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입법연대 제안자 ‘천정배’의 로드맵 ‘정당별 함수’
개혁입법연대 제안자 ‘천정배’의 로드맵 ‘정당별 함수’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7.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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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입법연대는 실현가능성이 있는가, 바른미래당 내의 찬반, 한국당과 정의당의 반응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뜨거운 감자인 개혁입법연대를 처음으로 제안한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이 직접 토론회까지 개최했다. 

천 의원은 3일 오전 국회에서 관련 좌담회를 열고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 본회의와 상임위의 사회권을 가진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들이 법안 처리에 협력하고 각각 과반수가 찬성하면 모든 개혁입법이 가능하다”며 기본 취지를 설명했다.

개혁입법연대를 제안한 천 의원과 민주평화당. (사진=연합뉴스 제공)

천 의원은 이를 “적폐청산과 개혁을 제도화시켜 항구적인 개혁의 길을 여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개혁입법연대가 없었던 지난 1년 동안 문재인 정부는 한 건의 개혁입법도 통과시키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여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 미만인 상태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극렬 반대를 넘어설 수단이 없음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음 이 2가지를 개혁입법 차원의 협치가 어려웠던 배경으로 꼽았다.

국회 선진화법 체제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쟁점 법률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총원의 3분의 2(180석)가 동의해야 한다. 민주당(130석), 평화당(14석), 정의당(6석), 평화당으로 활동하는 비례대표 3명(박주현·이상돈·장정숙), 무소속 3명(이용호·손금주·강길부), 민중당 1명(김종훈),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사실상 독자 행보)까지 합하면 158명이지만 개혁입법 통과를 위한 정족수로는 모자라다. 순수 바른미래당 의원들 26명까지 더해지면 겨우 184명이 되지만 사안마다 한국당 외에 모든 의원들의 컨센서스를 구축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이게 현실로 인식돼 왔지만 천 의원은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 심각한 오해가 널리 퍼져있다”며 “국회에서 다수파를 구성해서 입법을 성공시킬 최소 의석은 180석이 아니라 157석이고 그동안 국회법을 심층 검토하고 국회 의사국장 등 전문가와 토론해 확인을 거쳐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상임위는 18개인데 그중 5개(운영위·정보위·여성위·예결위·윤리위)는 겸임 상임위라서 개혁입법연대 158명 중 1명을 국회의장으로 뽑고 나머지 157명은 각 상임위에 배치된다. 그러면 반대 세력 142명 보다는 15명이 더 많아서 겸임 아닌 상임위 13개에서 개혁입법연대가 과반수를 넘도록 배치할 수 있다. 겸임 상임위도 1명 이상 차이가 나도록 배치하면 된다”고 밝혔다.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여야가 진행하겠지만 원칙적으로는 상임위원장과 국회의장 모두 본회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19개의 자리를 모두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천 의원의 구상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조배숙 대표와 천 의원은 어찌보면 민주평화당의 정치적 활로 모색 차원으로 개혁입법연대를 제안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개혁입법연대를 합의해서 구성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 선출 →의장 사회로 국회 정수 규칙을 고쳐 모든 상임위 정수를 홀수로 수정 →각 교섭단체의 요청에 따라 상임위원을 개혁입법연대 소속 의원들로 과반 이상 배정 →다시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개혁입법연대 소속 의원으로 선출

