건강성 등급이 같았고. 저서동물은 한강 3개, 낙동강 4개, 금강 2개, 영산강 1개 등 10개의 보에서 등급이 떨어졌다. 반면 달성보와 공주보에서 등급이 개선되었고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승촌보 3개의 보는 등급이 같았다.

수질오염지표로 사용되는 땅콩돌말속 등 부착돌말류는 달성보, 창녕함안보, 공주보, 백제보 등 4개의 보에서 등급이 하락했다. 세종보에서는 등급이 개선되었고, 나머지 10개 보는 등급이 같았다.

건강성 가장 크게 하락한 세종보, 어류 D등급, 저서동물, E' 등급

이어 보 설치 후 건강성이 가장 크게 하락한 보는 세종보이며, 어류는'좋음 B'에서 '나쁨 D' 등급으로, 저서동물은 '보통 C'에서 '매우 나쁨 E' 등급으로 하락했다.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도 저서동물이 '좋음 B'에서 '나쁨 D' 등급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만 달성보와 공주보는 저서동물이 '나쁨 D'에서 '보통 C' 등급으로, 세종보는 부착돌말류가 '매우 나쁨 E'에서 '나쁨 D' 등급으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어류 조사에서도 15개의 보 설치 전후 어류의 평균 종수는 낙단보, 강정고령보, 합천창녕보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보에서 최소 1종에서 최대 9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어류의 평균 개체수는 낙단보, 구미보, 승촌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12개 보에서 최소 5.1%에서 최대 85.8%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류가 가장 감소한 보는 세종보로 설치 전 평균 772마리에서 110마리로 85.8%가 감소했다. 이어 공주보 74.7%, 죽산보 67.5% 순으로 나타났고. 특히 이들 지역에서 피라미 또는 끄리의 감소율이 높았다.

흐르는 물에 주로 서식하는 유수성 어종의 종수 비율은 강천보, 구미보, 강정고령보, 세종보, 공주보, 승촌보, 죽산보 등 7개 보에서 감소했으며, 반면 물 흐름이 없는 곳을 선호하는 모래무지 등 정수성 어종 비율이 증가했다.

유수성 어종 최대 56.1p%까지 감소

유수성 어종의 개체수 비율은 죽산보, 승촌보, 세종보 등 10개 보에서 최소 0.3%p에서 최대 56.1%p까지 감소했으며 정수성 어종의 개체수 비율은 죽산보, 승촌보, 합천창녕보 등 12개 보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 설치 후에는 달성보, 공주보, 승촌보, 죽산보 등에서 생태계교란종인 배스 또는 블루길이, 세종보에서는 정수성 어종인 모래무지가 우점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이포보에서는 보 설치 전 출현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꾸구리가, 낙단보에서는 Ⅰ급 흰수마자가, 구미보에서는 흰수마자를 비롯해 Ⅱ급 백조어가 보 설치 이후 발견되지 않았다.

생태계교란종인 배스와 블루길 승천보 5,5배 증가

생태계교란종인 배스와 블루길은 이포보와 여주보를 제외한 나머지 13개의 보에서 모두 보 설치 전보다 개체수가 증가했으며, 가장 많이 증가한 보는 승촌보로 보 설치 전보다 5.5배 증가했다.

15개의 보 설치 전후 저서동물의 종수와 개체밀도 모두 모든 보에서 감소했으며, 종수는 최소 2종에서 최대 24종, 개체밀도는 최소 18.6%에서 최대 97.7%까지 감소했다.

종수는 강정고령보 24종, 여주보 20종, 구미보 17종 순으로 감소했다. 개체밀도는 강정고령보 97.7%, 구미보 96.0%, 공주보 94.1% 순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공주보에서 유속이 빠른 여울을 선호하는 줄날도래가 50% 이상 감소했다.

유수성 종수의 비율은 보 설치 전에도 유수성 종이 발견되지 않았던 합천창녕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14개 보에서 모두 감소했다.

유수성 개체밀도의 비율은 합천창녕보와 창녕함안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13개 보에서 최소 2.2%p에서 최대 68.6%p까지 감소했다.

보 설치 전에는 빠른 유속을 선호하는 흰점줄날도래가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세종보에서 우점종이었으나, 보 설치 후에는 보편종인 깔따구류와 작은강하루살이로 바뀌었고 낙단보, 구미보, 달성보, 창녕함안보에서도  붉은 깔따구류가 우점종으로 확인됐다.

하천생태계의 먹이사슬의 근간을 구성하는 부착돌말류의 개체밀도는 보 설치 전후달성보, 세종보, 창녕함안보 등 8개 보에서 최소 2.6%에서 69.4%로 감소했다.  

물이 깨끗한 곳에서 주로 서식하는 땅콩돌말속 등 호청수성종의 개체밀도 비율은 강천보 38.4%p, 승촌보 14.9%p 죽산보 등 6개 보에서 개체밀도가 감소하였으며, 특히 땅콩돌말속 와 낟알돌말속 의 감소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반면 오염된 물에서도 주로 서식하는 호오탁성종의 개체밀도 비율은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승촌보 등 7개 보에서 증가가 나타났다.

이번 결과 보고에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은 “각 보의 조사 지점 수가 1곳에서 최대 3곳으로 달라 4대강 보 설치 전후의 수생태계 변화를 정확하게 비교하는데는 한계가 있지만 전반적인 생태계 상태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식 환경부 수생태보전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4대강 재자연화에 참고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재관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장은 "하천 수생태계 보전과 관리를 위해서 앞으로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조사(모니터링)를 실시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현정 생태에너지본부장도 이날 “수문을 완전히 열어젖힌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에서는 조류 농도의 간접지표인 클로로필 에이가 개방 전과 비교해 40% 감소했으며, 영산강 승촌보에서는 37% 줄어들었으며. 생태계도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질오염과 녹조 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4대강 보 중 절반인 8개의 보가 자리 잡고 있는 낙동강의 경우 제대로 된 수문 개방을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발표는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이 붙은 사업이 아이러니하게도 생태계와 수질을 망가트린 사업이었음을 정부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된 결정을 낱낱이 밝혀 이와 같은 생태계 재앙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환경부 향후 계획, 조사평가위원회 구성 수질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복원 노력
  
한편 환경부는 4대강 보 수문 개방 중간 결과에 이어 향후 계획에 4대강 조사평가단을 구성, 국가 물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국가 물관리위원회 중심으로 엄밀한 조사평가를 진행할 예정을 밝혔다.
 
따라서 조사평가단은 7월경 출범 예정이며, 민간 중심 전문위원회와 실무지원조직으로 구성 향후 보 개방계획을 구체화하고 보 처리계획안을 내년 6월에 최종확정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 출범하게 될 국가 물관리 위원회와 더불어 용수공급대책을 보강하여 보 개방을 확대하는 한편 대규모 취수장이 없는 낙동강의 낙단보·구미보는 최대 개방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