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와 김영철의 성과 ·· ‘워킹그룹’과 ‘추가 회담’
폼페이오와 김영철의 성과 ·· ‘워킹그룹’과 ‘추가 회담’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7.08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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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의 묘한 온도차, 김정은 위원장 면담 불발, 북미 비핵화 워킹그룹 합의, 미군 유해 송환은 12일 판문점에 타결될 듯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6일~7일 기대하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이뤄졌지만 김 부위원장은 시큰둥하다. 1·2차 방북 때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기 때문에 이번에도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김 위원장을 면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끝내 불발됐다. 

대신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 1박2일 9시간 동안 밀도 높게 입장을 조율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을 대표로 북미 고위급 마라톤 회담이 이어졌다. (사진=국무부) 
김영철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폼페이오 장관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국무부)

김 부위원장은 첫 대면에서 “명백히 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나 역시 명백히 해야 할 것들이 있다”며 응수했다. 이미 북미 간 물밑 협상에서 까다로운 내용을 논의했었고 어찌됐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취소되지 않고 이뤄졌지만 이번에 만나서 타결해야 할 내용이 쉽지 않은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물론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일단 두 번의 추가 회담에 합의했다. 북미는 12일 판문점에서 만나 6.25전쟁 참전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 방법 등 비핵화의 초기 조치에 대해 협상하는 자리를 따로 마련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의 친서도 상호 전달됐다. 

무엇보다 북미가 함께 워킹그룹(실무진)을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 6월11일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폴 회담을 앞두고 워킹그룹에 대해 100명이 넘는 정부 내 전문가들이 일주일에 몇 번이나 모여서 북한 비핵화의 기술적이고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논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즉 이번에 합의한 워킹그룹은 한 마디로 북미 합동으로 비핵화 전문가들이 모인 실무진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국무부)
폼페이오 장관, 성킴 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 보좌관 등이 자유롭게 대화하고 있다. (사진=국무부)

실무진이지만 여기에는 △성킴 주 필리핀 미국대사 △앤드류킴 CIA(중앙정보국) 코리아센터장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차관보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벤퍼서 국무부 국제안보 및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최선희 외무성 부상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등 북미 고위급 인사가 포함됐다.

관건은 김 위원장이 얼마나 힘을 실어줬느냐다. 핵 개발을 맡아온 북한의 군수공업부와 이를 국제사회에 알렸던 외무성이 워킹그룹에 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김 위원장의 지지를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일본으로 떠난 뒤 7일 오후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미국 측이 건설적인 방안을 가지고 오리라 기대했고 그에 상응한 그 무엇인가를 해줄 생각도 하고 있었다”며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미 문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하고 신뢰 조성을 위해 단계적으로 동시행동 원칙에서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북측은 동시적 단계조치에 따라 비핵화 절차 하나를 해낼 때마다 미국의 부분적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태도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신고에, 검증에 일방적이고 강도와 같은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에 대놓고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 얻어가려고 북측에 요구한 것은 ‘비핵화 시간표(Timeline)’를 짜는 것이다. 그 시간표 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핵 신고 리스트’와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북측의 확답을 받으려고 한 것이다. 북측의 반응을 봤을 때 분명 미국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려고 했지만 그만큼 상응하는 대가에 대해서 미국이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악하고 있다. (사진=국무부)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부위원장과 회담을 끝내고 7일 16시반 출국하기 직전 기자들에게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 설정에 있어서 진전을 거뒀다. (비핵화 시간표와 핵 시설 신고에 대해서 견해차를 좁혔는지에 대해서) 우리는(북미) 그 두 가지를 얘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거의 모든 주요 이슈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양국 정상도 완전한 비핵화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김 위원장도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생산적인 선의의 협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른 부분에서는 여전히 해야할 일이 더 있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저녁 도쿄에 도착했고 8일 예정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인 방북 성과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앞으로 일본 일정을 마치고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를 들렸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벨기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2일에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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