천 의원은 이런 로드맵에 현실적으로 차질이 생긴다면 플랜B로 “국회법을 고쳐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을 부활시키고 이를 조건으로 받아들인다면 소수파 야당에 상임위원장을 얼마든지 나눠줘도 좋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천 의원은 “국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이 의지와 배짱을 가지고 있는지 만약 그게 없다면 문재인 정부는 개혁입법을 추진하지 못 하고 계속 식물 정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 1당이 된 민주당 외에 평화당, 정의당, 바른미래당까지 모두 선거법 개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천 의원도 개혁입법연대의 첫 번째 과제로 “민심 그대로의 선거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발제를 맡은 안진걸 상지대 초빙교수는 “국회는 앞으로 2년간 개혁입법에 올인해야 한다”며 “개혁입법연대든 진보개혁입법 네트워크든 그보다 더한 조직이든 반드시 결성하고 입법과 예산 배정의 성과를 보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중요한 것은 차기 민주당 대표의 입장인데 토론을 맡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정치개혁을 풀어나갈 수 있는 연정과 연대를 내건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높은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개혁입법연대에 나서야 하고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입법연대 논의가 일자 바른미래당에서도 긍정과 부정의 반응이 혼재돼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의 호남 4선인 주승용 의원은 6월29일 보도자료를 내고 “바른미래당도 개혁입법연대에 적극 동참해서 157석을 뛰어넘는 184석으로 확실하게 힘을 보태야 한다. 민생을 살리고 국가를 개혁하는데 여당과 야당, 호남과 경남, 진보와 보수 그리고 당리당략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 출신으로 개혁 보수를 내세우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서 “바른미래당은 개혁입법연대에 반대하면 안 된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야당, 발목 야당이 되어선 안 된다”며 탄력근로제와 같은 규제 혁신 법안이 개혁입법의 대표적인 내용이라고 판단했고 이를 근거로 “규제 혁신연대 하자는데 야당이 두려워 할 게 뭐가 있냐”고 밝혔다.

즉 “개혁하자는데 반대하는 정당은 미래가 없다. 새시대 야당이 되기 위해선 반대만 하는 야당 체질부터 스스로 걷어차야 된다”며 그 근거로 2가지를 제시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규제 혁신 법안이 부실하다고 할 게 아니라 먼저 협력하고 추가 개정을 추진해야 △바른미래당은 민생중심정당을 약속했기 때문에 경제 살리는 규제 혁신에 나서야

반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혁입법연대로 여야를 구분하고 편 가르기를 하고 범진보니 범보수니 하는 이런 얘기를 나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2일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이지현 비대위원은 “개혁입법연대에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 무슨 입법의 개혁에 동참한다는 것인지 내용부터 따져보고 찬성하든지 반대하든지 해야 되는데 덮어놓고 개혁입법연대에 동참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칫 호남진보당으로 보일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독점적인 입법 권력을 막자고 있는 기능이 국회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노원병 당협위원장도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말이 좋아 개혁입법연대지 민주당 2중대를 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라며 “제대로 된 야당을 할 것인가 아니면 여당 가는 길 뒤에 떨어지는 빵부스러기 몇 조각 쫓아 비루해질텐가. 좋은 입법안과 정책이 있다면 개별 사안에 대한 당내 구성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여당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 되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지원 의원은 연정을 제안했고 천 의원은 개혁입법연대를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2중대와 3중대(개혁입법연대)의 요구와 주장은 원구성 협상에 엄청난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국가권력과 지방권력에 이어 입법 기능마저도 문재인 정권 손아귀에 넘어간다면 대한민국은 이제 완전히 치우친 나라가 될 것이고 민주당에 빌붙어 기생하는 정당들은 야당으로서의 역할과 지위에 명확히 답해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4일 cpbc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서 “요즘 다른 정당에서 개혁입법연대 얘기가 나오는데 저작권은 정의당에 있다. 작년 10월 내가 이 문제를 제일 먼저 제기했다. 사실 이 정부가 탄핵 연대에서 출범했고 촛불 민심을 받아안아야 하는 정부인데. 국회 안에서 국민들의 삶을 제대로 나아지게 만드는 그런 좋은 법안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까지 우리에게 책무가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밝혔다.

사실 국회에는 여러 층위의 정당별 연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야3당(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의 개헌연대, 야3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평화당)의 드루킹 특검 연대, 한국당의 일방적인 6월 국회 소집에 반대하는 4당(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공조 등 다양한 이슈로 활발하게 뜻을 같이하고 있다. 

개혁입법연대가 구성될 수 있을지 이를 토대로 박지원 평화당 의원이 주장하는 연정(연합정부)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무엇보다 개혁입법연대의 스크럼이 형성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고립감에 따른 강한 대응이 예상되고 당장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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