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IFA 제공)
(사진=FIFA 제공)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일본이 간발의 차로 8강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황금세대’ 벨기에로 2-3으로 패하며 좋은 경기를 펼쳤다.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멕시코에 2-0으로 어렵지 않게 승리하며 우승후보 다운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3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기다 후반전 3골을 허용하며 2-3으로 역전패했다.

특히, 결승골이 된 벨기에 나세르 샤들리의 마지막 골은 후반 추가시간 4분에 나와 일본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FIFA 랭킹 61위 일본은 3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주변 예상을 깨고 선전했다.

8강 진출에 실패한 일본 대표팀 (사진=FIFA 제공)
8강 진출에 실패한 일본 대표팀 (사진=FIFA 제공)

일본은 전반전부터 촘촘한 포백 라인을 형성하며 벨기에의 맹공을 막아냈다.

벨기에는 원톱 로멜루 루카쿠가 무거운 몸놀림으로 번번이 슈팅 기회를 날렸고, 윙 포워드 에당 아자르와 드리스 메르텐스는 결정적인 기회를 수차례 잡았지만 마무리에서 아쉬웠다.

벨기에는 전반전 막판 오히려 일본에 역습 기회를 내주면서 가슴 철렁한 장면을 맞았다.

후반 4분 0-0 균형을 깬 것은 모두의 예상과 달리 일본의 몫이었다.

중원에서 공을 뺏은 일본은 스루패스로 벨기에의 수비벽을 허물었다.

이후 공을 잡은 하라구치 겐키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골대 반대쪽으로 슈팅해 골을 뽑아냈다.

이는 베르통언의 수비실수라는 지적이 있었고 베르통언도 이를 자각한 듯 고개를 떨궜다.

선취 골을 허용한 벨기에는 총공세로 전환해 동점 골을 노렸다.

후반 4분 아자르의 슈팅은 골대 오른쪽을 맞고 나오기도 했다.

번번이 슈팅이 빗나가자 벨기에 선수들은 초조한 듯 급한 모습을 보였다. 연달아 패스 미스가 나왔다. 선수들은 무리한 공격을 시도했다.

이런 가운데 벨기에는 일본에 다시 한 번 허를 찔렸다.

후반 7분 일본은 이누이 다카시의 '한 방'으로 2-0을 만들었다. 가가와 신지가 중원에서 빼앗은 공을 개인기 후 이누이 다카시에게 넘겨줬고 다카시가 깨끗한 오른발 무회전 슛으로 골대 오른 쪽에 박아 넣었다.

순식간에 0-2로 밀린 벨기에는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메르텐스 대신 마루앙 펠라이니, 야니크 카라스코 대신 나세르 샤들리를 한꺼번에 투입했다.

벨기에는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24분 수비수 얀 베르통언이 행운의 동점 골을 기록했다.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왼쪽으로 흘러나온 공을 베르통언이 헤딩으로 연결했는데, 공은 일본 골키퍼 키를 넘겨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골로 베르통언은 일본 선취골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

벨기에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결승 골을 넣는 벨기에의 샤들리 (사진=FIFA 제공)
결승 골을 넣는 벨기에의 샤들리 (사진=FIFA 제공)

교체 투입된 펠라이니가 동점 골을 터뜨렸다.

아자르의 왼쪽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벨기에는 경기 종료 직전에 잡은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극장 골'을 터뜨렸다.

역습 기회에서 토마스 메우니에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땅볼 크로스를 날렸고, 이를 중앙에서 루카쿠가 뒤로 흘리며 수비수를 교란시켰다.

왼쪽 측면으로 쇄도하던 샤들리는 노마크 기회에서 침착하게 공을 밀어 넣었다.

경기 MOM(Man Of the Match·최우수선수)으로는 두 번째 골을 도운 아자르가 선정됐다.

일본은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에 도전했지만 문턱에서 좌절하며 눈물을 흘렸다.

선제 골을 넣고 세레머니 하는 브라질의 간판스타 네이마르 (사진=FIFA 제공)
선제 골을 넣고 세레머니 하는 브라질의 간판스타 네이마르 (사진=FIFA 제공)

'카나리아 군단' 브라질은 멕시코를 꺾고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에 안착했다.

브라질은 3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16강전에서 네이마르와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후반 연속 득점에 힘입어 멕시코에 2-0 완승을 거뒀다.

월드컵에서 다섯 번 정상에 오른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브라질은 이로써 1994 미국 월드컵 이후 7회 연속 8강에 진출하게 됐다.

브라질은 FIFA 랭킹 1위 독일을 비롯해 포르투갈(4위), 아르헨티나(5위), 폴란드(8위), 스페인(10위) 등 우승 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등 이변이 난무한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살아남아 여섯 번째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네이마르는 이날 1골 1도움으로 승리의 주역이 되며,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 슈퍼스타들이 잇따라 짐을 싼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 몸값 선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브라질의 우세가 예상된 경기였지만 멕시코 역시 만만하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브라질 선수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한국 전과 같이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이르빙 로사노. 카를로스 벨라를 공격의 선봉에 세운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뜨린 매서운 역습으로 브라질을 흔들었다.

멕시코의 기세에 당황한 기색이 있던 브라질은 전반전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네이마르, 필리피 코치뉴, 가브리에우 제주스 등을 중심으로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네이마르의 슈팅을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간신히 막아내는 등 브라질의 위협적인 공격이 몇 차례 이어졌다.

눈에 띄게 살아난 네이마르는 후반 6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네이마르가 수비수들을 달고 골대 정면으로 드리블하다 왼쪽에 있던 윌리앙에게 패스했고, 윌리앙이 골문 앞으로 보낸 땅볼 크로스를 쇄도하던 네이마르가 미끄러지며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네이마르의 이번 대회 2호, 월드컵 통산 6호 골이다.

팽팽하던 흐름은 선제골 이후 급격히 브라질에게로 넘어갔다.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브라질 오른쪽 윙어 윌리앙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네이마르에게 집중된 수비가 분산됐고 네이마르가 문전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져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미겔 라윤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실점 이후 에드손 알바레스 대신 요나탄 도스 산토스를, 에르난데스 대신 라울 히메네스를 내보내 동점골을 노렸다.

추가 골을 넣은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진=FIFA 제공)
추가 골을 넣은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진=FIFA 제공)

그러나 브라질은 수비를 내려 멕시코의 역습을 차단했고, 오히려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후반 43분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까지 뽑아내며 멕시코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리버풀 공격의 중심인 피르미누는 전 팀 동료인 쿠치뉴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선 지 2분 만에 골을 만들어냈다.

조별리그 초반 부진을 딛고 완전히 살아나 브라질의 2골 모두에 관여한 네이마르는 이날의 최우수선수(MOM·맨오브더매치)로 선정됐다.

한편 브라질 수비형 미드필더 카제미루는 경고가 누적돼 8강전에서 뛰지 못한다.

브라질은 일본을 꺾은 벨기에와 오는 7일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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