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지연..기내식 없이 출발하기도

아시아나항공제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 80편 중 51편의 항공기가 1시간 이상 연착됐고, 36편은 기내식을 공급하지 못한 노밀(no meal)로 운항했다.

다음 날인 2일에는 10편이 지연되고, 28편이 노밀이었다.

이번 사태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 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기내식 공급업체인 LGS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

15년 간 기내식을 공급하던 LGS와의 계약을 종료한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의 지주회사인 금호그룹이 계약 연장을 대가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에 투자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LGS에 1600억원을 20년 동안 이자를 받지 않고 빌려주는 방식으로 투자할 것을 요구했고 LGS가 이를 거부하자 업체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새로 계약한 GGK는 중국 하이난 항공 계열사로 금호그룹이 요구한 투자를 약속하고 30년 간 기내식을 단독 공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GGK의 기내식 생산 시설에 지난 3월 화재가 일어나면서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이달 1일이었던 기내식 공급 일자가 오는 10월 1일로 연기됐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 항공사등에 기내식을 공급하던 샤프도앤코와 3개월 임시 계약을 맺었다. 샤프도앤코는 하루 3000식의 기내식을 공급하던 중소업체로 아시아나항공이 필요로 하는 하루 2만식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업체였다.

특히 기내식을 만들어 운반·탑재하는 과정에는 특수 수송 차량과 장비, 숙련된 기술을 갖춘 인력이 필요한데 업체의 미숙함에 지난 1일 폭우까지 더해져 기내식 탑재가 대거 지연됐다.

급기야 2일에는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 대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A씨가 최근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기내식 납품 준비에 매달렸으며 '기내식 대란'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편을 호소하는 아시아나항공 이용객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승무원들조차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해 안전 운항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나 사과문(사진=아시아나홈페이지)
아시아나 사과문(사진=아시아나홈페이지)

'기내식 대란' 사흘째…아시아나항공 공식 사과

아시아나항공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기내식 공급 차질과 이로 인한 운항 지연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일 회사 홈페이지에 김수천 사장 명의로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올려 "최근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겼다.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글로벌 케이터링 업체인 '게이트 고메'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던 중 건설 중이던 이 회사 기내식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이후 불가항력적인 재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다"고 이번 사태의 배경을 설명했다.

아시아나는 "대체 업체를 통해 당사에 필요한 적정 기내식 생산 능력을 확보했지만, 시행 첫날 생산된 기내식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했고 그 결과 일부 편은 지연되고 일부 편은 기내식 없이 운항하게 됐다"며 "고객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치게 됐다"고 거듭 사과했다.

아시아나는 현재 회사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시행 초기 오류를 현저히 줄여나가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기내식 서비스가 안정화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기내식을 받지 못한 승객들에게 30∼50달러 상당의 쿠폰(TVC)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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